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과 헤인즈가 상대 메이스를 막는 모습. /사진=KBL 제공 |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창원 LG 세이커스를 잡고 공동 1위에 복귀했다. 만만치 않은 경기였지만, 역전승을 일궈냈다. 핵심은 수비였다. 높이에서는 뒤졌지만, 수비에서 LG에 우위를 보이며 승리를 가져왔다.
오리온은 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LG와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84-83으로 승리했다.
이날 전까지 4승 1패로 2위에 자리하고 있던 오리온은 이날 승리하며 서울 삼성과 나란히 5승 1패를 기록하며 공동 1위에 복귀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LG에 비해 열세였던 '높이' 극복에 애를 먹은 한 판이 됐다. 제임스 메이스(30, 201cm)와 김종규(25, 207cm)가 있는 LG의 센터 라인은 오리온의 애런 헤인즈(35, 199cm)와 이승현(24, 197cm)이 오롯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경기 전 오리온 추일승 감독도 "아무래도 인사이드에서 고전할 것 같다. 도움 수비와 함께 로테이션을 원활히 가져가겠다. 대신 우리 장점을 살려보겠다. 메이스 수비는 헤인즈가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더라. 한 번 해보고 싶은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높이의 열세를 수비로 극복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통했다. 1쿼터 초반 헤인즈가 메이스를 완벽에 가깝게 제어하는 모습을 보였고, 김동욱(35, 194cm)과 이승현 등 토종 선수들이 활발히 움직이며 도움 수비에 나섰다.
1쿼터 중반 이후 메이스가 완전히 살아났다. 메이스는 1쿼터에만 8점 9리바운드를 올리며 '더블-더블'을 예약했다. 실제로 메이스는 이날 20리바운드를 넘겼다. 김종규까지 코트에 나서며 확실히 LG의 인사이드가 강력해졌다.
하지만 오리온은 계속해서 LG를 수비에서 압박했다. 3쿼터까지 리바운드는 큰 격차가 났지만(LG 34개-오리온 24개), 턴오버는 LG가 오리온보다 더 많았다(LG 11개-오리온 6개). 전체적인 턴오버도 오리온이 적었다.
4쿼터에서는 다소 주춤하기는 했다. 리바운드의 열세가 이어졌고,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다. 잘 되던 수비도 흔들렸다. 이에 역전을 허용했고, 치열한 경기 양상이 펼쳐졌다. 그래도 오리온의 수비가 마지막에 빛을 발했다. 상대 득점을 억제했고, 그 사이 득점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오리온은 이날 LG에 리바운드에서는 31-42로 크게 뒤졌다. 하지만 수비가 있었다. 이것이 있어 결국 마지막에 오리온이 웃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