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on Air] 과연 2016 넥센에게 '5강'은 기적일까

애리조나(미국)=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02.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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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선수단이 훈련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2시간 30분'


"집중!". 단, 2시간 반이었다.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위치한 넥센의 스프링캠프 현장. 영상 10℃안팎의 쌀쌀한 날씨지만 선수들의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젊은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분위기는 활기찼다.

넥센의 1차 스프링캠프가 어느덧 종반을 향하고 있다. 넥센 선수단은 지난달 1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서프라이즈에 도착한 뒤 16일부터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캠프 19일차. 원래대로라면 오전 9시부터 훈련을 시작하지만, 이날 훈련은 오후 1시에 시작됐다. 날씨 때문이었다. 최근 애리조나에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밤 기온은 2.7℃까지 떨어진다. 체감 온도는 영하에 달한다.


다행히 오후에는 강한 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넥센의 훈련량은 적기로 유명하다. 이날 역시 롱 토스(20분), 주루&수비 연습(1시간), 배팅 연습(1시간 10분)만 공식 훈련에 포함돼 있었다. 모두 합쳐봤자 2시간 30분에 불과하다(투수들은 2시간 10분, 물론 나머지 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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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내년 시즌은? /사진=김우종 기자





롱 토스가 끝난 뒤 주루와 수비 연습을 병행하는 시간이 왔다. 넥센 선수들이 옷을 벗었다. 일부는 홈 경기용 흰색 유니폼,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은 넥센을 상징하는 버건디 색의 유니폼을 입었다. 애리조나 캠프에 온 이후 처음으로 주전급 선수들과 비주전급 선수들이 갈린 것. 한 편이 공격(타격 및 주루)을, 반대 팀은 수비를 했다. 배팅 볼은 이지풍 코치가 던졌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주장' 서건창과 '베테랑' 이택근을 비롯해 김민성, 김하성, 윤석민, 박동원, 대니 돈, 임병욱. 여기에 더해 내야에는 김웅빈이, 외야에는 고종욱과 박정음도 흰색 유니폼을 입은 채 외야에 섰다. 이들은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가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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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흰색 유니폼을 입은 넥센 선수들. /사진=김우종 기자





올 시즌 넥센을 보는 시선에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염경엽 감독 부임 후 최근 3년간 강팀으로 군림한 넥센이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이라는 시선. 그리고 전력 누수로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시선이다. 이들은 넥센이 '5강'에 들면 기적이라고 한다.

넥센은 박병호와 밴헤켄, 손승락, 유한준이 팀을 빠져나갔다. 장기로 치면 '차, 포, 마, 상'을 다 뗀 격이다. 이들의 공백은 곧 다른 선수들에게 있어 기회다. 이제 넥센은 새로운 얼굴로 이들의 공백을 메우려 한다.

사실 지나고 보면 넥센은 끊임없이 위기 속에서 '새로운 얼굴'이 나왔다. 박병호, 서건창, 윤석민, 김하성 등. 이들은 다른 팀에서 외면받았거나 풀타임을 뛴 지 1년밖에 안 된 선수들이다. 기회를 받은 선수들은 최대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고, 결국 꿈을 이뤘다.

현재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내년 시즌 넥센의 '새로운 얼굴'을 꿈꾸는 재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유재신과 임병욱 및 고종욱을 비롯해 강지광, 장시윤, 박정음, 김규민, 송성문 등이 있다. 내년 시즌 '제2의 박병호', '제2의 서건창'이 될 수도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의욕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에게 기회만 오길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둘인 코엘로와 피어밴드 그리고 외국인 타자 대니 돈도 성실하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유력 선발진 후보인 양훈과 조상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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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건디 색 유니폼을 입은 넥센 선수들. /사진=김우종 기자





마치 축구의 '주전 조끼'처럼 이날 흰색 유니폼을 받았던 선수들, 그 중에서도 신인급 선수들은 마냥 기뻤을 것이다. 박정음에게 '주전 조끼'를 입은 것 아니냐고 묻자 "아, 주전이라니요"라면서 황급하게 돌아섰지만 밝은 표정만은 숨길 수 없었다.

반면 버건디 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경쟁에 대한 의지를 더욱 강하게 불태웠다. 동료와 나란히 걷던 한 선수는 "이제 곧 오키나와로 가는 선수들과 대만(2군)캠프로 가는 명단이 나올 텐데…. 혹시 대만에 가더라도 (실망스럽겠지만) 열심히 하는 것밖에 더 있나. 열심히 하자"며 후배를 다독였다.

최근 3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며 '리그 강팀'으로 군림했던 넥센. 때로는 위기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얼굴'로 팀은 더욱 단단해졌다. 2016년 2월의 어느 추운 겨울날, 그 '강팀 DNA'는 여전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휘감고 있는 듯했다.



☞ < "넥센 스프링캠프 훈련" 동영상 바로 보기>

◆ "넥센 스프링캠프 훈련" 동영상 주소 : https://youtu.be/pKMivyYsH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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