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선수단이 3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KCC는 3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KT 소닉붐과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96-9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CC는 시리즈 3승(1패)째를 따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중 3승 1패 상황을 먼저 가져간 팀은 100% 우승했다(10회 중 10회).
6강(서울 SK 상대)과 4강(원주 DB 상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는 경기는 매번 여유롭게 이기던 KCC는 챔피언결정전에서 KT를 만나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1차전 때는 이전의 기세를 이어가 90-73으로 크게 이겼지만, 2차전은 97-101로 졌다. 장소를 부산으로 옮겨 치러진 3차전에서는 막판까지 초접전으로 흘러가며 92-89로 이겼다.
특히 KT의 주 득점원인 허훈과 패리스 배스를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고 있다. 1차전 승리 당시에는 허훈을 12점으로 묶었지만 배스에게 29점 10리바운드를 내줬다. 패배한 2차전은 허훈에게 전반 점수를 허용해 22득점을 기록하게 했고, 1~2쿼터 0득점으로 잘 묶었던 배스는 후반에만 무려 36점을 넣었다.
KT 패리스 배스. /사진=KBL 제공 |
KT 허훈. /사진=KBL 제공 |
배스는 이전과 같은 위력은 크게 나오지 않았다. 판정에 불만을 가진 모습도 나왔고, 중간중간 무릎을 잡는 장면도 나왔다. 그럼에도 3차전 20점, 4차전 23점을 넣었다. 허훈과 배스 두 선수에게만 50점 이상이 매 경기 나오는 셈이다. 이러다보니 둘은 매 경기 30분 이상을 뛰었다.
하지만 KCC는 철저한 체력 안배에 나섰다. 플레이오프 기간 허웅(평균 31분 49초)과 송교창(31분 4초)을 제외하면 평균 30분 이상 뛴 선수가 없었다. 이런 모습은 다른 옵션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나오기 어렵다. 실제로 KCC는 4강 플레이오프까지 맹활약하던 최준용이 챔피언결정전 들어 주춤하자 이승현을 먼저 출격시켰고, 그는 4차전 초반 분위기를 잘 잡아주며 점수 차가 더 벌어지지 않게 했다.
플레이오프 들어 회춘했다는 평가를 받은 라건아 역시 알리제 존슨과 적절히 시간 배분에 나서고 있다. 존슨은 2차전에서 팀은 패배했지만 2쿼터에만 무려 24점을 넣으며 챔피언결정전 한 쿼터 개인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한 존슨이 10분 정도를 버텨주면서 라건아도 쉬어갈 타이밍이 생겼다.
KCC 알리제 존슨. /사진=KBL 제공 |
KCC 캘빈 에피스톨라. /사진=KBL 제공 |
이런 '슈퍼 로테이션'은 전창진 KCC 감독의 구상에서 나왔다. 전 감독은 "로테이션은 경기 전날 혼자 생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그는 "(허)웅이 체력 안배가 첫 번째이고, (최)준용이도 마찬가지다. 체력이 많이 올라있지 않다"며 "많이 쉬고 짧게 훈련하고 게임한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이어 "팀에 약점은 분명히 있다. 상대팀이 모를 뿐이다"며 "로테이션으로 잘 커버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경기 때는 한두 명이 아니라 7~8명이 다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5번이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베테랑다운 계획이었다.
KCC 전창진 감독(왼쪽)이 최준용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도 체력 싸움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KCC는 오는 5일 수원으로 돌아가 5차전을 치른다. 이제 KCC는 1승만 더 하면 2010~11시즌 이후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