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전성시대 속 '언더킬러' 민병헌의 가치

부산=김지현 기자 / 입력 : 2017.05.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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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헌.





잠수함 투수 전성시대다. 하지만 민병헌은 예외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언더킬러'의 명성을 얻었다.


민병헌은 2014년까지만 해도 민병헌은 언더핸드 투수에 약했다. 타율 0.345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시즌이지만 언더핸드 투수와의 맞대결에서 타율 0.167(48타수 8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2015년 민병헌은 달라졌다. 2015년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27(55타수 18안타)을 기록하더니 2016년에는 0.343(67타수 23안타)으로 더욱 타율을 끌어올렸다.

올 시즌 잠수함 투수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임기영(KIA), 고영표(kt)가 잠수함 시대의 포문을 열었고 그 뒤를 따라 김재영(한화)이 따라가는 모양새다. 신정락(LG), 신재영, 한현희(이상 넥센), 우규민(삼성) 등도 KBO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좋은 사이드암 투수들이 갑자기 많아졌다"고 말한바 있다.

민병헌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솔직히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요즘에 언더 투수들이라고 해서 직구, 슬라이더 두 가지 피칭만 하는 것이 아니다. 체인지업과 싱커도 던지고 있다.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공도 느리다 보니 맞춰 잡는 투구를 한다.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병헌은 자신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 시즌에도 언더 투수들을 상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언더 투수와의 맞대결에서 타율 0.423을 마크했다. 이는 민병헌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민병헌은 KBO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연습벌레다.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을 때 민병헌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에 몰두해 슬럼프를 극복해냈다. 언더 투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4년까지 언더 투수에 유독 약했던 민병헌은 쉬지 않고 고민해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다.

민병헌은 "어떻게 하면 언더 투수를 상대로 타율을 올릴까 생각을 많이 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업비밀이라 할 수 없다"면서도 "저는 공을 보고 치는 성향의 타자다. 하지만 언더 투수가 나오면 노림수를 갖고 들어간다. 이것이 주효한 것 같다. 언더 투수들이 공이 느려 변화구를 많이 던지고 있다. 몸쪽도 많이 던지는 편이다. 하지만 요즘 추세는 변화를 많이 주는 것이다. 그것에 따라 많이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스로 계속해서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민병헌은 타율 0.342, 5홈런 23득점 21타점을 기록하면서 두산의 강한 리드오프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올 시즌 끝나면 FA 자격을 획득해 여러 가지 생각할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민병헌의 목표는 소박하다. 그는 "다른 건 생각하지 않는다. 먼 곳을 보기보다는 오늘 한 타석에만 집중한다. 안 아프고 많은 경기를 나가고 싶다"고 말한 뒤 "소박하죠?"라고 되물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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