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은 "원더걸스는 대중가수, 대중을 위한 그룹"(인터뷰)

박한빛누리 기자 / 입력 : 2015.08.29 07:14 / 조회 : 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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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예은 /사진제공=더스타


3년 만에 만난 원더걸스는 여전히 발랄했다. 갓 데뷔한 걸 그룹보다 더 열정 가득한 그녀들은 악기를 든 채 춤추고 노래하면서 원더걸스의 완벽한 ‘리부트(Reboot)’를 알렸다. 원더걸스가 한 인터뷰에서 “합주 연습하면서 한번쯤은 울며 뛰쳐나간 적이 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마다 뒤에서 토닥여준 사람이 바로 예은. 그러면서 같이 울었던 것도 예은이다. 원더걸스의 언니로서, 정신적 지주로서 힘들었을 그녀. 때로는 섹시하게, 때로는 감성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예은의 이야기다. 패션지 더스타가 만났다.

▶ 오랜만에 앨범이라 감회가 남다르죠?

- 가장 오랫동안 준비한 앨범이에요. 뭔가 우리가 발자취를 하나 찍은 느낌?

▶ 이제야? 데뷔한지 10년이 다되어 가는데?

- 뭐 이번에는 좀 더 깊게 찍은 듯 한 느낌이죠. 저희가 자부심을 가지는 앨범은 2011년부터예요. ‘Be My Baby’부터인데, 팬들도 노래가 좋다고 해주신 게 그때부터였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작곡을 실기 시작했어요. 이번 앨범은 모두 자작곡이니까 더 의미가 크죠.

▶ 빅진영이라는 프로듀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의견이 중요하게 작용하나요?

- 회사는 아티스트를 존중해줘요. 저희도 싫은 곡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이번에 ‘I Feel You’를 들었을 때도 듣자마자 너무 좋아서 하자고 했던 거예요. 잘 모르시겠지만 박진영 PD님이 타이틀곡을 가져오시면 저희가 세 번 정도 거절해요.(웃음)

▶ 의외네요.

- 게다가 저희가 박진영 PD님의 곡으로 안 된 적이 있다면 원망을 많이 했겠죠. 다른 작곡가나 프로듀서를 찾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항상 음원 1위를 했어요. 원더걸스와 박진영 PD님은 궁합이 잘 맞아요. 그래서 ‘Be My Baby’ 나오기 전에도 PD님이 들려주신 곡이 두 세곡이 더 있었는데 저희가 다 퇴짜 놨어요. 그래서 사라졌죠.

▶ 그럼 그 곡이 다른 팀한테 가기도 해요?

- 아니요. 그냥 거기서 사라져요. <무한도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피디님이 두 세 시간이면 곡 하나를 쓰시거든요. 반응이 안 좋다 싶으면 바로 폐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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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사진제공=더스타


▶ 예은 씨가 원더걸스의 곡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뭐였어요?

- 대중적으로 만들자. 이번에는 80년대부터 90년대 초를 재현하는 음악으로 요즘 사람들이 들을만한 앨범을 만들려고 했어요.

▶ 가사는요?

- 저는 영어 가사를 많이 쓰는 편이예요. 아무래도 좋아하는 음악도 영미권 음악이다 보니까 제가 좋아하는 멜로디도 영어가사가 잘 붙는 음악이 많아요. 그래서 영어 가사를 최대한 한글로 바꾸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다면요?

- 1번 트랙 ‘Baby Don’t Play’의 첫 구절이 제일 좋아요. ‘불안해 보여 넌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해 보여 날카로운 눈은 마치’ 그 사람을 묘사하는 내용인데 그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아서 좋아해요.

▶ 솔로앨범을 준비하는 것과 원더걸스 앨범을 준비하는 게 많이 달라요?

- 제 앨범을 준비했을 때는 제가 혼자서 결정해야하는 일이 90%였어요. 앨범커버, 의상, 음악 등 심지어 7곡이 다 제 노래니까 정말 죽겠더라고요. 이번에는 같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네 명이 있잖아요. 늘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누구하나가 포인트가 나간 생각을 해도 옆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 솔로 활동이 이번 앨범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어요?

- 그때는 지금보다 더 철이 없었죠. ‘나를 보여주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해. 내가 하고 싶은 음악 다 할 거야’ 이 생각 밖에 없었어요. 그 결과 솔로앨범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지는 못했어요. 원더걸스는 잘돼야 하잖아요. 원더걸스는 대중가수고 대중을 위한 그룹이에요. 원더걸스가 가지는 가치는 많은 사람이 따라 부를 수 있고 같이 공유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거니까요.

▶ ‘핫펠트’라는 이름의 앨범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만약 앨범을 낸다면 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작년 솔로 앨범에도 ‘Iron girl’ 이라는 곡이 있었는데, 완전 제 얘기였거든요. 그 곡이 반응이 좋았어요. 많은 분들이 들으면서 힘이 난다고 해요. 그래서 ‘내가 겪은 인생의 조각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이 될 수 있구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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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예은 /사진제공=더스타


▶ 작곡가 예은은 어떤 사람인가요?

- 제곡은 장르가 다양해요. 어떤 분들은 그게 단점이라고 하기도 해요. 제가 쓴 곡 중에 ‘Bond’ 라는 곡이 있어요. 가사가 직설적이고 야해요. 그리고 당당하죠. 그리고 ‘피터팬’ 이라는 곡도 있어요. 이건 소녀감성이에요. 완전 상반된 곡이지만 저한테는 이 두 가지 감성이 공존해요. 하지만 가수로서는 한 가지 이미지를 가져가야 하잖아요.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을 ‘색깔이 없다’로 해석하기도 해요.

▶ 섹시한 것이 자칫하면 걸그룹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 아닐까요? 예은 씨는 그런 이미지도 음악의 한 장르로 해석하는 건가요?

- 저는 뭔가 하나로 규정하는 걸 싫어해요. 걸그룹이라서 이래야한다는 법은 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감정으로 제가 좋아하는 곡을 만들고 싶어요. ‘Bond’를 만들 때는 여자가 들었을 때 섹시하다고 할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007 제임스 본드를 보고 여자가 야한 상상을 하는 가사예요. 그래서 섹시하다, 야하다가 아니고 멋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여자가 더 가려야 한다. 조신해야 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남자시각에서 보는 이미지 같아요.

▶ 이런 털털한 성격이 오랜 미국 활동의 영향도 있을 것 같아요.

- 성격 탓도 있고 미국의 영향도 있어요. 미국은 몸이 크고 뚱뚱하더라도 자신을 가리지 않고 다 오픈해요.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요. 근데 한국 사람들은 마르고 싶어 하고 민소매를 입더라도 팔뚝 살이 신경 쓰여서 못 입잖아요. 저는 그걸 깨고 싶어요.

▶ 원더걸스가 정말 미국에서 실패했을까요?

-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희는 한 단계 스텝을 밟은 것 같아서 좋아요. 미국에서 50개주를 넘게 돌면서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했고, 계속해서 돌멩이를 던져서 결국 벽이 허물어진 느낌이 들어요. 지금은 정말 많은 한국 가수들이 미국 시장을 가잖아요. 저희가 그 길을 다듬은 느낌이 들어요.

▶ 원더걸스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던 멤버로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은데.

- 언제부터인가 주변 사람들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 위안이 됐어요. 원더걸스가 4명만은 아닌 거예요. 팬클럽, 우리와 같이 했던 스태프들, 안무팀, 박진영 PD님, 우리 회사의 직원들 모두가 원더걸스인 거예요. 한때 ‘원더걸스는 망했다. 원더걸스는 끝났다’라는 얘기가 나올 때 그분들도 저희와 똑같은 허탈함을 느끼셨을 거예요. 그들을 위해서라도 버텨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이제 좀 안정이 된 것 같아요?

- 대중들이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해주시니까. 좋아요. 데뷔한지 9년이 지났어요. 그때 당시 저희를 좋아해주셨던 분들이 초등학생이었다가 대학생이 되었고, 어떤 분들은 결혼을 하신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그분들한테 저희는 어떤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추억이 됐어요.

▶ 원더걸스는 어떤 걸그룹이 됐으면 좋겠어요?

- 걸그룹이라는 수식어가 안 붙는 원더걸스. 걸그룹 원더걸스가 아니라 그냥 원더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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