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 진실에 대한 질문..반전 향한 돌진과 빛 바랜 전개

영화 '트릭' 리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07.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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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트릭' 포스터


바야흐로 정보의 홍수 시대, 언론과 방송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그 속의 진실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는 영화가 나왔다.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트릭'(감독 이창열)은 휴먼 다큐 PD 석진(이정진 분)과 도준(김태훈 분)의 아내 영애(강예원 분)가 명예와 돈을 위해 시한부 환자 도준을 놓고 은밀한 거래를 하는 내용이다. 시청률 35%를 넘기 위해 은밀한 거래를 하고, 방송을 조작하는 다큐PD 석진을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쓰레기 만두'라는 오보를 내 한 회사를 망하게 하고 한 사람을 자살하게 만든 석진은 방송사에서 좌천된다. 이후 휴먼 다큐PD가 된 석진은 폐암 말기 환자와 그의 아내의 모습을 담은 '병상일기'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다시 부활한다. 그는 시청률 35%를 달성해 명예를 되찾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조작한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도준과 영애의 이야기는 점점 석진의 손에서 창조되며 변질 된다.

방송 내용 조작, 여론 선동 등에 관심을 갖고 있던 관객에게는 흥미로운 주제다. TV 방송이나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의 '진실'에 대해 고민해 보자는 '트릭'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하지만 문제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거칠고 불편하다는 게 단점이다.

석진은 극적인 전개를 위해 말도 안 되는 조작을 일삼는다. 건강이 급속히 나빠진 도준을 협박하는가 하면, 그의 약점을 잡아 연기를 요구한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였던 '시청률의 제왕'이 떠오른다.


서스펜스 영화의 미덕은 긴장과 촘촘한 인과다. '트릭'에서 살아있는 사람을(그것도 아픈 환자를) 협박하고, 뒤에서 일을 꾸미는 다큐 PD의 모습은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때문에 악역 석진에 대한 몰입이 어렵다.

강예원은 죽어가는 남편을 옆에 두고도 TV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욕망을 표출하는 영애 역할을 맡았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남편에 대한 안타까움과, 세상에 홀로 남을 자신에 대한 연민을 모두 가진 영애는 사람의 민낯을 보여준다.

시한부 환자 도준 역할을 맡은 김태훈은 영화 속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으로 점점 석진의 대척점에 선다. 김태훈은 초췌한 외모에 손까지 떠는 폐암 말기 환자 연기를 펼치며 관객의 안타까움을 산다. 시청률에 희생되는 도준의 마지막 모습은 이 영화에 씁쓸한 잔상을 남기며, 결국 모두가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다.

'트릭'은 마지막 반전을 위해 달려간다. 90여 분의 러닝타임에서 마지막 5분을 위해 85분의 전개를 끌어간다. 반전만 놓고 보자면 통쾌함을 전할 수 있으나 그 과정이 촘촘하지 않기 때문에 힘이 약하다.

'트릭'은 '대국민 시청률 조작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슬로건을 내세워 각종 방송의 진실에 대한 물음을 스크린으로 가져온 것은 흥미롭지만, 거친 전개에 그 취지 가 빛이 바랐다. 러닝타임 93분, 15세 관람가,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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