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EXID 멤버 박정화(30)가 배우로서 2막을 활짝 열어젖혔다.
박정화에게 2025년은 여러 모로 특별한 한 해가 아닐 수 없다. 데뷔 13년 차 '장수돌' EXID의 건재함을 증명했으니 말 다 했다. EXID는 올해 5인 완전체로 KBS 2TV '불후의 명곡' 베이비복스 편 '우승'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뮤직 페스티벌, '베트남 워터밤 호찌민 2025' 참석 등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나 '배우 박정화'로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그는 지난달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지니TV 오리지널 '착한 여자 부세미'(이하 '부세미')에서 표승희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이는 2024년 드라마 '남과여', 영화 '핸섬가이즈' 이후 약 1년 만의 컴백이다.
극 중 사명감 넘치는 기자 캐릭터로 완벽 변신, 통쾌한 '사이다' 서사를 완성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이에 박정화는 필모그래피에 역대 ENA 시청률 2위(7.1%) 기록의 흥행작을 새기는 성공을 맛봤다. '부세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17.5%)에 이은 2위로, 올해 ENA 시청률로만 따진다면 1위를 찍었다.
여기에 박정화는 배우 전향 후 처음 몸담았던 전 소속사와 6년 만에 결별, 새 출발에 나서며 도약을 예고했다. 그가 새롭게 둥지를 튼 넥서스이엔엠엔 송지효, 수애 등 굵직한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박정화 스스로도 '터닝 포인트'라며 2025년을 돌아봤다. 그는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배우로는 처음 함께했던 둥지를 6년 만에 나와 새 소속사에 들어가고, 나이도 서른 살이 됐고, 배우 인생의 제2막이 펼쳐지는 포인트 지점을 맞이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여기엔 '부세미'의 지분도 크다"라고 짚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정화는 긴 머리카락까지 싹둑 잘랐을 정도로 '부세미'에 모든 걸 쏟았던 터. 그야말로 혼신을 다해 임했기에, 또 한 뼘 성장을 일궜다.
박정화는 "오디션 당시 박유영 감독님의 '단발머리가 좋다'라는 말씀에 '당장 나가서 자르겠다'라고 했고, 실제로 합격 후 역할에 맞게 바로 잘랐다. 또 제가 직접 아는 연예부 기자님께 부탁을 드려 사회부, 정치부 기자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거기서 얻은 정보로 캐릭터의 디테일을 쌓아 올렸다. 제 의견이 반영돼 여느 드라마와 달리 호칭, 소품 등이 실질적으로 바뀌었다"라는 노력을 전했다.

'부세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박정화는 "약 1년간 연기 공백이 있던 터라 '부세미'를 만났을 때 정말 귀한 선물을 받았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또 제 별명이 '박교과서'인데, 승희의 FM적인 면이 실제 제 성격과 잘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 '내가 잘 살릴 수 있겠다' 하는 자신감도 있었다"라면서 "감독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승희는 너였어, (박)정화야. 정화 너 말고는 나한테 다른 승희는 없었어'라는 칭찬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밝혔다.
'부세미'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게, '선역'으로 주목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 그간 박정화는 오히려 '악녀'로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었다. 대표적인 두 작품 SBS '원 더 우먼'(2021), 넷플릭스 '마스크걸'(2023)에서 연이어 강렬한 '불륜녀' 역할을 소화해 반전을 선사한 바 있다.
박정화는 "사실 처음 배우로 전향했을 때, 그렇게 세고 강하다거나 악해 보이는 느낌이 제 얼굴엔 아예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 더 우먼'이나 '마스크걸' 속 캐릭터들을 만났을 때 좀 의아했다. 왜냐하면 제가 생각한 저는 볼살이 빵빵하다 보니 친근한 학생 역할 같은 그런 걸 할 줄 알았다. 조금 부정을 하긴 했지만 '내가 이런 캐릭터도 할 수 있네?' 싶어, 점차 환영하는 마음으로 맞이했다. 마음가짐을 바꾸니 연기가 더 재밌어지더라. 또 아무래도 악역이라 사랑받기 어려웠는데 아무도 납득하지 못하는 만큼, 그럴수록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빠져들어 임했다"라고 터놓았다.
마침내 싱크로율 200% '부세미'의 표승희를 만나며, 주변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박정화는 "엄마가 무척 좋아하셨다.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잘 담긴 거 같고, 토끼 같이 나왔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아무래도 누군가를 괴롭히는 악인이 아니다 보니 이번 '부세미'는 주변 분들이 더욱 많이 응원을 해주셨다. 저도 승희가 '선'의 편에 서서 좋았다"라고 웃어 보였다.

여전히 EXID가 대표적인 '역주행 신화' 아이돌인 만큼, '연기돌' 이미지에 대해선 어떤 생각일까. 박정화는 "저를 지금까지도 EXID로 봐주신다고 해도 아쉬움은 전혀 없다. 제가 EXID로서 알려져 있기에, 이렇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EXID가 '배우 박정화'에 도움 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고, 또 '배우 박정화'라는 존재가 EXID에 걸림돌이 안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성숙한 내면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배우 활동을 한 지도 6년이 됐는데, 저는 계속 스텝을 밟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 한 해가 특히 EXID 완전체로서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다시 무대로 돌아가고 연기도 하고, 이렇게 병행하여 활동하는 게 '윈윈'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EXID를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멤버 언니들과 마음을 모아서 함께할 의향이 있다. 구체적인 활동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EXID는 계속 살아있을 것"이라고 당차게 얘기했다.

지난 2012년 데뷔해 어느덧 13년 차를 맞이한 박정화. 그는 "제가 감사하게도 키움히어로즈 홍보대사 활동을 하고 있다. 거기 주장인 송성문 선수와 누나동생하는 사이인데, 얼마 전에 이런 얘기를 해주더라. 이 연예계란 곳이 오랫동안 살아남기엔 좀 힘들고 굉장히 어려운 업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누나가 지금 이만큼 온 것도 정말 대단하다고 말이다. 저는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야 하니까, 걷는 게 당연하니 앞으로 나아갔고 그렇게 살아왔을 뿐인데 결코 쉬운 건 아니었구나 새삼 깨달았다. 13년이란 시간을 멋있게, 대단하게 봐주시는 것처럼 나 또한 나를 그렇게 봐줘야겠다 싶었다"라고 뿌듯하게 돌아봤다.
또한 박정화는 "저는 제가 저로서 잊지 않는 순간들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을 탐구하는 데 관심이 진짜 많다. 1인칭 시점이 아닌 제삼자의 눈으로 바라본다. 나 자신이 날 다 알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강한 편이라, 계속해서 저를 알아가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제가 새 캐릭터를 맡아 새 삶을 살아가는 연기에 큰 재미와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그저 마냥 재밌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거나 무대 위에 서는 게 설명할 수 없는 짜릿한 느낌을 준다"라고 변함없이 뜨거운 열정을 과시했다.
30대에 접어든 소회도 밝혔다. 박정화는 "믿기지 않는다. '와 내가 서른 살이라니' 이런 놀라운 느낌이다. 근데 나이 드는 게 싫지는 않다. 제가 좀 더 나은 사람, 멋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되어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인 것 같다. 두려움이 간혹 찾아올 때는 있다. 내가 어릴 때 상상했던 서른 살의 박정화의 모습과 현재 나의 모습엔 아직 이루지 못한 것들이 존재하고 있어서. 가끔 두렵기도 한데, 사람이 언제나 내 상상대로만 흘러가는 건 아니니까 두려움을 쫓아내고 꿈을 이뤄가려 한다"라고 진솔한 답변을 건넸다.
끝으로 박정화는 "예전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배우'라고 답했는데, 지금은 바뀌었다. 이젠 꾸준히, 한결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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