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궁궐'·'카이'·'서울역'..한국 애니메이션의 의미있는 도전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08.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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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애니메이션 포스터


올해 하반기 의미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관객을 만나고 있다.

한국 극장가에선 사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설 자리가 많지 않다.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극장가를 점령한 가운데, 한국 애니메이션은 후발주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획을 해도 투자 받기도 쉽지 않고 대작 영화들에 밀려 개봉관을 잡기도 어렵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되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도전이 눈길을 끈다.


먼저 지난 17일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감독 이성강)과 '서울역'(감독 연상호)가 동시에 개봉했다.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은 카이가 살고 있던 평화로운 마을이 눈의 여왕 하탄의 공격을 받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카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카이'는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의 설정을 그대로 차용 했다. 이성강 감독이 디즈니 영화 '겨울 왕국'보다 먼저 기획한 작품이지만, 투자 문제로 인해 관객 앞에 나오는 데까지 6년이 넘게 걸렸다.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이성강 감독이 연출을 맡고 '부산행'으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오른 연상호 감독이 제작을 맡으며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17일 개봉한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은 개봉 14일째인 30일 기준 2만 37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과 같은 날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도 개봉했다. 연상호 감독은 자신이 만든 애니메이션과 자신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같은 날 개봉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연 감독은 스타뉴스에 "제발 두 편이 같이 개봉하는 일만 없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결국 같은 날 나오게 됐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천만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으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역'은 개봉 하루만에 연상호 감독의 최고 히트 애니메이션 '사이비'의 관객수를 넘어섰다. 이틀 만에 대표작인 '돼지의 왕'(1만 9896명)과 '사이비'(2만 2523명)를 모두 합친 관객 수를 돌파하며 5만 3913명을 기록했다. 30일 현재 누적관객 14만 5067명이다.

앞서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의 흥행은 나 개인의 성취에 그치지만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이 흥행한다면 한국에서 가족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들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같은 날 개봉한 '서울역'과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받아들며 아쉬움이 남게 됐다.

이어 오는 9월 7일에는 우리나라 창덕궁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달빛 궁궐'(감독 김현주)이 개봉한다. 달빛궁궐'은 600년 만에 깨어난 창덕궁에서 펼쳐지는 열세살 소녀의 궁궐 판타치 어드벤처.

낮에는 평화롭던 궁궐에서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신비로운 모험을 흥미롭게 담아 낸 '달빛궁궐'은 신들의 모습, 정령의 모습 등 판타지 세계의 모습을 그려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창덕궁에 대한 정확한 고증과 더불어 인정전, 낙선재 등 실제 공간을 치밀하게 묘사하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달빛 궁궐'은 예고편이 공개된 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실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공개 된 이후에는 이런 오해를 벗었다.

가장 한국적인 배경과 재미를 앞세운 '달빛 궁궐'은 추석 연휴 어린이 관객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한국 애니메이션을 살리기 위해 제작하고, 연출하는 우리나라 애니메이터들의 도전은 계속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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