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1] 'ML 봤다던' 힐만, 왜 켈리 8실점까지 속수무책이었나

창원,서울=PS특별취재팀 / 입력 : 2017.10.0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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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 감독. /사진=뉴스1





SK 힐만 감독의 첫 한국 포스트시즌 무대가 허무하게 끝났다. 외국인 감독의 가을야구 운영이 관심을 끌었으나 김경문 감독에게 적수가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안일했던 선발 투수 교체 타이밍이 아쉬웠다.


SK 와이번스는 5일 오후 2시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7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5-10으로 허무하게 패했다.

이로써 4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치며 1승을 안고 시작한 NC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제 NC는 오는 8일 부산 사직구장서 롯데를 상대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반면 SK의 가을야구는 여기서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올 시즌 SK에 부임한 외국인 감독, 힐만의 가을야구로 관심을 모았다. 힐만 감독은 이날 1차전 선발로 켈리를 내세웠다. 켈리는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 16승 7패 평균 자책점 3.60을 기록한 SK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따라서 이번 1차전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경기 전 힐만 감독은 선발 켈리에 대해 "켈리의 조기 강판 선택지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와일드카드 경기서도 모두 선발이 조기 강판된 것 알고 있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도 분명 알고 있었다. 최근 미국서는 메이저리그 와일드카드 경기가 열렸다. 단판승부다. 말 그대로 사생결단의 자세로 달려든다. 한 경기로 모든 게 결정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팀들이 뒤가 없는 총력전을 펼친다. 이번 메이저리그 와일드카드도 그랬다.

지난 4일(한국시간) 미국 양키스타디움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경기. 양키스 선발 투수는 올 시즌 14승 6패 평균자책점 2.98을 마크한 23세 에이스 루이스 세베리노였다. 그러나 세베리노가 초반에 흔들리지 양키스 지라디 감독은 단 ⅓이닝 만에 그를 교체해버렸다. ⅓이닝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3실점(3자책). 결국 지라디 감독의 빠른 판단과 이후 등장한 강력한 불펜이 힘을 합쳐 8-4로 승리,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리고 5일 미국 애리조나 체이스필드서 펼쳐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와일드카드 경기. 애리조나 선발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 자원인 잭 그레인키였다. 그러나 그레인키가 초반에 난조를 보이자 토레이 로불로 감독은 6-0으로 앞선 상황서 그레인키가 4회 4실점하며 쫓기자 그를 곧바로 강판시켰다. 이날 그레인키의 성적은 3⅔이닝 6피안타 1탈삼진 1볼넷 4실점(4자책). 결국 조기 교체는 통했다. 4회를 4실점으로 막은 뒤 7,8회를 묶어 5점을 추가, 11-8로 승리했다. 이처럼 2경기서는 그야말로 상상을 뒤엎는 파격적인 투수 교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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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되는 루이스 세베리노. 조 지라디 감독이 직접 공을 건네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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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되는 그레인키 /AFPBBNews=뉴스1


하지만 이날 힐만 감독의 투수 교체는 페넌트레이스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켈리는 1회부터 흔들렸다. 선두타자 박민우와 후속 김성욱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뒤 나성범에게 우중간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이어 2사 후 박석민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하며 0-4가 됐다.

2회에도 선두타자 손시헌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 번 끊어줄 만했지만 SK 벤치는 미동도 없었다. 2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켈리는 결국 3회 무너졌다. 1사 후 스크럭스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이호준에게 초구 파울 이후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이제 1사 1,2루 위기 상황.

하지만 여기서도 SK 코치진은 마운드를 방문하지 않았다. 켈리가 마운드를 내려와 잠시 2루와 외야 쪽을 바라보며 한숨을 돌릴 뿐이었다. 결국 박석민을 상대로 초구에 좌전 적시타를 쾅 얻어맞았다. 교체 타이밍으로 보였다. 앞서 3회초 2점을 뽑은 SK였다. 2-4로 쫓아가는 흐름에서 다시 2-5가 됐다. 변화가 필요해보였지만 이번엔 마운드 방문을 하는 선에서 다시 켈리를 믿었다. NC는 3루 주자를 이호준에서 이재율로 바꾸며 SK를 압박했다.

켈리는 후속 권희동 타석 때 폭투를 범하며 한 점을 추가 헌납했다. 김경문 감독의 대주자 카드가 통한 순간이었다. 결국 권희동에게 패스트볼로 1루 진루를 허용한 뒤에야 마운드를 백인식에게 넘겼다. 백인식은 이후 손시헌에게 희생타, 김태군에게 10구 끝에 볼넷, 박민우에게 적시타를 내준 끝에 3회를 마쳤다. 켈리의 성적은 2⅓이닝 8실점.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점수는 2-8이 됐다. 사실상 승기가 NC로 넘어간 순간이었다. 2017 SK 가을야구. 어떤 승부수를 걸어보지도 못한 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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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되는 SK 켈리 /사진=뉴스1


■ PS특별취재팀 : 창원=김우종 김동영 박수진 기자, 서울=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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