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식 관전평] '잠자던 호랑이' 최희섭의 기지개가 반갑다

김소식 객원해설위원 / 입력 : 2015.03.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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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희섭. /사진=KIA 타이거즈



어느 시즌 보다 뜨거운 이슈로 가득한 2015 페넌트레이스가 시작됐다.

한때 최고의 명문가 KIA와 LG의 개막 맞대결은 명가 재건을 위한 양 팀의 몸부림이 과연 어떤 결과를 끌어낼지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전문가들과 현장 감독들은 개막부터 4월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해야만 와일드카드라도 기대하며 포스트시즌의 꿈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들을 모으고 있다.

이날 기아 양현종은 몸상태가 최상은 아닌듯했다.1회부터 LG 선두타자 오지환을 4구로 출루 시키더니 6회까지 4회를 제외하고는 선두 타자를 안타와 4구로 출루 시키는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노련한 위기관리와 수비수들의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특히 3회 톱타자 손주인을 4구로 출루시킨 후 1번 오지환에게 우측 깊은 2루타를 허용, 무사 2,3루의 위기에서 후속 중심 타자들을 삼진과 범타로 처리 한 점은 대단한 행운이 아닌가 생각한다.


반면 이 대목은 LG로서 대단히 안타까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주자를 1루에 두고 오지환이 친 타구는 우익선상을 파고들어 펜스까지 굴러갔다. 무사라서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었겠지만 홈까지 파고들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대목이었다. 결과적으로 손주인은 3루에서 멈췄고 정성훈 박용택의 아웃이 이어진 후 최승준의 3-유간을 관통할 듯한 타구마저 이범호의 호수비에 막히는 바람에 천재일우의 기회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이후에도 LG는 양현종을 괴롭혔으나 불운은 이어졌다. 5회 초 1사 2루서 터진 오지환의 2루타성 타구가 1루수 브렛 필의 글러브 속에 빨려 들어가며 더블플레이로 연결되는가 하면 6회 초 무사 1루에서 양현종의 실투를 제대로 받아친 박용택의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다만 8회 2사후 등판한 윤석민을 상대로 정성훈의 3루타, 박용택의 2루타로 영패를 면한 것으로 자위해야했다.

경기 전 LG 양상문 감독은 선발 소사에 대해 그동안 국내야구에도 적응했고 감독의 변화구에 대한 적극적인 지도로 커브, 슬라이더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문제는 실전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날 120km대의 커브, 130km대의 슬라이더가 제구 된 채 특유의 강속구와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보여 올 시즌을 기대케 했다. 물론 결정적인 홈런을 이범호에게 허용한 것은 뼈아픈 실투였지만.

개막전 첫 승리를 거둔 KIA에선 최희섭이 두드러져 보였다. 이날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희섭에게 이날 경기는 2013년 8월 22일 이후 무려 584일 만에 밟은 1군 무대였다. 최희섭은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4번 나와 3번 살아 나가며 팀의 3-1 승리에 기여했다. 안타하나로 호들갑을 떠는 것이 아니라 첫 타석 안타 이후 볼 카운트가 0:2로 불리한 상황에서 풀카운트까지 끌고 가서 끝내 4구로 출루하는 모습은 그동안은 볼 수 없었던 집념이었다. 타격감을 되찾음과 동시에 정신적 슬럼프에서도 탈출한듯해 반갑다.

최희섭은 시범경기에서도 34타수 9안타 타율 0.290으로 활약하며 부활을 예고한 바 있는데 어느덧 야수 최고참이 된 최희섭이 부활한다면 이날 홈런의 주인공 이범호를 비롯, 잠자던 기아 타선에 활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팀에 상당한 플러스가 될 것이다.

2009년 육성 선수로 LG에 입단한 효천고 출신의 채은성은 이날 비록 삼진 2개와 병살타를 기록했지만 양현종과 임준섭을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벌이는 모습에서 대단한 승부근성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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