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이기는 방법은 롯데도 알고 있었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7.10.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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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포스트시즌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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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준플레이오프서 아쉽게 탈락했다.



롯데도 이기는 방법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는 것과 그걸 실현해내는 것은 다르다. 그 차이로 NC와 희비가 엇갈렸다.

물론 투수교체가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롯데의 공격이 계획대로 됐다면 승부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았을 것이다. 롯데가 한 번, 두 번 막히면서 주도권은 서서히 넘어갔다. NC는 단 한 번 잡은 찬스를 머릿속에 그린대로 살렸다.

NC가 때린 안타 15개 중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잡아당긴 안타가 1개 뿐이었다는 점이다. 좌타자는 센터 좌측으로, 우타자는 센터 우측으로 때렸다. 15개 중 14개 방향이 그랬다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전에 계획된 일인지, 이날 비가 와서 급히 수립된 작전인지는 알 수 없다. 타자 전체가 하나가 돼 철저하게 팀 배팅에 집중했다. 가을에는 홈런 혹은 장타 하나로 분위기가 급반전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내일이 없는 5차전. 전부 좋은 투수, 강한 투수가 나와 혼신의 공을 던지는 날이다. NC는 이를 알고 주자를 모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풀스윙보다는 컨택에 올인했고 이는 5회 7득점으로 이어졌다.

롯데도 콘셉트는 확실했다.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서 타자를 유혹하는 해커의 투심을 얼마나 참아내느냐가 관건이었다.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 나타났다. 볼 카운트 우위를 점하고도 결정타를 꽂아 넣지 못했다. 다 빗맞거나 파울이 되면서 해커 공략에 실패했다.

롯데 타자들은 경기 초반 타석에서 매우 슬기롭게 대처했다. 롯데도 NC와 마찬가지로 작정하고 들어왔다. 유인구에 속지 않았다. 잘 골랐다. 하지만 그 이후가 어려웠다.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어 놓았으면 존을 좁혀 볼넷으로 나가거나 자신 있게 타격해 안타를 치거나 하는 결과물을 만들었어야 했다. 해커가 잘 버티기도 했지만 롯데도 분명 기회는 있었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갈 수밖에 없는 카운트에서도 번번이 놓쳤다.

머리로는 알아도 몸으로도 반응할 수 있느냐. 바로 경험의 차이다. 포스트시즌 단골손님 NC와 5년 만에 가을 잔치에 초대받은 롯데의 차이는 여기서 벌어졌다. 미친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팀 전체가 하나가 돼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 NC는 이에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롯데도 알았지만 플레이로 보여주지 못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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