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두산맨' 정재훈 "하얗게 불태우고 있다"

수원=김지현 기자 / 입력 : 2016.04.2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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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경기 수가 많다'라는 말에도 웃었다. 팀 성적이 좋아 힘든 줄 모르겠단다. 그러면서 불펜으로 더욱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구속과 구위는 전성기 시절보다 한참 떨어졌지만 풍부한 경험으로 두산 베어스 불펜의 핵심으로 거듭난 정재훈의 이야기다.


정재훈은 시즌 전에 실시된 2차 드래프트서 두산의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2003년부터 12시즌 동안 두산에서 동고동락했던 정재훈은 지난 시즌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롯데 자이언츠로 다시 팀을 옮겼다가 1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20일 경기 전 덕아웃에서 만난 정재훈은 "처음 왔을 때 선수들이 반겨줬다. 첫 경기에 나갔을 때 다 같이 소리도 질러줬다. 그때 친정팀에 돌아왔다는 것이 와 닿았다"고 회상했다.

사실 정재훈은 롯데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10경기에 나서는데 그쳤고 평균 자책점 7.11로 부진했다. 정재훈은 "아무래도 아쉽고 안타깝다. 롯데서도 잘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 중요했다. 1군에서 좋지 않았지만 2군에서 올라가려고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정재훈은 2군에서 이를 악물었던 시간이 약이 됐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두산 유니폼 입을 줄 몰랐다. 2군에서 열심히 하지 않았으면 두산에서 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2군에 있으면 저 정도 되는 나이면 불행하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롯데에서 열심히 노력했다"고 답했다.

절치부심한 정재훈은 친정팀의 유니폼을 입고 그야말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경기서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0.69로 두산 불펜의 기둥으로 우뚝섰다. 김태형 감독도 정재훈의 기대 이상의 활약에 놀랐다. 정재훈은 "하얗게 불태우고 있다. 경기에 많이 나가도 안힘들다.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으니 힘든지도 모르겠다"고 기뻐했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정재훈의 구속과 구위는 분명히 떨어졌다. 김태형 감독도 구속이 10km 정도는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정재훈도 이를 인정하면서도 "전력으로 던질 수 있다면 타자와 충분히 승부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신인인데 이런 모습이라면 2군에 있었을 것이다. 신인이라면 떨리고 공에 자신감을 못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해온 것이 있어 자신 있게 던지는 것 같다"며 선수 생활을 하면서 쌓인 경험들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정재훈은 두산 불펜에서 최대한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불펜투수라면 누구나 승부처에서 나가고 싶다. 아직까지는 그런 상황에 나갈 수 있으니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1년 내내 잘할 수는 없다. 제가 좋을 때는 제가 나가고 좋지 못할 때는 다른 선수들이 나가면 된다. 그렇게 1년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투수조 최고참인 정재훈은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기보다는 한 팀으로 섞여가는 것이다. 제가 와서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두산은 작년 우승 팀이고 그 불펜에 제가 있다. 자신감과 여유를 갖고 거기에 섞여 굴러가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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