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신' 조 잭슨, 빅맨 정글 속 돋보이는 '기술자'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01.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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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최고의 '기술자'로 활약중인 조 잭슨. /사진=KBL 제공





KBL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 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한 명은 193cm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화려한 기술을 보유한 테크니션을 데려와 흥행을 살리겠다는 김영기 총재의 의중이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취지가 무색해진 감이 있다. 과거 KBL을 지배했던 조니 맥도웰(45, 191cm) 스타일의 '언더사이즈 빅맨'이 득세하고 있는 까닭이다. 울산 모비스의 커스버트 빅터(33, 190cm), 원주 동부의 웬델 맥키네스(28, 192cm) 같이 작지만 탄력과 파워를 갖춘 선수들이 골밑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팀들 역시 단신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고, 에릭 와이즈(26, 193cm, 서울 삼성), 샤크 맥키식(26, 188cm, 창원 LG) 등이 들어왔다. 서울 SK가 새로이 영입한 드웨인 미첼(34, 189cm) 역시 스윙맨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테크니션이라 보기는 어렵다.

이처럼 '맥도웰 형' 외국인 선수들이 득세하고 있지만, KBL 역사상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제럴드 워커(43, 184cm) 형' 선수도 있다. 단연 돋보이는 선수가 고양 오리온의 조 잭슨(24, 180cm)이다. 잭슨은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최단신 선수지만,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빠른 스피드, 화려한 기술을 앞세워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KBL 최고의 '기술자'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성적도 출중하다. 잭슨은 올 시즌 44경기에서 평균 20분 13초를 뛰며 14.2점 2.4리바운드 4.3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중이다. 득점 17위, 어시스트 4위에 올라있다. 특히 애런 헤인즈(35, 199cm)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사실상 1옵션이 된 후부터는 자신의 강력함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잭슨은 헤인즈가 있던 첫 21경기에서는 20분 이상을 뛴 경기가 딱 3경기에 불과했다. 기록도 9.3점 1.6리바운드 2.6어시스트에 그쳤다. 하지만 헤인즈가 부상으로 빠진 후 23경기에서는 평균 25분 이상을 뛰고 있으며, 18.8점 3.2리바운드 6.0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두 배 이상 오른 수치다. 최근 10경기로 한정하면, 29분 가까이 뛰면서 21.0점 3.5리바운드 6.7어시스트가 된다. 리그 최정상급 성적이다.

이런 잭슨의 활약을 바탕으로 오리온은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랜만에 밟은 1위 자리다. 토종 선수들과 다른 외국인 선수 재스퍼 존슨(33, 196cm)의 활약도 있었지만, 잭슨이 없었다면 1위 복귀는 어려웠을 수 있다.

추일승 감독은 잭슨을 두고 과거 KBL에서 최상급 가드로 활약했던 아도니스 조던(42, 178cm)과 비교하기도 했다. 추일승 감독은 "외각이 처지는 부분은 있지만, 나머지는 비슷하다고 본다. 조던이 좋았지만, 지금은 수비전술이 훨씬 좋아지지 않았나. 테크니션 한 명이 다 할 수 없는 시대다"라고 말하며 잭슨을 높이 평가했다.

힘 좋은 언더사이즈 빅맨들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잭슨이 보여주는 활약은 분명 인상적이다. 오랜만에 보는 '가드 외국인 선수'가 주는 즐거움이 크다. 더불어 잭슨은 단신 외국인 선수 도입 취지에 부합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잭슨이 KBL을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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