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야심작' 임지섭이 살아야 LG도 산다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5.03.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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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전지훈련 당시 임지섭과 류택현 투수코치의 훈련 모습. /사진=LG 트윈스 제공





임지섭이 살아야 LG가 산다. 임지섭이 무너지면 LG의 2015년 농사도 장담할 수 없다.


고졸 유망주의 어깨가 무겁다. 생각보다 임지섭의 책임이 막중하다. LG는 어쩌다가 만 19세 투수에게 팀의 운명을 걸게 됐을까.

사실 LG는 임지섭에게 뭔가 엄청난 걸 요구하지 않았다. 장기적으로야 에이스감으로 점찍었지만 당장 올해는 아니었다. 그저 하위 로테이션에서 꼬박꼬박 등판 순서만 지켜줘도 나쁘지 않았다.

임지섭이 보여준 잠재력을 감안하면 그렇게 어려운 미션은 아니었다. LG도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줄 수 있으리라 계산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시즌을 구상했다. 더욱이 캠프 성과도 만족스러웠다. 시범경기를 앞두고는 양상문 감독도 "투수다워졌다"고 칭찬했었다.


그런데 그 '당연한 것'이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당연한 것'이 어느새 가장 중요한 미션이 돼 버렸다.

리그 최고급 불펜을 자랑하는 LG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역설적이게도 마운드다. 확실한 선발 카드 류제국이 전열에서 이탈해 있다. 5선발 신정락도 군에 입대해 선발 2자리가 비었다.

스프링캠프 내내 LG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도 바로 여기다. 임지섭이 4선발로 낙점된 가운데 임정우와 장진용이 마지막 후보다. 류제국이 복귀하면 임지섭은 자연스럽게 5선발로 물러나고 임정우와 장진용에게 롱릴리프를 맡긴다는 계획이다. 양상문 LG 감독도 이 시점을 LG가 100% 완성되는 때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의 대전제는 임지섭이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해야 한다는 데에 있다. 임지섭이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하면 로테이션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임정우가 안 되면 장진용이 있다. 장진용도 안 되면 신동훈, 유경국 등을 임시 5선발로 세워도 된다. 하지만 임지섭이 안 되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안타깝게도 임지섭은 29일 첫 등판에서 부진했다.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3회를 넘기지 못했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부터 이어진 제구 난조라는 점에서 쉽사리 불안감을 떨쳐내기가 힘들다.

임지섭은 양상문 감독이 구상한 2015 시즌 계획의 출발점이다. 양상문 감독은 4월까지는 버티고 5월부터 치고 나가는 그림을 그렸다. 4월에 많이 뒤쳐지면 올해는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 봤다. 4월에 얼마나 버티느냐에 따라 올 해 농사가 결정된다고 전망한 것이다. 그리고 4월 버티기의 핵심이 바로 임지섭이다.

물론 일시적인 부진일 수도 있고 준비가 덜 됐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임지섭에게 LG의 올해 운명 좌우할 만큼 중요한 역할이 주어졌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성패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실패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 자체로 이미 적색경보다. 양상문 감독의 임지섭 카드는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양상문 감독의 다음 수는 무엇일까? LG가 첫 번째 고비를 어떻게 넘어갈 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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