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야구' 선언한 LG, 어디가 부족했을까?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2.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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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LG 양상문 감독. /사진=LG트윈스 제공





"역동적인 팀으로 변화하겠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 콘셉트를 '발야구'로 잡았다. 당장 도루를 막 늘리기보다는 항상 상대 배터리를 압박할 수 있는 활동적인 팀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난 시즌의 LG가 기록상 그렇게 정적인 팀은 아니었다. 팀 도루도 113개(5위)로 평범한 수준이었다. 단타 때 1루 주자가 3루까지 간 비율이나 내야 땅볼 때 선행 주자의 진루 성공률은 오히려 높은 편이었다. 다만 득점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성공률이 하락했고 팀 출루율이 낮아 전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었다.

양 감독은 지난달 열린 구단 시무식에서 "올해에는 역동적인 팀으로 변화하겠다. 박해민, 박민우 같은 빠른 야구를 말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의 발이 갑자기 빨라지지는 않는다. 팀이 전체적으로 활동적으로 움직이게 할 것이다. 포수만 아니면 다 뛸 수 있다는 압박감을 심어주고 싶다. '저 팀 많이 움직인다'고 신경을 쓰게 만드는 야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LG는 최근 몇 시즌 간 주전 선수들이 30대 중후반으로 접어들며 느린 팀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30도루는 2013년 오지환이 마지막이고 2014년과 2015년에도 오지환을 제외하면 도루 20개를 넘긴 선수가 없다. 하지만 단순 도루 숫자는 그 팀의 기동력을 설명하기 부족하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를 얼마나 많이 성공 시켰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고 양 감독이 말한 부분도 이와 닿아있다.

즉 '추가 진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야 땅볼 혹은 뜬공 시 1루 주자가 2루에서, 2루 주자가 3루에서, 3루 주자가 홈에서 얼마나 살았는지, 아니면 단타에 1루 주자가 3루까지, 2루 주자가 홈까지 간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2루타에 1루 주자가 얼마나 득점에 성공했는지를 보면 그 팀의 기동력을 좀더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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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주루기회 2119회로 전체 9위였다. /사진=스탯티즈 캡쳐





LG의 전체 추가 진루율은 45.6%로 리그 평균인 43.6%보다 높았음은 물론 10개 팀 중 3위였다. 도루 숫자는 적었지만 다른 상황에서 매우 기민하게 움직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단타로 1루 주자가 3루까지 간 비율은 33.9%로 LG가 전체 1위였다. 내야 땅볼로 2루 주자가 3루까지 간 비율도 68.9%로 1위였으며 리그 평균인 62.9%보다도 훨씬 높았다.

하지만 단타에 2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한 비율, 2루타에 1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한 비율은 각각 62.7%(6위), 31.9%(9위)로 하위권이었다. 타구 판단을 잘못해 스타트가 느렸거나 홈에서 무리한 승부를 자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진루는 잘 시켜놓고 득점과 직결되는 홈 승부에서 많이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횟수다. LG는 성공률에서는 대부분 상위권에 포진해 있지만 절대 횟수에서는 하위권이다. 추가 진루율은 3위지만 추가 진루 횟수는 6위다. 단타 시 3루 세이프 비율도 1위였으나 횟수는 5위다. 주루가 가능한 상황인 주루 기회는 2119회로 전체 9위다.

이는 사실 주루보다는 출루와 관계가 깊다. 출루부터 해야 도루든, 치고 달리기든 움직일 수 있다. LG의 2015년 출루율은 0.339로 9위였다. 나가면 대부분 위협적으로 움직였으나 출루한 절대 횟수가 적었기 때문에 득점 생산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LG의 주전 라인업은 한층 젊어진다. 안익훈, 정주현, 서상우, 양석환, 이천웅 등에게 많은 기회가 갈 것이다. 정주현, 안익훈은 단독 도루 능력을 갖췄고 서상우, 양석환, 이천웅도 느리지 않다. 양 감독이 구상하는 역동적인 야구를 펼치기에 충분한 자원들이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출루 능력은 아직 1군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일단 나가야 뛸 수 있다.

※기록참조: 스탯티즈(www.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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