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시청자들은 왜 '낭만닥터'를 응원하는가?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6.12.1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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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시청자들은 어떤 방송에 매료될까? 감동적인 것, 재미있는 것, 유명한 사람들이 나오는 것, 신기한 사람이나 상황을 보여주는 것 등등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어느 한 가지로 딱 이유를 댈 수 없어도, 결론적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야 시청률이 잘 나온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따질 때, 사실 좀 의아스러운 프로그램이 있다. 거의 독보적이라고 할 만큼 최근 20%가 넘는 시청률이 나오는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이야기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한석규와 tvN ‘또 오해영’으로 한창 주가상승한 서현진, 거기에 청춘스타 유연석까지. 이들의 만남으로 일단 화제였던 건 맞다.


어디 이뿐인가. ‘제빵왕 김탁구’, ‘구가의 서’ 등의 희트작을 낸 강은경 작가와 ‘자이언트’, ‘돈의 화신’, ‘미세스 캅’ 시리즈를 연출한 유인식 피디도 있다. 이들 배우와 제작진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할만하다.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진부한 소재와 비슷한 구조로 반복되는 스토리, 익히 보았던 선악 대비 캐릭터로 신선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석규나 서현진의 매력도 100% 활용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런 아쉬움은 조연들에게까지 그대로 투영된다. 악한 캐릭터도 완전 악하지 않은 애매모호함. 드라마라는 것이 인간의 희노애락을 담아내는 그릇인 만큼, 좋은 드라마는 울다가 웃다가 공감이 되야하는데, ‘낭만닥터 김사부’는 감정의 고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20%를 넘기며 인기드라마 대열에 당당히 올라가 있다. 대체 이 미스테리한 상황이 어찌 된 일일까?


다시 관점을 바꿔보자. 결론적으로 시청률이 20%가 넘는다는 건, 위와 상관없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얘기 아닌가? 그것이 뭘까?

그 해답은 자칭 ‘낭만닥터’로 불리는 ‘김사부(한석규 역)’에서 찾았다. 김사부는 의사다. 현대의 최고 의학기계가 사용되지 않고도 환자의 상태를 스캔하는 순간 병명과 상황이 한눈에 파악되는 실력자다. 이런 실력자지만, 어떤 사건에 휘말리며 지방의 초라한 병원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현실에 개의치 않는다. 성공이나 돈, 명예보다는 생명에 대한 존귀함, 환자에 대한 따뜻함을 지니고 환자를 살려낸다.

마치 무림의 고수가 악의 무리를 한방에 정리하고 옷자락을 흩날리며 유유히 떠나가듯, 현실적인 영광과 안위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한 마디로 말해, 비현실적인 의사, 현실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일 것이다.

김사부가 문제란 것이 아니라, 김사부같은 의사들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 특히, 최근의 국정농단의 중심에 휘말려 있는 몇몇 의사들이 오버랩되며 그 씁쓸함은 더욱 짖어졌다.

환자의 생명과 윤리를 고귀하게 여기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의사의 소명과 양심을 굳건히 해주는 약속이 아니라, 그저 의대 졸업식에서의 형식적인 통관의례로 전락한 것 같아 더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김사부는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 돈과 성공보다는 환자의 생명을 아끼는 따뜻한 의사. 결국 김사부에 대한 시청자들의 응원이 결국 시청률에 고스란히 담긴 게 아닐까. 어쩌면 ‘낭만닥터 김사부’는 이 시기의 최대 수혜자일지도 모른다.

‘낭만 닥터 김사부’는 김사부의 활약만으로 시청률을 이끌어가고 있는 듯! 그래서, 제 별점은요~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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