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감독이 선수 교체로 바라는 2가지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7.10.1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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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포스트시즌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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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노진혁이 준플레이오프 3차전 최우수선수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NC 김경문 감독은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보통 감독이 선수를 교체할 때 2가지를 기대한다. 감독의 메시지가 선수단 전체에 전달되길 바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투입된 선수가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3차전은 박석민의 교체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김경문 감독은 2회초에 실책을 범한 3루수 박석민을 단번에 빼버렸다. 3회부터 대수비로 들어간 노진혁은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른바 '문책성 교체'가 대성공을 거뒀다. 사실 해당 선수에 대한 문책의 의미는 크지 않다. 그보다는 그 실책이 동료들에게 전염병처럼 번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 첫 번째다. 그라운드에 경각심을 깨우는 것이다.

이후 나성범이 외야에서 실책성 안타를 허용했다. 안타로 기록됐지만 실책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나성범은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을 것이다. 나성범은 그 다음에 다이빙 캐치도 하고 홈 보살까지 펼치며 호수비 퍼레이드를 보여줬다. 박석민 교체 효과가 미친 것이다.

교체 효과가 미미하면 큰 마음 먹고 던진 승부수의 의미가 사라진다. 노진혁이 제 몫을 못했다면 '박석민 없으니까 안되네'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한다. 하지만 노진혁은 완벽했다. 박석민을 교체해도 문제 없음을 증명했다. 남은 시리즈 김경문 감독의 선수 활용폭이 크게 넓어졌다. 박석민을 대타 요원으로 쓸 수도 있다.

NC가 이른 결단으로 많은 것을 얻은 반면 롯데는 '믿음'이 실패했다. 결정적인 견제사를 당한 전준우를 빼지 않았다. 박석민이나 전준우나 팀의 주축이다. NC는 어쩌면 이 한 경기 놓쳐도 좋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롯데는 아니었다.

초반 큰 실수를 저지르면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이 몸을 지배한다. 전준우는 2-5로 뒤진 4회초 2사 1, 2루, 스리볼의 절대 유리한 카운트에서 타격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스리볼 타격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과거에나 스리볼에서 기다리는 것이 미덕이었다. 하지만 전준우는 1번 타자다. 뒤에 줄줄이 좋은 타자들이 대기 중이었다. 3, 4, 5번이라면 뒤로 갈수록 타순이 약해지기 때문에 본인이 해결해도 된다.

전준우는 또 4-10으로 뒤진 6회 1사 만루서 홈 태그업을 시도하다가 아웃됐다. 점수 차가 컸기 때문에 1점 승부를 걸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박석민을 바꾼 NC는 노진혁의 맹활약으로 승기를 잡았다. 보이지 않는 흐름이 3차전 승부를 좌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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