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PS 탈락' 롯데, '용두사미'로 끝난 2015년

국재환 기자 / 입력 : 2015.10.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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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로 끝난 롯데 자이언츠의 2015시즌.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의 2015시즌은 한 마디로 '용두사미(龍頭蛇尾)'라고 할 수 있었다. 지난해 CCTV 사찰, 권두조 수석코치 사임 등 각종 내홍을 겪었던 롯데는 신임 사령탑 이종운 감독의 지휘 아래 야심차게 2015시즌에 돌입해 뜨거웠던 4월과 5월을 보냈다. 지난 2년간 등을 돌린 롯데 팬들도 다시금 사직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나 결과는 8위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다사다난했던 롯데의 2015년은 어땠을까.


출발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난타전 끝에 kt wiz와의 홈 개막 2연전을 승리로 장식한 롯데는 14승 11패의 성적과 함께 3위로 4월을 마무리 지었다. 5월 초중반 다소 부진했던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5월 12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3연전을 시작으로 6연속 위닝시리즈를 작성하며 28승 24패로 5위와 함께 5월을 마감, 3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선수 개개인의 성적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겨우내 벌크업에 성공한 내야수 황재균이 데뷔 이후 최고의 페이스를 선보이며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맛본 안방마님 강민호 역시 부활에 성공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원투펀치 조시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고공행진에 큰 힘을 보탰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던 심수창도 선발, 불펜을 오가며 데뷔 이후 최고의 임팩트를 선보였다.

그러나 6월부터 거짓말 같은 추락이 시작됐다. 5월까지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던 투·타의 밸런스가 급격히 요동치기 시작했고, 6월 한 달간 6승 15패의 참담한 성적과 함께 34승 39패로 리그 8위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롯데는 7월 한 달간 11승 11패의 성적을 거두며 하락세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여전히 순위는 8위에 머물렀고, 8월 한 달간에도 9승 14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둬 좀처럼 8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맞게 된 9월. 롯데는 9월 1월부터 15일까지 치른 14경기에서 10승 1무 3패의 고공행진을 펼치며 5위 자리를 탈환했다. 서서히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 했다. 그러나 롯데는 9월 16일 두산전을 시작으로 거짓말 같은 6연패를 당했고, 남아있던 9월 3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한화, SK, KIA와 펼치던 5강 경쟁 레이스에서 가장 먼저 탈락하게 됐다.

너무나도 아쉬웠다. 선수 개개인의 성적만 놓고 본다면 도저히 이 팀이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기는 힘들어 보였다.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각각 13승, 11승을 따내며 선발진을 이끌었고,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아두치는 타율 0.314, 28홈런 106타점 24도루로 롯데 역사상 최초로 20-20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국내 선수들도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안방마님 강민호는 타율 0.311, 35홈런 86타점으로 팀 내 홈런 1위 등극을 비롯해 개인 통산 최고의 한해를 보냈고, 황재균도 타율 0.290, 26홈런 97타점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캡틴' 최준석도 타율 0.306을 비롯해 31홈런 109타점으로 개인 통산 최초 30홈런-100타점 시즌을 작성했으며, 내야수 정훈 역시 타율 0.300, 9홈런 62타점으로 데뷔 첫 3할 타율과 함께 알토란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간판타자' 손아섭은 시즌 초·중반 슬럼프에도 불구하고 타율 0.317, 13홈런 54타점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김문호 역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0.306, 4홈런 31타점으로 데뷔 이후 가장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결과물은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였다. 치고나가야 할 타이밍에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고, 타 팀에 비해 다소 들쭉날쭉한 투수진 운용으로 인해 롯데의 2015년은 해피엔딩이 아닌 새드엔딩으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

과거 롯데를 이끌었던 강병철 전 감독은 올 초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닥에 떨어지면 성적을 회복하는데 최하 3~4년은 걸린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롯데가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한 것도 벌써 3년이 됐다.

롯데로서는 이번 겨울과 다가올 스프링캠프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갖고 있는 자원은 훌륭하다.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낸 주축 선수들을 비롯해 구승민, 김원중, 박세웅, 안중열, 오승택 등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보여준 젊은 자원들도 많았다. 아쉬운 한해를 보낸 롯데가 비시즌 동안 어떤 행보를 보여주고, 2016시즌에는 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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