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의외였던 정상호 영입, LG의 큰 그림은 적중했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7.05.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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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주간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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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상호. /사진=LG트윈스 제공



지난주 가장 돋보인 팀은 역시 LG다. LG는 상승세의 NC를 2승 1패로 누른 뒤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의 어린이날 시리즈를 싹쓸이했다. 4월 21일 KIA전부터 5연속 위닝시리즈, 5월 3일 NC전부터 5연승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것으로 느껴진다.

LG는 타격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 변수가 적다. 강력한 마운드와 끈끈한 수비력을 갖춰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LG는 9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2.78로 압도적 1위다. 2위 롯데(3.87)와 1점 넘게 차이 난다. 선발 평균자책점 3.04로 2위(1위는 KIA 3.00), 불펜 평균자책점 2.26으로 1위(2위는 NC 3.53)다.

에이스 허프가 빠지면서 불펜에 의존해야 할 처지에 놓였는데 임찬규와 김대현이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 둘이 로테이션을 문제 없이 돌면서 선발 야구를 할 수 있었다. 허프가 돌아오면 김대현이 불펜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원래 좋았던 선발과 계투진에 각각 허프, 김대현이 가세하는 형국이다.


좋은 팀에는 항상 좋은 포수가 있다. 사실 LG가 FA로 정상호를 영입한 것은 의외였다. 2015년 LG에서는 유강남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였다. 2016년부터는 기회를 많이 주면서 주전 포수로 성장시킬 시기였다. 그런데 그해 겨울 정상호를 데려왔다. 당시에는 의외라는 평가였는데 지금은 LG의 의도가 정확히 맞아들어가고 있다.

LG의 투수력이 리그 정상급으로 올라 선 원동력 중 하나가 정상호다. 정상호의 보이지 않는 힘이 LG 마운드를 더욱 튼실하게 다졌다. 정상호가 중심을 안전하게 잡아준 덕에 유강남도 안심하고 크고 있다. 포수 출전 시 투수 평균자책점 리그 1, 2위가 나란히 정상호(2.52), 유강남(2.98)이다.

허프 복귀 후 5선발로 돌아갈 임찬규의 각성도 고무적이다. 임찬규와 함께 2승을 기록 중인 김대현의 경우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임찬규는 반짝 활약일 가능성이 낮다.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호투를 펼친 게 아니다. 임찬규는 이미 지난해부터 기회를 조금씩 받으며 내공을 쌓아왔다. 로테이션이 구멍 나 임시로 들어와 몇 번 잘 던지고 체력이 떨어져 사라지는 과정에 있는 선수가 아니다. 그런 과정을 다 거치고 트레이닝을 통해 현재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한 두 경기 부진할 수는 있겠으나 기량은 검증됐다고 봐야 한다.

LG가 무서운 점은 허프가 없는데도 이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에이스가 빠져도 티가 나지 않는다. 이는 곧 이제 누구 하나 빠져도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류제국이나 차우찬, 소사가 앞으로 흔들릴 때 대체 선발 자원이 있다는 점, 그 하나만으로도 LG의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정리=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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