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대통령과 프로야구 선수의 연봉 비교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01.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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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구본능 총재. /사진=OSEN





2016년 새해 박근혜 대통령의 연봉은 지난해보다 약 700만원이 오른 2억1201만원으로 책정됐다. 금년 공무원 보수는 사기 진작과 물가 등을 고려해 3% 정도 인상됐다고 한다.


프로야구에서는 NC 소프트를 모기업으로 하는 NC 다이노스(구단주 김택진)가 13일 연봉 재계약 대상 선수 58명과의 협상을 모두 마쳤는데 연봉 총액 기준 인상율이 32.7%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공무원 인상율의 10배가 넘는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와 함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성과를 일궈냈다. 새해는 반드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공표라도 하는 듯이 삼성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석민을 4년 96억원(계약금 56억원, 연봉 7억5000만원, 옵션 10억원)에 영입하는 강수를 둬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NC 다이노스의 선수 연봉 총액은 43억7700만원이다.

NC 다이노스 선수 가운데 금년 연봉이 박근혜 대통령과 가장 비슷한 선수는 포수 김태군이다. 지난 해에 비해 무려 55.6%가 인상돼 2억1000만원이 됐다. 대통령과 201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국무총리(1억6436만원)에 비교해 NC 투수 임창민이 1억7400만원으로 약 1000만원이 많다. 최고 연봉 선수는 이호준으로 7억5000만원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봉은 40만 달러(약 4억8500만원)이다. 매년 기본 연봉은 인상되지 않고 정해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봉 외에 개인적인 비용으로 15만 달러(1억8000만원) 이내, 그리고 자유 여행 경비 10만 달러(1억2000만원), 취미 여가 활동비 2만 달러(2400만원)를 쓸 수 있다. 한국과 비교할 때 미국 대통령은 연봉에서 약 2.3배를 받는다.


그런데 메이저리그(MLB)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커미셔너의 연봉을 비교하면 격차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황당하기까지 하다. 세계 최대의 프로 스포츠 시장인 미국에서 커미셔너가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경우는 사실상 그 유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리그 자체가 선수들의 플레이및 경기와 연관된 모든 것을 판매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물러난 버드 실릭 커미셔너가 2007년 연봉으로 1750만 달러(당시 환율 240억원)를 받아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그 선수 전체를 통틀어 랭킹 5위 안에 드는 몸값이었기 때문이다.

버드 실릭의 후임으로 2014년 8월 메이저리그 10대 커미셔너로 선출된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연봉은 2500만 달러에 달한다. 롭 맨프레드는 선거를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 CEO였던 톰 베르너를 제쳤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30개 구단주들의 투표에서 3/4인 23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롭 맨프레드는 6시간 격전 끝에 마침내 23표를 확보했다. 그는 코넬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노동과 고용법 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금년 1월 5년 임기의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로 취임했다. 그는 지난 1994~1995년 메이저리그 파업 사태 때 구단주들을 지원해 메이저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금년에 시작되는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와의 단체 협약 협상이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첫 시험대가 된다.

세계 스포츠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커미셔너는 미 프로풋볼(NFL)의 로저 구델이다. 그의 2013년 연봉이 3500만달러(약 425억원)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초 NFL 사무국에 주어진 면세 혜택을 자발적으로 포기해버려 연봉 공개 의무에서 벗어났다. NFL 키머셔너의 연봉이 미 대통령보다 거의 100배 가까이 많다.

그런데 한국프로야구 구본능 총재는 연봉이 '0'원이다. 2011년 8월 취임한 구본능 총재는 KBO리그에 기업 마인드를 접목시키고 성공적으로 10구단 시대를 열었다.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을 이끌어 2014년 11월17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추대 됐다. 제21대 총재로서 2017년12월31일까지 KBO리그를 이끈다. 구본능 총재는 도박 파문과 관련해 전 삼성 투수 임창용과 오승환에게 시즌 경기 50% 출장 금지 중징계를 내려 클린(clean) 베이스볼의 실천에 나섰다.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희성그룹 회장인 구본능 총재는 연봉을 받지 않고 야구 관련 사업에 오히려 자신의 사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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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태균.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프로야구 커미셔너는 탁월한 경영 능력과 일에 대한 열정을 필요로 하는 자리이다. 그래서 연봉 '0원'은 이상하다. 구본능 총재는 명예직이 아니고, 다만 무보수이다.

KBO는 두산그룹 회장이었던 고 박용오 총재 시절 무보수였다가 신상우 총재 때 연봉이 1억8000만원이었다. 그리고 후임 유영구 총재 때부터 다시 무보수가 됐다.

구본능 총재가 CEO 형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음을 고려하면 고인이 된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연봉 1달러를 받았다는 것을 참고할 만하다. 야구계가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옳다. 물론 연봉이 커미셔너의 실력, 권위, 도덕성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구본능 총재가 연봉 0원인 것과 비교해 한국프로야구의 올 시즌 최고 연봉 선수는 한화 김태균으로 16억원이다. 한화와 FA 계약을 하면서 4년간 계약금 20억원, 연봉 16억원을 받기로 했다. 4년 연속 15억원을 받았던 그는 이제 연봉 16억원 선수가 됐다. 앞으로도 기록이 깨지기 어려운 연봉이다.

한편으로는 프로야구에서는 화려함 이면에 많은 선수들이 저 임금에 허덕이고 있다. 도박 사건을 보면서 일부 선수들이 처벌이 무서워 안하는게 아니라 '우리는 돈이 없어 정킷 방에 출입도 못한다'고 허탈해 하고 있다. 고액 연봉 선수들의 겸손과 사회적 역할, 도덕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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