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行 장린펑, '무늬만 스페인파' 장청둥 전철 밟나

전상준 기자 / 입력 : 2015.09.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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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린펑. /AFPBBNews=뉴스1





중국 대표 수비수 장린펑(26, 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에서는 올 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장린펑이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고의 구단에 합류하는 장린펑의 앞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현실적으로 상황은 부정적이다.


중국 매체인 광저우 데일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장린펑이 별다른 이적료 없이 내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임대를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린펑이 올 여름 첼시로부터 관심을 받을 만큼 좋은 기량을 보유한 건 맞지만 이번 이적은 구단과 구단의 협약으로 인해 성사됐다. 매체에 따르면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매년 2~3명의 선수를 레알 마드리드로 임대를 보낸다.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임대를 올 수 있다. 선수교류 협약이다. 광저우로서는 '축구광'인 시진핑 주석의 환심을 살 수 있고 레알 마드리드 측은 인구 13억이 넘는 중국 시장을 더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즉 단순히 장린펑의 기량만을 평가해 성사된 이적이 아니라는 의미다. 게다가 현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고 있는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의 구상에 장린펑이 있는지도 미지수다. 외국인 선수 규정도 장린펑의 레알 마드리드 1군 출전을 가로막는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1군 명단에 비유럽 선수 3명만 들어갈 수 있다. 이미 레알 마드리드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포함 비유럽 선수 3명을 보유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영입한 브라질의 '신성' 루카스 실바도 비유럽 선수 제한에 발목을 잡혀 마르세유로 임대를 떠난 상황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1군 주전 풀백들과 경쟁을 펼칠 기회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최악의 경우 장청둥과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장청둥은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속한 라요 바예카노로 이적했다. 스페인 리그에 중국인이 진출한 건 장청둥이 최초다.


하지만 장청둥도 협약으로 인한 이적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바예카노의 스폰서인 중국 기업 키안바오가 바예카노와 후원 계약을 체결할 때 중국인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옵션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물이 장청둥이다.

이에 파코 헤메즈 바예카노 감독은 지난달 스페인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장청둥을 영입한 구단 수뇌부들을 거세게 비판했다. 헤메즈 감독은 "장청둥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구단이 데려왔다. 그가 좋은 선수인지 나쁜 선수인지 조차도 모른다. 그가 스폰서에 의해 이적한 건 사실이다"면서 "장청둥의 영입은 내 작품이 아니다"며 직접적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한 장청둥은 이적 후 아직까지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1군 무대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장청둥과 장린펑 모두 임대 이적이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원 소속팀으로 복귀가 유력하다. 선수 입장에서는 스페인의 선진 축구를 접할 수 있지만 실전 감각이 저하된다는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 현실적으로 스페인 무대에 도전한 두 중국인들의 전망은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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