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야마 미호라 가능했던 아름답고 슬픈 멜로(feat.김재욱)(22회 BIFF)

부산=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10.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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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 집행위원장, 나카야마 미호, 정재은 감독 / 사진=이기범 기자


정재은 감독과 일본의 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손잡은 아름답고 슬픈 멜로의 면면이 전해졌다.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 '나비잠'(감독 정재은)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재욱이 드라마 '사랑의 온도' 촬영 일정으로 불참한 가운데 정재은 감독과 일본 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참석했다.


'고양이를 부탁해', '태풍태양', '말하는 건축가'의 정재은 감독의 신작 '나비잠'은 일본을 배경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50대 여성 소설가와 한국인 유학생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일본에서 일본 스태프와 함께 일본어로 만들어졌다.

정재은 감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며 "우리가 멜로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지만 요즘 영화 시장에서는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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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감독 / 사진=이기범 기자



정재은 감독은 "일본에서 영화를 만들기로 결정한 뒤에 나카야마 미호의 오랜 팬으로서 주인공은 나카야마 미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러브레터' 이후 형성된 멜로영화 주인공으로서의 모습을 살려서 저만의 이미지로 나카야마 미호의 모습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캐스팅이 결정된 뒤에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후 나카야마 미호의 친구들이 그의 영화라면 나도 나오겠다고 해서 그 외에도 정말 좋은 일본의 배우들이 힘을 합쳐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됐다. 영화의 가능성을 열어 준 나카야마 미호에게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일본에서 하는 일본어 영화 작업의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외국인이다보니 어려운 부탁을 해도 잘 몰라서 그런가보다 하고 오히려 재밌게 봐주셨던 것 같다. 외국인으로서 작업하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모국어가 아닌데 어떻게 다가갈까. 저도 걱정이 있었다. 그렇지만 100% 배우들의 표현을 믿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멜로 영화에서 여배우의 감정은 중요하다. 이 영화에서 한 번도 울지 않는 여자 주인공을 표현하려 했다"면서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참는 것이 나카야마 미호에게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던 것 같다. 감정이 풍부하신데 울지도 못하게 하니 굉장히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나카야마 미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장면에서는 진짜로 그랬다"고 푸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비잠'에 등장하는 집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 아베 츠토무가 만든 곳으로 현재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을 촬영 허가를 받아 카메라에 담아냈다. 정재은 감독은 "그 집에서 아주 행복하게 영화를 찍었다. 그 집의 구석구석을 담았다. 사랑의 기억이 담긴 집으로서 손색이 없는 집이라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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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미호 / 사진=이기범 기자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는 아직도 자신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러브레터' 에 대해 "한국에서 '러브레터'를 통해 25년간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작품의 힘이다. 그 덕분에 저도 한국 분들에게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카야마 미호가 한국 감독과 작업한 것은 이재한 감독의 '사요나라 아츠카' 이후 2번째. 그는 "'러브레터'를 통해서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한국 스태프에서 많이 제안을 해주시는 것 같다. 많은 분들에게 보다 저를 알릴 수 있어서 계속 출연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영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굉장히 열정적으로 제안을 해 주셨다. 꼭 출연을 해달라고 해서 시나리오를 읽었다"며 "여배우들이 나이를 먹으면 할 수 있는 역할이 줄어든다고 한다. 극중 주인공 료코는 50살이란 설정이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여성을 연기하는 게 처음이었다. 저로서도 보람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영화나 드라마, 작품을 할 때 그것이 전체라고 한다면 저는 그 중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여배우라 생각하지 않고 연기를 열심히 한다는 일념으로 해 왔다. 나를 봐 달라가 아니라 주어진 역할을 다 하는 여배우를 봐 달라고 생각했다"고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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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비잠' 스틸컷


이날 현장에 없던 김재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이어졌다. 정재은 감독은 "김재욱 군이 오늘 같이하지 못했는데 죄송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하더라. 드라마 촬영으로 같이하지 못해서 본인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하더라"라며 "어떻게 하겠나. 그래도 저희가 월요일 드라마를 봐야 하니 용서해 줘야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일본어가 유창한 김재욱에게 많이 의지하며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나카야마 미호는 "한국 배우와 연기한 것이 김재욱씨가 처음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소중히 여기고 전면으로 부딪쳐오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열정적으로 다가오는 분이라 그 연기 열정에 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촬영 당시를 되새겼다.

지난 12일 열린 개막식에 김재욱과 함께 참석했던 나카야마 미호는 "작년에 뵙고 1년 만에 이틀 전 봤는데 그 사이 성장한 것이 보이더라.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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