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챌린저스 양승호 감독 "무급(無給)!.. 야구에 빚진게 많아"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6.11.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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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파주 챌린저스 감독.


“조건은 한가지. 선수들 밥먹고 재워주는데 돈받지 말자는 거였죠. 그게 받아들여지면 하겠다고 했습니다.”

28일 창단을 발표한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 양승호(56) 초대 감독의 말이다.


파주 챌린저스는 2014년 9월 해체한 고양원더스와 2015년 창단 이후 현재 활동중인 연천 미라클의 뒤를 이어 2017년 3월 창단하는 세 번째 독립구단이다. 홈구장은 12월 완공예정인 파주시 운정동의 ‘익사이팅 챌린저파크’이고 선수모집은 이달 30일부터 지원을 받아 서류심사후 오는 12월 15일 고척 스카이돔 공개실기테스트를 통해 선발한다.

코칭스태프는 양승호 감독외에 수석 및 타격코치 길홍규(전 고려대 감독), 투수코치 최원호(현 SBS 해설위원), 배터리코치 하준형(전 성남중학교 감독)씨로 꾸려졌다.

양승호 감독은 29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엔 사실 많이 고사했다. 회사일도 그렇고 야구 복귀가 시기상조라는 판단도 들었다. 하지만 야구에 빚진게 많다보니 재능기부를 한사코 마다할 일은 아니었다”고 감독직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양감독은 ‘재능기부’라는 본인의 표현처럼 파주 챌린저스 감독으로서의 월급은 안 받는다고 전제했다.


양승호 감독의 현 직함은 ‘한국종합물류주식회사 부사장’이다. 항공 및 해상화물을 취급하는 국제복합운송전문업체의 임원으로 새인생을 꾸리고 있다. 양 감독은 “우선적으로 주중에는 직장일을 봐야 된다. 회사대표께서 나를 이해해주시고 야구복귀를 후원해주시는 분이지만 회사에 민폐를 끼칠순 없는 일이어서 고민이 많았다”고 말한다.

독립구단에 대해 양감독은 “야구에 인생을 걸었는데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거나 구단에서 방출되는 선수들이 많다. 야구가 꿈인 이들,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 악물고 재도전해보려는 이들에게 소중한 또 한번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독립리그의 비전에 대해 “아직은 힘들지만 차츰차츰 좋아질 것이다. 지자체 선거때면 많은 후보들이 독립구단창설을 공약으로 걸기도 했다. 하지만 고양원더스가 수십억으로 크게 시작하면서 지자체들이 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심하게 계산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어림짐작으로 숙식비와 도구, 코칭스태프 연봉 정도 포함해서 연 5억원 정도면 구단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니폼 등은 후원 받고 하면 대학수준으로 운영이 가능할 것 같다”며 “광주와 경상도쪽에서도 창단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있다. 일단 4팀으로 리그를 만들고 프로야구 3군과 게임하다보면 1년에 2~3명 씩은 프로에 진출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선수 선발과 관련해선 “트라이아웃을 통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게임을 할 정도로는 뽑아야지 않겠는가”며 “하지만 게임을 위해 재능이 안되는 친구들을 뽑지는 않을 것이다. 기껏 희망을 주고 결국 실망을 안기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양승호감독은 이에 앞서도 야구재능기부를 오래해왔다. 지난해까지 초중고야구부가 제주도를 찾는 1월이면 제주도에서 보름정도 머물며 오전반 오후반으로 야구를 가르쳤고 여자 연예인 야구단도 창단시켜 틀을 잡아놓고 현재는 총감독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 당시엔 대표팀 인스트럭터로도 2~3달 봉사를 하기도 했다.

“요즘 회사생활이 참 재밌다. 배울 것도 여전히 많고 흥미롭다. 생업의 기회를 주어 많이 고맙기도 하다”는 양승호 감독. “그런데요. 유니폼 입던 사람은 유니폼을 입어야되나 봅니다. 가슴이 두근두근한데요”라는 말로 독립구단을 통해 현장에 복귀하는 심정을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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