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한화 이재우의 간절함 "많이, 막, 끊어지도록 던지고 싶다" (일문일답)

오키나와(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2.14 06:05
  • 글자크기조절
image
13일 우라소에 구장 마운드에 선 한화 이재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의 투구 하나 하나가 이어질 때마다 우라소에 구장은 침묵에 휩싸였다. 2회까지 퍼펙트 피칭. 그러나 3회 선두타자로 나선 히로오카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그제야 우라소에 구장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한화의 베테랑' 이재우(37)가 올 시즌 첫 실전에서 호투를 펼쳤다.


13일 오후 12시 30분. 일본 오키나와현 우라소에 구장. 한화가 야쿠르트 스왈로즈 1군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한화의 3-6 패배. 지난 12일 주니치 1군에 1-18로 크게 패한 뒤 2연패한 순간이었다.

이날 한화의 선발 투수는 이재우였다. 호투였다. 이재우는 3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44개. 속구 최고 구속 140km를 찍은 가운데, 투심과 커터,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 등을 골고루 섞어 던지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다음은 투구 직후 이재우와의 일문일답.

- 첫 실전을 치른 소감은


▶ 일단 겨울에 준비를 잘 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피칭을 3번 정도 했는데 결과가 괜찮았다. 특히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오른쪽 하체를 모았다 던지는 것을 계속 연습했다. 야간에도 감독님한테 붙잡혀서 연습한 적도 있다(웃음). 그러니까 공도 낮게 잘 들어갔다. 무엇보다 변화구의 브레이킹이 좋았다. 오늘 다시 한 번 하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 모아서 던진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 저는 원래 양 팔을 넓게 펼쳐서 던지는 스타일이다. 이번엔 몸을 오므린 채 힘을 주고 던졌다. 그걸 김성근 감독님도 원했다. 저도 계속 연습했다.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피칭을 하면서 계속 좋았다. 오랜만에 치른 경기였는데 공도 낮게 잘 들어갔다. 회전도 많이 걸렸다.

- 2회까지는 퍼펙트 투구였다

▶ 상대 타자들이 아직 준비가 안 된 건 아니었을까(웃음) 공이 낮게 잘 들어가니까 좋은 스윙이 나와도 타구가 잘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높게 가면 좋은 타구가 나왔을 것이다.

- 3회 피홈런 한 방이 아쉬웠다

▶ 커터가 낮게 잘 들어갔다. 그런데…. 아무래도 바람을 타고 넘어간 거 같은데(웃음). 그래도 저는 잘 던졌으니까 홈런을 맞아도 납득이 간다. 만약 가운데 쪽으로 높게 형성됐다면 제 실투였겠지만, 전 좋은 공을 던졌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 최고 구속이 140km까지 나왔다

▶ 정말인가? 다행이다. 공도 낮게 가고, 회전도 좋았다. 거기에 공도 빨랐다니 결과 역시 좋지 않았을까.

앞쪽에서 팔 스윙도 크게 나오니까 변화구도 잘 떨어진 거 같다. 공이 낮게 들어가서 만족한다.

감독님과 연습한 게 좋았다. 올해 기대가 된다. 어쨌든 자리가 많이 없다. 감독님 눈에 들어와 어느 자리라도 꿰차고, 명예 회복도 하고 싶다. 마무리를 잘 해야 하지 않겠나.

- 지난해 기회가 없었는데

▶ 제가 많이 부족했으니까 기회를 못 받은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감독님 눈에 들게끔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면 감독님께서 저를 믿고 기용하지 않을까요.

image
역투하는 이재우.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2년 연속 트리플 더블(3할-30홈런-30도루)에 빛나는 야마다를 2번 연속 모두 범타 처리했다.

▶ 야마다? 사실 전 박찬호밖에 모르는데(웃음). 야마다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공이 꽉 차게 잘 들어갔다. 타이밍 싸움에서 이겼다. 처음 상대할 때에는 초구와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가 낮게 잘 들어갔다. 느린 공 위주로 가다가 속구를 '쾅' 꽂으니까 타이밍을 못 잡는 것 같았다. 그러다 꽉 찬 슬라이더를 바깥쪽에 꽂았다. 두 번째 상대할 때에는 둘 다 몸 쪽으로 던졌다. 아무래도 못 보던 공을 던지니까 빗맞은 타구로 이어진 것 같다.

- 김성근 감독과 1년을 함께했는데

▶ 이제 감독님에 대해 이해가 가는 거 같다. 신뢰를 드려야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 잘 던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

- 선발 투수의 욕심은 없나

▶ 마음 편히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은 선발이다. 그런데 어디 제가 정해진 보직이 있겠는가(웃음). 팀이 원하는 곳에 제 자리를 딱 하나 차지해서 경쟁을 하고 싶다.

- 지난해 필승조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었는데

▶ 그 필승조 선수들은 감독님한테 믿음을 드린 것이다. 올해는 모든 선수들이 준비를 잘하고 있다. 아픈 선수들도 회복 중이다.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다 같이 시작하고 있다. 되게 고무적이다. 어쨌든 저희 팀 올해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겨우내 훈련은 어떻게 했나

▶ 먼저 마무리 캠프 때 감독님과 함께했다. 당시 마지막에 좋은 공을 던져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12월에는 분당에 위치한 야구학교를 나갔다. 사실 해외서 몸을 만들려고 했는데 임호균 야구학교 감독님과 박명환 코치님이 제가 불쌍했는지 도와주겠다고 했다. 정말 고마웠다. 열심히 했다.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 투심, 커터까지 엄청 많이 던졌다. 그러면서 하체를 모아서 던지니까 브레이킹이 팍팍 걸리는 느낌이었다. 1월에 피칭 5~6번을 했다. 2월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6번 정도 하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아직 준비는 다 안 된 거 같은데 제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140km까지 나왔는데, 여기서 3~4km만 더 나오면 전 진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가다.

- 베테랑으로서 올 시즌 생각하고 있는 역할은

▶ 1군서 함께 풀타임을 뛰고 싶은 게 목표다. 그러다 보면 결과는 좋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이 던지고 싶고, 막 던지고 싶다. (인대가) 끊어지도록 던지고 싶다. 제 나이에 끊어져도 후회는 없으니까. 또 잘 던져야 계속 공을 던질 수 있다.

- 끝으로 팬들에게 인사

▶ 지난해 한화에 와서 딱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게 없었다. 보탬이 되려고 한화에 왔는데 아쉬운 한 해였다.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5강에 들 수 있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다.

image
13일 피칭을 마친 뒤 만난 한화 이재우. /사진=김우종 기자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