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X송승헌 '대장 김창수'.."백범 김구보다 청년 김창수"(종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9.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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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 사진=홍봉진 기자


'대장 김창수'는 곧 백범 김구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위대한 독립운동가 김구가 아닌 어둠속에서 희망을 찾은 청년 김창수의 이야기였다.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조진웅과 송승헌, 이원태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소감과 제작기를 밝혔다.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 김창수, 나아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백범 김구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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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 사진=홍봉진 기자


조진웅은 나라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청년이자, 사형선고 이후 감옥소에서 억울하게 고통받는 조선인을 마주한 뒤 삶이 바뀐 김창수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조진웅은 "처음 말 김구 선생님의 이야기라고 들었을 때는 안 한다고 했다. 고사했다"며 "나중에 시나리오를 받으면서 '평범한 한 청년이 나라의 위대한 초석이 되는 과정을 드린 것'이라고 전해들었고, 누구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조진웅은 "사실 감당이 잘 안되더라. 저는 마흔이 넘었다. 당시 청년 김창수의 나이는 20대고 내가 곱절을 더 먹었다. 그런데도 감당이 안 됐다. 그게 웃겼다"면서 "내가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고 무서운 것도 많이 봤을 텐데 막상 그렇게 되니 감당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창피했다. 어떻게 견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조진웅은 이어 "배우로서 그런 식으로 젖어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배우짓 하는 저로서는 그렇게 해야 했다"면서 "그런 인물 하는 것은 앞으로 안하려고 한다. 재현해 내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실제는 어떻게 견디셨지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재차 고백했다. 그는 "그래서 이 나라에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배우짓 하게 돼서 감사드린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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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 / 사진=홍봉진 기자


친일파 감옥소장 강형식 역을 맡아 처음 악역에 도전한 송승헌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송승헌은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이 정의롭고 의롭고 착한 인물이었는데, 배우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던 참에 이 시나리오를 만났다"고 말했다.

송승헌은 "참고했던 기존 캐릭터로는 '쉰들러리스트'의 독일군 장교나 '레옹'의 게리 올드만 같은, 임팩트 있는 캐릭터가 있다"며 "힘들게 억압할수록 김창수의 어려움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최대한 냉정하고 혹독하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님이 승헌씨 얼굴 너무 멀끔한데 그러셨다. 얼굴에 칼자국을 내서 해야 할까요 여쭙기도 했다"며 "그렇게 하기보다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운 이미지 같은데 어떤 순간 냉정해지고 차가워보이는 서늘함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최대한 그런 느낌을 내려 했다"고 밝혔다.

또 송승헌은 "역할이 악역이라 고민했다기보다 이 시나리오를 봤을 때 실존인물을 기반으로 한 영화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이런 이야기를 요즘 젊은 친구들이 꼭 알았으면 했다. 저도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이 분의 이야기를 학교 역사시간에 배운 것이 전부였던 것 같다. 이 시대를 살았던 분들의 아픔이 있기에 우리가 이 시대를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것 같아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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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봉진 기자


1976년생 동갑내기인 조진웅과 송승헌은 이번 작품을 통해 친구가 됐다며 스스럼 없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송승헌은 "조진웅의 몰입도와 진정성에 반했다"고 극찬하면서도 "조진웅이 워낙 말술이라 술자리에 안 갔다", "저는 다스려야 하는 위치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조진웅은 "오래 괴롭히지 않았다. 적당히 했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이원태 감독은 "술 마시고 힘들어 하니 죄수로는 딱 좋더라"라고 한 술을 더 떴다.

각본과 연출을 겸한 이원태 감독은 '대장 김창수'를 오랜 시간 준비했다며 백범 김구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김구 선생님 영화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역사 속 위대한 분들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아는 빛나는 순간이 아니라 그 순간이 있기까지 그 분들이 겪을 수밖에 없던 암흑의 시간, 왜 그렇게 살게 됐는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원태 감독은 "젊은 시절, 나이가 스무살 남짓이었는데 엄청난 일을 하시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셨다. 감옥이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우리 민족의 지도자가 됐다는 그 앞부분의 이야기를 하면 김구 선생님에 대한 또 다른 의미인 동시에 이 시대에 줄 수 있는 좋은 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김구 선생님의 이야기가 아니다. 김창수란 젊은이의 이야기다. 절망의 끝에 선 젊은이가 이를 이겨내는 이야기다라고 생각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원태 감독은 "관객들도 그렇게 받아들이시기를 바라면서 썼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김구의 이야기라는 것을) 감추려 해도 감춰지지 않더라"며 "나름대로의 생각은 감춰주시면 좋은데 자연스럽게 알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알아주시는 것도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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