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 추일승 감독의 완벽했던 우승 시나리오

고양=김지현 기자 / 입력 : 2016.03.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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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승 감독. /사진=KBL 제공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이 9년 만에 오른 챔피언결정전에서 생애 첫 우승반지를 손에 얻었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추일승 감독의 지략이 빛났던 한 달여의 일정이었다.


오리온은 2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120-8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오리온은 4승2패로 14년 만에 우승을 팀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추일승 감독은 2006-2007시즌 부산 KTF 감독 시절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적이 있다. 그 당시 추일승 감독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6강 플레이오프부터 착실하게 승수를 쌓으면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상대는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울산 모비스였다. 7차전까지 가는 혈투가 펼쳐졌으나 추일승 감독은 3승4패로 무릎을 꿇어야겠다.

이와 관련해 추일승 감독은 "그때는 저도 너무 어렸고 정신이 없었다. 지금은 담담하다"고 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을 회상했다. 확실히 추일승 감독은 9년의 시간동안 착실히 내공을 쌓으면서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올 시즌 그 기회가 왔다. 2006-2007시즌과 비슷한 상황이 눈앞에 놓였다.


올 시즌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오리온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면서 6강부터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첫 상대는 원주 동부였다. 동부의 전력은 불안했다. 윤호영이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황이었고 김주성도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허웅과 두경민이 정규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경험이 부족했다. 추일승 감독은 동부의 허점을 파고 들었다. '돌격대장' 조 잭슨을 활용해 동부에게 3연승을 거두면서 4강에 안착했다.

4강 상대는 9년 전 추일승 감독에게 쓰라린 아픔을 줬던 유재학 감독의 모비스였다. 이때부터 추일승 감독의 전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추일승 감독은 모비스에 맞춤 전략으로 4강에 나섰다. 모비스가 템포를 늦출 것을 예상하고 승부를 후반전에 거는 전술을 사용했다.

그 예로 올해로 한국나이로 42세가 된 문태종을 후반전에만 기용했다.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문태종은 접전인 승부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오리온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추일승 감독은 모비스의 '에이스'인 양동근에게 최진수를 수비 매치업을 붙였다. 최진수는 큰 신장을 바탕으로 양동근의 체력적 부담을 가중시켰다. 양동근이 막히면서 모비스의 공격도 둔해졌다. 그 결과 추일승 감독은 모비스를 3전 전승으로 꺾었다.

마지막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추일승 감독의 맞춤 전략은 제대로 효과를 거뒀다. KCC의 강점을 확실하게 봉쇄하면서 오리온의 장기를 극대화했다. KCC는 '득점기계' 안드레 에밋의 특출한 1대1 공격을 바탕으로 파생되는 공격에 강점을 가진 팀이다. 이에 따라 추일승 감독은 에밋 봉쇄법을 가지고 나왔다.

앞 선에서 수비 센스가 좋은 김동욱이 에밋이 공을 잡는 것을 최대한 방해했다. 그러면서 철저하게 압박수비를 펼치면서 에밋에게 3점슛 공간을 주지 않았다. 에밋이 돌파를 하면 오리온의 풍부한 포워드진이 골밑에서 순식간에 에밋을 감싸면서 에밋의 득점을 최대한 방해했다. 에밋이 막히면서 KCC의 코트 밸런스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추일승 감독은 균열이 난 KCC의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에밋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에게 극단적인 새깅 디펜스를 펼치면서 에밋에 대한 함정수비를 준비했다.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 외곽을 허용하더라도 에밋을 봉쇄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추일승 감독의 생각은 그대로 적중했다. 또한 KCC의 백코트가 느린 점을 활용해 빠른 공격으로 KCC를 몰아붙였다. 그 결과 추일승 감독은 4승2패의 성적으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추일승 감독에겐 그야말로 완벽했던 플레이오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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