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에게도 추웠던 '시월의 마지막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10.31 17:34
  • 글자크기조절
image
삼성 이승엽. /사진=OSEN





'약속의 8회 그리고 등번호 36번'. 이승엽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묵묵히 안타를 때려내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31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5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13으로 패배했다. 지난 1차전에서 역전승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던 삼성은 이후 내리 4연패하며 두산의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삼성의 '정신적 지주'이자 '국민 타자' 이승엽에게도 시월의 마지막 밤은 추웠다. 이날 7회초. 팀이 1-9로 크게 뒤지며 패색이 짙은 상황. 선두타자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다. 3루 쪽 삼성 응원석에서는 어느 때보다 더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상대 투수는 여전히 선발 유희관. 이승엽은 유희관의 3구째를 통타,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냈다. 삼성 응원석에서는 더 큰 함성이 쏟아졌다. 2루에 선 이승엽이 묵묵히 보호 장비를 풀었다. 그리고 이승엽은 8회에도 좌전 안타를 치며 2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삼성의 2015 한국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더불어 2015 시즌도 끝났다. 통합 5연패도 실패했다. 지난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2002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맛을 봤다. 당시, 이승엽은 LG의 이상훈을 상대로 6차전서 극적인 스리런 동점포를 터트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있었다. 이듬해에는 56개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이승엽은 2003 시즌을 끝으로 일본으로 진출했다. 2004년과 2005년에는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활약했다. 이어 2006년 일본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 2011년 오릭스를 거친 뒤 2012년 삼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해 삼성은 2011년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그리고 이승엽은 지난해까지 삼성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에도 제몫을 다했다. 무려 122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332(470타수 156안타) 26홈런 87득점 90타점을 올렸다. 2루타는 28개나 때려냈다. 3루타 1개, 도루 2개 40볼넷 71삼진. 출루율 0.387, 장타율 0.562.

이승엽은 시즌 막판 옆구리 부상을 당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9월 16일 SK전을 마지막으로 한 시즌을 마감했다. 이어 3주 간 재활에 몰두한 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1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 1득점, 2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를 각각 기록했다. 다소 부진했고, 결국 류중일 감독은 3차전 선발 명단에서 그를 제외했다. 당시 류 감독은 "감독 생활 중 이승엽이 아프지 않은데 선발서 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4차전에서 다시 선발로 복귀한 이승엽은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이날 이승엽은 7회와 8회 연속 안타를 치며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5차전을 마쳤다. '국민 타자' 이승엽은 국제대회와 같은 큰 경기에서도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어느덧 한국나이로 마흔. 이번 한국시리즈가 그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image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