오연서, 국민시누이 말숙이가 이렇게 컸어요(인터뷰)

드라마 '메디컬탑팀'의 오연서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3.12.26 12:35 / 조회 : 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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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오연서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앙큼한 깍쟁이인 줄로만 알았다. 말숙이와 나공주의 잔상이 너무 컸다. 하지만 웬걸, 170cm 키에 하이힐 부츠를 신고 성큼성큼 걸어온 그녀는 손인사를 하기도 전에 씩씩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녀를 만난 아침은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 "괜찮아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니고 화요일이니까요." 큭큭 하는 웃음소리가 주위까지 퍼졌다.

탤런트 오연서(26). 지난해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시누이 말숙이로 스타덤에 오른 이 시원시원한 아가씨는 올해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와 수목드라마 '메디컬탑팀'에 출연하며 바쁜 활동을 이어왔다. '오자룡이 간다'에선 이름처럼 곱게 자란 천방지축에 허당인 나공주 역을 맡았고, 최근 종영한 '메디컬탑팀'(극본 윤경아·연출 김도훈 오현종, 제작 에이스토리)에선 보이시한 레지던트 최아진으로 분했다. 특히 소탈하고 꾸밈없는 최아진은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라 애착이 간다고. 드라마가 부진한 시청률로 종영한 것은 시원섭섭한 일이지만 그녀에겐 남다른 작품이자 캐릭터였다.

머리카락도 싹둑 자르고 나타나 화장기 없는 얼굴로 병원 복도와 수술실을 누비던 그녀의 모습은 퍽 인상적이었다. 그건 온전히 캐릭터를 보여주겠다며 작품에 임한 오연서의 각오이기도 했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아진이 캐릭터를 선택했어요. 전에 했던 역할들은 다 세팅이 완벽하게 된, 예쁘게 꾸며진 것들이었잖아요. 처음에 감독님도 그러셨어요. 머리를 꼭 자르지 않아도 된다고요. 머리를 묶어도 되고, 방법은 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아진이가 안 살 것 같더라고요. 메이크업도 최소화 했어요. 색조는 거의 안 하고 피부만 조금. 평소에 워낙 꾸미는 걸 힘들어 하거든요. 메디컬드라마를 하니까 수술복만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운동화 갈아 신고 시계만 차면 되니까 하루 평균 1시간은 더 잘 수 있고.(웃음)"

머리를 싸매고 마스크까지 하는 수술실 장면은 눈만 나와 더 좋았단다. 헤어는 물론 메이크업도 건너뛸 수 있어 "아싸~ 수술실이다" 하며 촬영을 했다고. 오연서는 "물론 수술복 입고 가운을 입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캐릭터를 살려주는 것 같았다"며 "좋은 배우들과 함께한 것은 물론 매 신마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찍었던 의학드라마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데도 감사드린다"고도 털어놨다.

극중 동기로 나온 아이돌가수 샤이니 민호의 사랑을 받으며 권상우와 커플연기를 펼친 소감도 궁금했다. 오연서는 "상우오빠랑 맺어져서 좋았는데 민호와 아무 일 없이 끝나 아쉽기는 하더라"며 웃음지었다.

"민호는 아이돌같지가 않더라고요. 스케줄이 상당했는데도 힘든 티를 전혀 안 내는 게 어른스럽더라고요. 워낙 열심히 해서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예뻐했어요. 상우 오빠는 엄청 웃겨요. 선배님이시라 엄하실 줄 알았더니 소탈하시던데요. 힘 없어 보이면 장난도 치시고 재밌는 얘기도 해주시고. 하도 웃으니까 감정이 안잡혀서 '오빠는 멜로 파괴자야' 이러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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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오연서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2002년 걸그룹 러브(Luv) 멤버로 데뷔한 오연서는 지난해 10년 만에 스타덤에 올랐다. '국민 시누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말숙이 이후 1년, 바쁘기도 했지만 여러 일도 많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던 와중에 터져 나온 이장우와의 열애설로 곤혹을 치른 것이 대표적이다. 오연서는 "지난 1년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며 "올라감이 있으면 내려감이 있고 내려가면 또 올라가기도 한다는 걸 배우며 저도 한 뼘 자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제가 좀 단단해 보이나 봐요. 그렇게 보시더라고요. 외모 때문에 이미지가 굳세고 단단할 것 같다고. 사실 여려서 상처도 곧잘 받고 했어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언젠가는 담담히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마음이 복잡했을 때도 그냥 묵묵하게, 언젠가는 알아주시겠지 하고 팬들이랑 소통하려고 애썼어요. SNS에 사진도 많이 올리곤 했는데 나름 표현의 방법이었어요. 답답하고 스트레스 쌓인다고 나가 놀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기보다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만큼 좀 더 외로웠던 것도 같고요."

오연서는 조금 더 긍정적이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런저런 경험들에 더욱 감사하게 된 것도 지난 1년간의 변화다.

"연예가 생활 10년이라지만 사실 전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누렸어요. 친구들과 학창생활을 하고, 졸업 연극도 해 보고, 놀러도 다니고요. 그렇게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보냈거든요. 그래서 '벌써 10년이 됐구나' 하고 다가오지는 않아요. 다만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고, 늦게 데뷔한 분들이 잘 될 땐 속상하기도 했었죠. 돌이켜보면 그런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줬고, 무엇이든 감사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사니까. 큰 일이 와도 넘어가게 돼요. 행복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고요."

그녀의 2014년은 아직 백지상태다. 당당한 싱글로 지내게 될 연말 계획도 마찬가지. 하지만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어 매니저를 조르고 있다며 싱긋 웃었다. 새해에는 면허를 따고 싶다는 소박한 소원을 제외하면 더 많은 작품을 하면서 더 바쁘게 보내고 싶다는 게 오연서의 가장 큰 목표다.

"내년 이맘때쯤엔 인터뷰 하면서 '어머 스케줄이 꽉 차 있어서… 연말도 바쁘겠어요 호호호' 하면서 뵀으면 좋겠네요"라고 너스레를 떨던 오연서는 "효녀이고 싶은데 집에서 만날 짜증만 부려서 속상하셨을 엄마께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살이 조금 쪘더니 인상이 더 부드러워 보여 좋다" 했더니 "그렇죠? 그렇죠?"라며 즐거워하면서.

브라운관 속 새침데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리얼 오연서. 그녀의 2014년이 부디 더 바쁘고 행복하기를!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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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오연서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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