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민희야, 감독들은 널 사랑한단다"의 속내

제천(충북)=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8.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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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희 / 사진=스타뉴스


지난 12일 오후 제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충북 제천의 청풍리조트 레이크호텔에서 2016 디렉터스 컷 어워즈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관하는 디렉터스 컷 어워즈는 현직 감독들이 직접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유일한 상이죠. 규모는 작아도 권위있는, 많은 감독과 배우들이 탐내는 상이기도 합니다. 청풍호가 내려다보이는 운치 가득한 야외 시상식장. 최동훈 강형철 김지운 이현승 오승욱… 쟁쟁한 감독들이 직접 시상의 이유, 소감을 밝히고 트로피를 전달하는 현장의 분위기는 정겹고도 화기애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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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청풍리조트 레이크호텔에서 열린 '2016 디렉터스 컷 어워즈'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연식 감독, 안국진 감독, 배우 박정민, 배우 이병헌, 배우 김태리, 장재현 감독, 나홍진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고 '내부자들'의 이병헌 '아가씨'의 김민희가 남녀연기자상을, '동주'의 박정민과 '아가씨'의 김태리가 남녀신인연기자상을 각각 받았습니다. 신인감독상은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독립영화감독상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 제작자상은 '동주'의 신연식 감독이 수상하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이 가운데 볼 수 없었던 한 명의 수상자가 있었습니다. 여자연기자상의 주인공 김민희입니다.

김민희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여주인공 히데코 역을 맡았습니다. 일제강점기의 경성, 거대한 저택에 갇혀 살다시피 하는 상속녀지만 겉보기와 전혀 다른 이면을 지닌 여인이었죠. 아름답지만 위험하며 연약하지만 카리스마가 넘치는 이 오묘한 캐릭터를 김민희는 그 아닌 누구를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매력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영화 개봉 이후 약 1달 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인연을 맺었던 홍상수 감독과 불륜설이 터졌습니다. 분위기는 급변했습니다. 해외에 머물다 지난 달 입국한 것으로 전해진 김민희는 이후 내내 두문불출 중입니다. 디렉터스 컷 어워즈 불참은 사실 수상자로 선정된 때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녀에게 전한 디렉터스 컷 여자연기자상은 '배우' 김민희의 '연기'에 대한 감독들의 인정이자 지지의 표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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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의 김민희 / 사진=스틸컷


시상자 이현승 감독의 시상 멘트는 이를 더욱 분명하게 했습니다. 이 감독은 김민희에 대해 "아름다운 얼굴에 점점 더 연기력이 더해지면서 박찬욱 감독과 만났을 때 뭔가가 나오겠구나 생각했다. 아니나다를까 멋진 연기와 영화가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이 상을 받는 것을 축하드린다. (김민희는) 여러 외적인 상황이 있어서 오지 못했다"며 "하지만 감독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연기와 영화적 열정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투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민희가) 오늘 오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민희야, 감독들은 널 사랑한단다"고 멘트를 마무리했습니다.

제천을 찾은 여러 영화 관계자들은 김민희의 부재를 당연히 여기면서도 아쉬워했습니다. "많은 감독이 탐내는 재능있는 여배우"가, "하필이면 배우로서의 정점을 찍었다고도 할 만한 순간에"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데 대한 안타까움입니다.

"민희야, 감독들은 너를 사랑한다"는, 장난스럽고 어쩌면 도발적이기까지 했던 깜짝 멘트가 그녀에게 온전히 전해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연치 않게 마침 진행된 인터넷 생중계마저 그 대목을 비추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한 디렉터스 컷 어워즈의 분위기는 분명했습니다. 배우는 연기로 평가받아야 함을 재확인하고, 감민희가 최고의 연기를 펼쳤음을 인정하는 것. 비록 직접 트토피를 받아 안지는 못했지만 김민희의 수상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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