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BO 전망⑨] '뉴 삼성' 출발.. 중요해진 'FA 영입파' 활약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1.0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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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FA 자격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원석과 우규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2017년 시즌 새롭게 출발한다. '찬란한 영광'을 뒤로 하고 '굴욕적 9위'를 맛봤던 삼성이다. 왕조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폐허만이 남은 모습이었다.


이에 삼성은 변화를 택했다. 계약이 만료된 류중일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대신 김한수 감독을 영입했다. 코칭스태프도 대폭 개편했다. 감독부터 코치까지 40대가 즐비하다. 김한수 감독은 취임 후 '육성'과 '경쟁'을 언급했다.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셈이다.

그리고 오프시즌 삼성은 오랜만에 밖으로 눈을 돌렸다. 무려 12년 만에 외부 FA를 영입했다. 주인공은 이원석과 우규민이다. 내야와 선발진에 필요한 자원을 데려온 모양새다. 매년 계속된 전력 누수가 이번에도 이어진 삼성으로서는 이들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결국 놓친 '최형우-차우찬' 듀오


2016년 시즌을 마친 후 최형우와 차우찬은 나란히 FA 자격을 얻었다. 최형우는 KIA로, 차우찬은 LG로 향했다. 거액도 받았다. 최형우가 사상 첫 'FA 100억원 시대'를 열었고, 차우찬은 4년 95억원이라는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을 따냈다.

삼성도 노력을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들을 품기에는 힘에 부쳤다. 2016년 최형우는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 OPS 1.115를 기록했고, 차우찬은 24경기 152⅓이닝, 12승 6패 120탈삼진,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으로서는 투타의 초대형 기둥 2개가 '쑥' 뽑혀 나간 셈이다. 최형우는 팀 내 최고를 넘어 리그 최고를 다투는 타자였고, 차우찬은 팀 내 유이한 10승 투수이자(윤성환 11승), 윤성환과 함께 삼성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이었다. 이제 2017년 최형우와 차우찬은 삼성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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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자격을 얻은 뒤 KIA-LG와 계약한 최형우-차우찬. /사진=KIA,LG 제공





◆ 그래도 남은 자원은 있다

또 한 번의 전력 누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삼성에는 좋은 자원들이 아직 적지 않다. 선발진에는 윤성확이 핵심이다. 최근 4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지고 있고, 10승 이상을 따냈다. 외적인 일로 인해 2016년을 앞두고 동계훈련이 다소간 부실했지만, 그래도 클래스를 선보였다. 28경기 180이닝,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하며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타선에서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마지막 시즌을 준비중이다. 2016년 만 40세 시즌을 보내면서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 OPS 0.898을 기록하며 여전한 활약을 보였다. 2017년 시즌 4번 타자 후보다.

'아기 사자'에서 '두목급 사자'로 올라선 구자욱도 있다. 2016년 타율 0.343, 14홈런 77타점, OPS 0.967을 기록하며 1년차보다 더 나은 2년차를 보냈다. 2년 연속 0.340대 타율에, 홈런-OPS-볼넷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삼진은 줄었다. 이제 삼성의 '간판'으로 올라선 모습이다.

여기에 2년 연속 도루왕에 생애 첫 3할까지 작성한 박해민이 중견수 자리를 지키고, '꾸준함의 대명사' 박한이, '안방마님' 이지영, FA를 앞둔 김상수 등이 건재하다. 풀타임 1년차를 마친 백상원도 있다. 전역 후 첫 시즌을 보내게 될 김헌곤, 이수민 등도 대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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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삼성 라이온즈의 중심타선을 이룰 이승엽과 구자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결국 'FA 영입파' 이원석-우규민의 활약이 중요하다

삼성은 지난 2004년 박진만과 심정수를 한꺼번에 데려온 이후 11년간 외부 FA 영입에 나서지 않았다. 내부 육성만으로도 왕조를 이룩했다. 하지만 그 사이 전력이 줄줄이 빠져나갔고, 이번 오프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삼성이 지갑을 열었다.

두산에서 FA로 풀린 이원석을 4년 27억원에 데려왔고, LG에서 FA가 된 우규민을 4년 65억원에 품었다. 최형우와 차우찬이 기록한 몸값의 절반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92억원이 적은 돈은 아니다. 차우찬에게는 100억원 이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어쨌든 이번 겨울에는 달랐다.

결국 이원석과 우규민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둘 다 보여준 것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원석은 입대 전까지 두산의 주전 3루수였다. 2014년 주춤하기는 했지만(타율 0.251, OPS 0.676), 2013년에는 타율 0.314에 10홈런, OPS 0.858을 올리기도 했다. 2016년 전역 후 두산에 복귀해서는 7경기에서 타율 0.316, 2홈런을 기록했다.

우규민 역시 꾸준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왔다. 2007년 마무리로 30세이브를 올리기도 했고, 2013년부터는 3년 연속 10승도 따냈다. 2016년 시즌 28경기 132이닝, 6승 11패, 평균자책점 4.91로 다소 좋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삼성은 2016년 시즌 3루수와 선발난에 시달렸다.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가 사실상 개점휴업이었고, 조동찬, 최재원 등도 부상에 시달렸다. 선발진 역시 3~5선발에는 주인이 없다시피 했다. 삼성이 9위로 하락한 결정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결국 이것이 삼성의 지갑을 열게 했고, 이원석과 우규민 영입으로 이어졌다. 이 둘이 제몫을 해주면서,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2017년 삼성의 순위는 2016년보다는 더 위에 자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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