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 "윤호는 판타지같은 남자"(인터뷰①)

KBS 2TV 일일드라마 '오늘부터 사랑해' 정윤호 역 고윤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5.08.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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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윤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배우 고윤(27·본명 김종민)의 첫 인상은 '훤칠하고 잘 생겼다'이다. 큰 키(187cm)에 치분하고 묵직한 저음의 목소리는 배우 유지태를 연상케 한다. TV보다는 실물이 좀 더 잘생겼다. '젠틀'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배우다.

고윤은 최근 배우로서 4개월여의 대장정을 마쳤다. 그는 지난 28일 종영한 KBS 2TV 일일드라마 '오늘부터 사랑해'에서 '키다리 아저씨' 같은 순정남 정윤호 역을 맡아 연기했다. 물론, 그 '키다리 아저씨'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결혼하려던 사랑하는 여자 윤승혜(임세미 분)와 끝내 헤어지고 만 것. 고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고윤을 만났다.


고윤을 만난 날은 지난 20일. '오늘부터 사랑해' 마지막 녹화가 끝난 지 이틀 뒤였다. 그는 홀가분해보였다. 신인배우로서 반년 가까운 일일드라마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고윤은 만족스러워했다.

"작가님(최민기, 김지완)과 감독님(최지영)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첫 대본 리딩 때 작가님이 윤호라는 캐릭터는 대사를 할 때도 타이밍을 반 박자 늦게, 엇박자로 하라고 부탁하셨거든요. 또 대사에서도 '밀당(밀고 당기기)'을 해달라고 하셔서 고민이 컸어요. 처음에는 제 스스로도 느끼하거나 부담스럽더라고요. 데뷔하고 템포를 조절하면서 대사 속도와 호흡을 맞추는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어렵던 윤호 역은 시간이 지날 수록 그에게 맞춤옷처럼 편해졌다.


"많이 편해졌죠(웃음). 처음에 제 연기를 모니터 해보니 말 자체를 잘 못하더라고요. 끝날 때 즈음에는 편하게 했어요. 연기가 많이 늘어서 다행이에요."

극중 정윤호 캐릭터는 남자 시청자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다. 승혜의 마음은 도진(박진우 분)에게 가 있는데 그걸 알면서도 사랑하고, 결혼하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끝내 승혜는 마음을 바꿔 윤호와의 약혼을 깨고 말았다.

"답답하다는 분도 있겠죠. 하지만 저로서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이 친구(정윤호)가 외국에서 살다가 친구인 장세령(김세정 분)의 집 '동락당'에 들어가 살거든요. 얼마나 외로웠겠어요. 어디 소속돼 있다는 게 좋은 거죠. 윤호 대상 중에 '나도 동락당에 소속되고 싶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외로움이 싫었던 거죠. 80~90년대처럼 화합의 의미를 드라마 속에서 살리려는 시도였다고 봐요. 윤호가 전 이해가 됐어요. 왜 이렇게 집착을 하고 '동락당'의 식구가 되고 싶은지 저도 궁금했는데, 결국에는 외로워서 대가족이 되고 싶었구나, 그래서 윤승혜에게 그토록 마음을 있는 것 다 열어줬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외로워서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한 여자를 사랑한다니.

"승혜의 아픔을 치유해 주고 싶었겠죠. 윤승혜는 입양아잖아요. 상처가 있어요. 커피 바리스타나 와인 소믈리에들이 심리 치료를 많이 한다고 해요(극중 고윤이 맡은 정윤호는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수상한 커피 천배 바리스타다). 어떤 향이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지 많이 연구한다고 하더라고요. 바텐더고 그렇잖아요. 그들은 단지 술을 파는 게 아닌 거죠. 사람들이 바텐더에게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낸 데 감사해서 팁을 주는 거라고 봐요. 극중 윤호는 윤승혜가 매력 있고 예뻐서 좋아한 것도 있겠지만 마음을 치유해주고 싶어서 좋아했던 것도 같아요. 윤승혜가 극중에서 집에서 많이 쫓겨나잖아요.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윤승혜를 더욱 사랑하게 된 거죠. 아픔을 치유해주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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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윤 /사진=이정호 인턴기자


정윤호는 그랬다지만 '인간 고윤'은 어떨까. "그런 남자가 세상에 있을까"하고 물으니 "없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작가님이 중간에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주셨는데 남자에게 줄 수 있는 모든 판타지를 윤호에게 담으셨다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실제로 제가 그럴지는 상대적인 것 같아요. 상대방 여성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다르겠죠. 윤호는 처음에는 윤승혜를 커피 제자로 만났고, 이후 커피를 가르치다가 집안 사정을 알게 됐잖아요. 만약 제가 윤승혜 같은 여자를 소개팅으로 만나서 처음부터 가정 사정을 알았다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알다가 좋아했는데 그런 사정을 알았다면 충분히 보듬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윤호는 윤승혜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구애했다. '인간 고윤'도 그럴까.

"윤호는 자신감이 굉장한 거죠.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여자 없다는 확신이 있어서 그런 거겠죠.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안 넘어 오겠어 하는 자신감이요. 저요? 어리지는 않지만 그런 깊은 사랑을 하기에는 경험이 없어요. 극중 정윤호는 30대 중반이니까 그랬겠죠. 저도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깊은 사랑을요."

(인터뷰②)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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