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한화 배영수 "옛 시절? 이젠 어렵지만 진짜 꼭 하나…"

오키나와(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2.1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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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배영수.


배영수(36)는 스타다.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는 2000년에 데뷔했다. 이후 17시즌 동안 128차례 승리를 따냈다. 패배도 109번 있었다. 128승. 이는 현역 투수로는 통산 최다승 기록이다.

벌써 2년 전이다. 2015년 한화의 시즌 최종전. 상대는 kt위즈. 4회까지 1-1로 팽팽한 상황. 한화 선발 김용주가 선두타자 댄 블랙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자 한화는 곧바로 두 번째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배영수였다. 6회 2사까지 잘 막으며 1-1. 그러나 2사 후 김상현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후속 박경수는 볼넷. 배영수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팀은 결국 1-4로 패배. 한화의 2015 시즌 최종전 패전 투수의 이름은 배영수로 남았다.


이듬해인 2016년. 그는 1년을 통째로 쉬었다. 2015 시즌이 끝난 뒤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계속 여차저차 미뤄왔던 수술이었다. 이후 재활에 전념했다. 5월부터 2군 경기에 나섰다. 8월에는 1군으로 콜업됐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끝내 출격 명령은 없었다. 오히려 후배들이 경기에 나섰다. 기회는 없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봤다. 배영수는 서운한 감정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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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배영수.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시간이 지나고 지나 2017년 2월 12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 구장. 한화의 첫 연습경기가 열렸다. 상대는 주니치 드래곤즈 1군 최정예. 그리고 마운드에 오른 한화의 선발 투수. 배영수였다. 결과는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실점. 1회 1사 후 게레로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은 게 실점의 전부였다. 총 투구수는 43개. 최고 구속은 138km까지 나왔다. 지난해 10월 마무리 캠프부터 1월 개인 캠프에 이어 2월 스프링캠프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첫 실전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경기 후 배영수의 말. "첫 피칭이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3이닝을 던졌는데, 생각보다 조금 많이 던진 거 같고(웃음). 일단 통증이 없다는 게 고무적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피칭을 시작했다. 무리 없이 소화한 것 같다"고 첫 피칭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우여곡절을 겪은 배영수는 "지난해와는 분명 다르다.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고 힘줘 말한 뒤 "그냥 편하다. 크게 원하는 것도 없고, 편안하게 야구를 할 것이다. 스스로 옥죄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또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 편안하게, 스스로 마음 편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더 강하게 마음을 먹게 되지 않는가'라는 물음에 "오히려 급하게 하니까 더 안 되더라. 감독님깨서 가르쳐 주시는 것 새겨듣고, 투수 코치님이 도와주시는 것 잘 듣고. 어른들 말씀 잘 듣는 거,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 후 한화 김성근 감독은 "2회부터 조금 폼을 바꾼 것 같더라. 팔을 길게 끌고 나와 던졌다"면서 배영수의 투구에 만족감을 표했다.

배영수는 전성기 시절 '파이어볼러'였다. 2006년엔 속구 최고 구속 155km를 찍었다. 슬라이더는 144km에 달했다. 그 이후 '33세'였던 2013년에는 14승 4패 평균자책점 4.71로 다승왕에 올랐다. 생애 두 번째 다승왕 타이틀이었다. 올 시즌 배영수는 37번에서 '33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 2017년 배영수는 부활할 수 있을까. 홈 팬들을 기대감에 부풀게 했던 옛 시절의 바로 그 모습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배영수는 "사실, 옛날 그 정도는 안 되고…"라고 특유의 사투리를 섞어 말한 뒤 "일단 지난해 쉬었기 때문에 그냥 잘하고 싶어요. 진짜. 꼭. 야구를 정말 잘하고 싶어요. 딴 게 아니고, 내 마음에 들도록 하는 게 올 시즌 목표입니다. 내 마음에 들게, 다른 게 아니고. 딱. 그것만입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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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투구 후 배영수는 참 홀가분해보였다. 부담을 한껏 내려놓은 듯 보였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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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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