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8회 그리웠던 이승엽의 향기, 그래도 함께였다

삿포로(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11.0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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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사진=스타뉴스 한동훈 기자





투수가 공을 던질 때, 그리고 타자들이 타격을 할 때마다 몸이 움찔움찔 움직였다.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도 한국의 패배에 함께 안타까워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세계랭킹 8위)은 8일 오후 7시(한국시간) 일본 홋카이도에 위치한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 야구 대표팀(세계랭킹 1위)과의 '2015 WBSC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0-5로 패배했다.

이날 삿포로돔에는 한국 야구의 레전드들이 모두 출동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시구를 맡았다. 그리고 '살아 있는 전설', '라이온킹' 이승엽은 마이크를 잡았다. 바로 이번 대회 단독 중계 채널인 SBS의 해설위원으로 합류한 것이다.

경기가 열리기 약 4시간 전, 이승엽이 안경현 해설 위원 및 정우영 캐스터와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순간, 이승엽을 알아본 일본 관계자들과 팬들이 그에게 달려갔다. 이어 그들은 이승엽에게 사진 촬영 사인 등을 요청했다.


이승엽은 지난 2003 시즌을 끝으로 일본으로 진출, 2004년과 2005년에는 지바 롯데에서 활약했다. 이어 2006년에는 일본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해 중심타자로 맹위를 떨쳤다. 이승엽은 2011년 오릭스 생활을 끝으로 다시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비록 4년이나 지났지만, 일본 팬들은 여전히 이승엽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최근 은퇴를 선언한 모리모토 히초리 역시 이승엽을 보자마자 정중하게 인사했다. 둘은 잠시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이날 경기 전 이승엽은 "한일전에서는 실력보다 정신력과 집중력이 중요하다. 제 경험상 그런 요소들이 실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전은 미국, 또는 쿠바와의 경기들과는 다르다. 누가 열심히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 스스로 알아서 승리하겠다는 마음을 갖는다. 일본에게 질 수 없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그의 승부욕과 투지는 중계 도중에도 수시로 나왔다. 안경현 위원과 정우영 캐스타 사이에 앉은 그는 1회 허경민의 실점 상황이 나오자 손으로 턱을 만지고, 머리를 쓸어 담는 등의 아쉬운 동작을 연출했다. 또 8회초 1사 1,2루 기회에서 이용규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사타모토의 다이빙 캐치에 걸리자 몸을 뒤로 젖힌 채 크게 아쉬워했다. 8회 2사 만루에서는 '8회의 사나이' 이승엽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여전히 현역 선수인 이승엽. 그는 비록 몸은 따로였지만 마음만은 선수들과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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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2015 WBSC 프리미어12 개막전 한국과 일본 야구 대표팀의 경기가 열릴 일본 훗카이도 삿포롬돔에서 경기 해설위원을 맡은 이승엽이 일본 대표팀 코치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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