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버' 김태은 "네 쌍의 동거커플 결말, 다 다르다"(인터뷰)

엠넷 '더러버' 연출 김태은PD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5.06.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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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더러버' 연출 김태은PD/사진제공=엠넷


한국사회에서 쉽게 얘기할 수 없는 문화 중 하나가 바로 동거다. 누군가에게는 공감, 누군가에게는 불쾌하게 보이는 게 바로 동거다.

이 예민한 '동거'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지난 4월 2일 안방극장에 등장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바로 엠넷 순결한 동거드라마 '더러버'(극본 김민석, 연출 김태은. 12부작)다.


'더러버'는 20~30대 4쌍의 동거커플을 통해 함께 사는 남녀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다룬 드라마다. 결혼 대신 동거를 택한 30대 리얼 커플 오정세(오도시 역)-류현경(류두리 역), 띠동갑 연상연하커플 정준영(정영준 역)-최여진(최진녀 역), 동거 초보 사랑꾼 커플 박종환(박환종 역)-하은설(하설은 역), 꽃 비주얼 남남 룸메이트 타쿠야(타쿠야 역)-이재준(이준재 역) 등 각기 다른 사연의 동거 커플 네 쌍의 이야기다.

종영을 앞둔 가운데 '더러버'의 연출 김태은PD를 만나 작품의 시작과 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더러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호평과 혹평으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동거에 대한 시청자들의 생각이 엇갈리면서 발생하게 된 상황인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는가.


▶어느 정도 생각은 했었어요. 드라마 초기 제작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또한 19금 방송이라는 제한 때문에 성(性)을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이를 재치 있게 표현하고, 제가 제안하는 B급 라는 제약 때문에 성적 제한이 있고, 재치로 승화하다보니까, 제가 제안하는 B급 코드가 있어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예능 PD의 첫 드라마 도전, 소감은 어땠는가.

▶너무 어려웠어요. 제가 PD 생활을 10년 넘게 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였죠. 매회 하면서 뭔가 새로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를 또 할 수도 있겠죠.

-19금 방송에 만족하는가.

▶아마 15세 방송 등급으로 갔다면 지금보다 더 힘들었을 거예요. 저희는 성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재치 있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심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 심의에 부딪히는 일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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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더러버' 연출 김태은PD/사진제공=엠넷


-'더러버'에서 남남 동거 커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굳이 남남(男男) 커플을 등장시킨 이유가 있는가.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잖아요. 남남 커플도 그 중 하나였고요. 일각에서 동성애를 다룬다고 하는데 그런 것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어떻게 호감을 가지고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꼭 남녀만 통해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또 남녀가 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남남이 하면 오해가 생기잖아요. 보는 시각의 다른 점을 보여주려고 하게 됐죠.

-PD가 본 네 커플 중 가장 애착이 가는 한 커플은?

▶애착이 안 가는 커플이 없어요. 저는 네 커플 모두 좋아요. 굳이 한 커플을 꼽자면 공감이 가고 제가 생각하는 사랑이 녹아 있는 오정세(오도시 역) 류현경(류두리 역) 커플이죠.

-'더러버'에서 오정세 류현경 커플의 활약이 남달랐다. 성을 두고 야릇한 장면 연출을 많이 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사실 두 사람의 스킨십이 정말 야했어요. 스태프가 만류를 할 정도였죠. 그래서 오정세씨가 되게 당황스러워 했어요. 그가 신음소리도 되게 신경 써서 했는데, 스태프가 말렸죠. 되게 민망한 상황들이 많았어요.

-'더러버'가 생각보다 논란이 없었다. 과거 '슈퍼스타K'(시즌2, 3, 4) 연출 당시 '악마의 편집'으로 논란이 많았는데, 그 때에 비하면 너무 잠잠했다. 논란의 아쉬움은 없는가.

▶좋은 논란이 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사실, 시청자 소감이 지금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어요. 시청자 소감을 조금 봤는데, 오픈 마인드였어요. 그게 좀 의외였죠. 남자보다는 여자, 여자보다는 엄마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이제 성에 대한 생각이 많이 오픈된 것 같아요.

-종영을 앞둔 '더러버' 네 커플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어떤 결말을 만들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별 일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유지할지 결말을 향해 달려 나갈 지 고민했죠. 그러다가 '더러버'에서 쓴 동거라는 소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는데, 사람들이 살면서 8.90살까지 동거 안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동거의 끝이 뭘까 생각하다가 쉽게는 남녀가 헤어지는 것, 헤어지지 않았지만 따로 사는 것, 임신을 해서 결혼을 하는 것 등 다양한 경우가 생각났어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저희 커플에 대입해서 다른 동거의 끝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요. 네 커플이 다 다른 동거의 끝을 보여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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