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2일' 롯데의 어중간한 현주소..대승이 필요해

창원=김지현 기자 / 입력 : 2017.08.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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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2번째 무박2일 경기를 치렀다. 후반기 롯데는 마음 편히 경기를 치러본 적이 없다. 승리하는 것도 패배하는 것도 쉽지 않다. 매경기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면서 피로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중이다.


롯데는 21경기를 치렀는데 12승1무8패를 기록했다. 승률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많았다. 모두 3점 차 승부를 펼쳤다. 1점 차 승부는 무려 10경기나 된다. 경기를 앞서다가도 역전을 당해 꼬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10일 NC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하기 전까지 5연승을 달렸는데 모두 역전으로 일궈낸 승리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롯데가 승리를 쌓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마운드다. 후반기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 3.75(리그 2위)를 기록하며 철벽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타격이 터지지 않으면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롯데의 후반기 팀 타율은 0.264로 리그 9위에 위치하고 있다. 출루율은 0.335(리그 8위) 장타율은 0.384(리그 10위)으로 전반적인 타격 성적이 저조하다.

투타가 엇박자가 나면서 롯데는 어중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결과 하위팀을 만났을 때와 상위팀을 만났을 때와 경기력이 별반 차이가 없다. 조원우 감독은 "상위권 팀과 붙어도 힘들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렵더라도 승리하는 경기를 하다보니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하위권 kt와의 경기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앞서 나가는 경기는 아니었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문제는 체력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치다 보니 체력적인 부담이 커진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고 싶어도 경기 끝까지 승부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중간에 교체도 힘들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상대에게 장타 하나면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에 등판하기 때문에 피로감은 극에 달한다.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는 시원한 대승을 거둬 체력적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이 쉽지 않다.

조원우 감독도 이를 알고 있다. 그는 "후반기 내내 3점차 이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야수도 그렇고 투수들도 많이 지쳤을 것이다. 대승 혹은 대패가 없다. 선수단이 똘똘 뭉쳐 잘하고 있는데 어떻게 전개가 될지 모르겠다. 아직 시즌 경기가 남았는데 힘들더라고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매경기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11일 NC전에서도 그랬다. 폭우로 인해 55분 경기가 지연되면서 경기 리듬이 꼬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2-1로 앞서고 있던 8회말 모창민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승부가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계속된 혈투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롯데는 11회 3점을 뽑아내며 무박2일 경기 끝에 5-3 승리를 거뒀다.

승리 체력이라는 것이 있다. 힘든 경기를 치러도 승리를 가져오면 선수단이 힘을 낼 수 있는 힘이 응축된다. 하지만 흐름이 끊기면 누적된 피로도가 한 번에 몰려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롯데는 이러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는 중이다.

조원우 감독은 "날이 더운데 집중력이 안 떨어지도록 주의해야 한다. 승률도 5할이다. 버티면 기회는 온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버티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팽팽한 긴장의 끈을 조금은 느슨하게 만들어 체력적, 정식적 여유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단의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시원한 대승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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