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완벽투를 선보인 넥센 히어로즈 밴 헤켄. /사진=OSEN |
- 삼성 라이온즈 타자들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밴 헤켄을 상대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원인이 있다면 무엇일까?
◆ 기본적으로 밴 헤켄의 공이 좋다. 3일 휴식 후 등판이지만, 전혀 문제가 없는 모습이다. 속구 구위도, 포크볼의 예리함도 좋다. 더불어 삼성 타자들의 조급함도 밴 헤켄을 도와줬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은 "3일 휴식 후 등판에 대해 걱정하지만, 전혀 무리가 아니다. 페넌트레이스 때부터 순리대로 운영해왔다. 휴식도 맞춰줬고, 많이 던지면 충분히 쉴 수 있게 해줬다. 전혀 문제없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이날 밴 헤켄은 6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7회 나바로에게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대세에 큰 지장은 없었다. 탈삼진은 3개로 많지 않았지만, 효과적인 투구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볼 배합도 좋았다. 밴 헤켄을 생각하면 포크볼을 가장 많이 떠올린다. 하지만 이날 밴 헤켄은 속구 위주의 피칭으로 삼성 타선의 허를 찔렀다. 여기에 포크볼과 커브, 체인지업 등을 곁들이며 삼성 타선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삼성 타선도 조급함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1회 2점, 3회 3점을 내주는 등 초반부터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는 삼성 타자들의 마음을 급하게 했고, 성급한 타격으로 이어졌다.
이날 7회까지 밴 헤켄은 삼성 타자 23명을 상대했다. 이 가운데 5구 이상을 던진 경우는 5번에 불과했다. 삼성 타자들이 초구-2구에 승부를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고, 밴 헤켄은 이를 잘 이용했다. 삼성 타선은 마음이 앞서다보니 정확한 타격이 나오지 못했고, 계속 범타만 나오고 말았다.
결국 밴 헤켄은 이날 7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80개의 공만 던졌다. 시리즈가 최종전까지 갈 경우 7차전 등판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날 투구수를 아낀 것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사실 밴 헤켄이 3일의 휴식만 취하고 등판했기 때문에, 다소 힘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전혀 예상외의 양상이 펼쳐졌다. 염경엽 감독의 말대로 전혀 무리가 아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