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프로야구 5위 싸움 구단주와 '돈(money)'이 변수?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5.09.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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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승연 회장이 지난 8월29일 잠실구장을 찾아 두산전을 관람했다. /사진=뉴스1





'야신(野神)'으로 불리다가 이제는 인간적인 희노애락을 숨김없이 야구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김성근(73)감독은 3년 연속 최하위팀 한화 감독 부임 첫해부터 5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런데 시즌 막판 7연패를 당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은 날, kt 위즈를 8-3으로 이겨 7연패에서 탈출했다.


김성근 감독이 2009시즌 SK 와이번스를 이끌 때도 속절없이 7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이때 김성근감독은 1, 2군 타격코치 교체와 심야의 훈련으로 연패를 벗어났다.다. 그러나 SK는 당시 7연패의 영향으로 페넌트레이스 2위가 됐고 한국시리즈에서 KIA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9회말 나지완에게 끝내기 솔로홈런을 허용해 준우승에 그쳤다. 훗날 김성근감독은 '아차 하는 순간에 홈런을 맞았다. 순간적으로 경기 흐름을 놓쳤다'고 회고했다.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는 1991시즌 개막 직후 한국 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히다가 8연패에 빠지자 김영덕 감독이 삭발을 했다. 당시 현 경찰청 유승안 감독이 팀의 주장이었는데 감독이 삭발을 하니까 다음 날 유승안 감독은 아예 완전히 머리를 밀고 나타났다. 감독의 삭발이 자극제가 됐는지 빙그레는 8연패에 종지부를 찍었고 곧 바로 연승을 시작했다.

지난 2006년 미국 프로스포츠 계에서는 ‘돈을 보여줘라(Show them the money).’는 말이 유행했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방안이어서 필자도 유심히 연구 내용을 살펴 본 바 있다. 과거 특급 선수 스카우트 전쟁이 펼쳐질 때, 혹은 중요 경기를 앞두고 일명 '007 가방'에 현금을 가득 채워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일도 많았기 때문이다.


프로 스포츠는 돈과 직결돼 있다. 아마추어에서도 신기록을 작성하거나 올림픽 혹은 아시안게임 등에서 메달을 따면 특정 종목은 격려금이 지급되기도 한다. 스포츠 선수에게 경기를 앞두고 돈을 보여주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2006년 미국에서 행해진 실험에서 단지 한번 돈을 쳐다보는 것도 이후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돈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생산성(productivity)'을 높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웃이나 주위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어떤 형태로든 단순하게 돈을 보거나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행동과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고 있는 미네소타 대학의 마케팅 부교수겸 선임 조사원인 캐스린 보는 '9 차례의 실험을 실시했을 때 500명의 참가자들이 달러($)가 등장하는 게임이나 돈이 그려져 있는 컴퓨터 스크린 세이버를 보고 난 후에 모두 성공적으로 주어진 과업을 해냈다'고 보고했다. '돈을 연상시키는 그 무엇인가를 접한 연구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할 때 훨씬 더 열심히 작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돈을 보고 나서는 주위의 동료 참가자들을 도와주려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과도 육체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선호했다.

플로리다 주립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조사원으로 연구에 참가한 니콜 미드는 '돈과 인간 행동의 상관관계는 너무 미묘하고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결과에 나타난 바와 같이 '돈이 우리 모두의 안에 숨어 있는 그 무엇인가를 끄집어내는 힘을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왜 그런지를 확신을 가지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는 분석이었다.

당시 연구에서 밝혀진 결과를 요약하면 '돈은 인간에게 자기 만족감(self-sufficiency)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타인과 어울리거나 의존하는 것을 줄인다.'는 것이다. 돈과 인간 행동의 상관관계를 스포츠에 적용해보면 기본적으로 개인 종목에서는 돈을 보는 것이 경기력을 향상 시킬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돈을 보여줬을 경우 동료들을 도우려 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주위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적어지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좋아할 것이 예상된다.

이론적으로는 단체 운동인 야구에 돈이 효과적이지 않을 것 같은데 현재 KBO 리그에 거액의 승리 수당이 오고간다는 설이 돌고 있다. 특히 한화전에는 큰 돈이 걸린다고 한다. 지난 6월 롯데에서도 승리 수당 문제가 제기됐는데 롯데 구단은 오해라고 부인한바 있다. 프로야구에서 구단주의 관심은 1~2승을 좌우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과연 승리 인센티브는 몇 승을 추가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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