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반격의 조건, 사라진 7승을 찾아라 [① 마운드편]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2.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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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임정우, 정찬헌, 봉중근. /사진=LG트윈스 제공





2015년 LG 트윈스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가을야구 맛을 봤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9위에 그쳤다. 양상문 감독이 '치욕적인 해'였다고 표현했을 정도였다.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었던 올해에도 LG는 약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LG가 가을야구에 복귀할 수 있는 조건을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로 알아봤다.


5할 승률이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2015년 LG는 7승이 부족했다. 지난해 SK는 5할에 미치지 못하는 승률(69승 73패 2무승부 승률 4할8푼6리)로 5위를 했다. LG는 2014년의 승률만 유지했어도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었다. LG는 2014년 62승 64패 2무승부로 4위였다. 이를 144경기로 환산하면 70승 72패 2무승부 내지는 71승 73패 정도가 된다. LG는 2015년 전적은 64승 78패 2무승부다.

즉 7승이 어디서 사라졌는지, 어디서 채울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마운드에서는 봉중근, 타격에서는 이병규(7)의 부진이 가장 뼈아팠는데 ①편에서는 마운드부터 진단했다.

봉중근은 2014년 2승 3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0으로 WAR 3.17을 기록했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3.36인데 2015년에는 5승2패15세이브 평균자책점 4.93 으로 WAR이 0.64로 곤두박질쳤다. 마무리가 무너지면서 2.7승이 증발한 셈이다. 게다가 봉중근은 올해 아예 선발투수로 전업한다.


이를 메우려면 새 마무리 후보인 정찬헌이나 임정우가 WAR 3.0 이상의 활약을 해야 한다. 지난해 구원투수들 중 WAR 3.0을 넘긴 투수는 윤석민, 정우람, 조상우, 안지만, 박정진, 장시환, 임창용 등 8명 뿐이었다. 리그 정상급 구원투수로 성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둘의 급성장이 LG에게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다만 선발로 돌아갈 봉중근과 이 빈자리를 채울 정찬헌, 임정우 3명의 합계 WAR을 2.7 이상 끌어올리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다. 2015년에는 3명의 WAR을 다 더해야 3.66이었는데 이번 시즌에 6.36을 달성하면 사라진 2.7승을 찾아올 수 있다. 3명 모두 WAR 2.1~2.2 수준의 활약을 펼친다면 2015년 봉중근의 부진으로 잃은 승리를 복구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정찬헌과 임정우는 2015년 각각 WAR 0.94, 2.08을 기록했다. 정찬헌은 시즌 중반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해 승리기여도가 낮았다. 2015년 WAR 2.2 수준의 구원투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들이 어떤 기록을 보완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 시즌 구원투수로는 홍성민이 2.11, 손승락, 윤규진이 2.23, 윤길현이 2.26의 WAR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4명의 평균 기록은 64이닝, 평균자책점 3.48, 승계주자 실점률 39%였다.

정찬헌은 42⅔이닝, 평균자책점 5.52, 승계주자 실점률 10.5%를 기록했다. 위기 시에는 리그 정상급 구위를 자랑했으나 소화 이닝이 부족했고 평상시 실점도 많았다. 선발 기록을 제외한 임정우는 57⅔이닝 평균자책점 4.53, 승계주자 실점률 37.1%의 투수였다. 둘 모두 위기 상황보다는 평시 실점을 줄인다면 충분히 손승락, 윤길현 급으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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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봉중근. /사진=LG트윈스 제공





지난 4년간 LG의 뒷문을 지켰던 봉중근은 이제 선발 마운드에서 팀에 기여를 해야한다. 선발투수 시절의 봉중근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시즌 연속 10승을 돌파했다. 꾸준히 170이닝 이상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모습까지 갖춘 에이스 그 자체였다. 당시 3시즌 누적 WAR은 무려 15를 넘었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로 재활을 거치며 긴 이닝을 소화하기가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마무리로 전환했고 36세의 나이로 다시 선발로 돌아오는 그에게 전성기 시절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 그의 팀 내 위치 또한 외국인투수 2명과 우규민, 류제국에 이은 5선발이다. 본인 역시 "예전처럼 파워를 겸비한 투구를 보여주기는 힘들겠지만 4~5선발들 중에서는 제일 잘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5 시즌을 기준으로 2점대 초반 WAR을 기록한 선발은 송승준, 클로이드, 이재학 정도다. 송승준은 120⅔이닝 7승 7패 평균자책점 5.00 WAR 2.19, 클로이드는 159⅔이닝 11승 11패 평균자책점 5.19 WAR 2.34, 이재학은 113⅔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4.20 WAR 2.40(구원등판 기록 제외)을 기록했다.

송승준, 이재학은 23회, 클로이드는 28회 선발 등판했고 기본적으로 5이닝 이상 책임졌다. 봉중근이 WAR 2.2 내외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등판해 최소 23번 이상 나오면서 120이닝 가까이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은 4점대 후반을 유지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매 시즌 성장 중인 우규민과 지난해 부상으로 주춤한 류제국의 부활도 긍정적인 요소다. 우규민은 최근 3시즌 WAR이 4.13, 4.18, 4.51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FA 전 시즌을 맞아 'FA로이드'가 기대된다. 지난해 부상으로 1군에 지각 합류한 류제국 역시 반등 요소가 크다. 2014년 9승 7패로 2.44였던 류제국 WAR은 2015년 4승 9패로 고전하며 1.70으로 추락했다.

결론적으로 정찬헌, 임정우를 손승락, 윤길현 수준의 구원투수로 키워내고 봉중근이 5선발로써 송승준 정도 역할을 해준다면 LG는 적어도 2015년의 악몽에서는 탈출할 수 있다. 거기에 류제국까지 부상 없이 제 몫을 다 해주면 LG는 단지 5강권 이상의 성적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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