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에이스' 니퍼트에게 1점이란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7.10.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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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포스트시즌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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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아마 1점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니퍼트는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가 익숙하다. 딱 1점만 얻어줘도 이를 지켜낼 수 있는 에이스의 진가를 한국시리즈에서도 유감 없이 보여줬다. 에이스와 그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는 어떻게 다른지 니퍼트가 보여줬다.

1차전 니퍼트의 구위는 그리 위력적이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때의 불안감이 지속됐다. 공이 날렸다. 최고구속은 152km/h까지 찍혔음에도 낮은 코스로 꽂히지 못했다. 그 와중에도 니퍼트는 아직 날이 무딘 KIA 타선을 상대로 버텨나가는 방법을 찾아갔다.


4회초 두산이 선취점을 뽑았다. KIA의 수비실책 1개와 볼넷 3개를 엮어 밀어내기로 1점을 뽑았다. 1사 만루에서 적시타 하나가 나오지 않아 간신히 1점을 얻은 게 전부였다. 득점은 두산이 했지만 오히려 KIA가 잘 막은 꼴이 됐다. 이런 경우 대개 바로 다음 공방에 의해 주도권의 향방이 갈린다.

두산과 니퍼트 입장에서는 4회말 수비가 가장 중요했다. 4회초 1사 만루서 1득점에 그친 뒤 곧바로 실점하면 흐름은 넘어간다. 반대로 아슬아슬하지만 4회말을 탈 없이 넘어가면 다시 치고 나갈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동시에 KIA 입장에서는 4회말에 반드시 변수를 만들어야 했다.

니퍼트는 3회까지 직구 28개, 체인지업 8개, 슬라이더 7개, 커브 1개를 던졌다. 직구 비율이 60% 이상이었다. 하지만 4회말 선두타자 최형우를 맞아 초구에 커브를 던졌다. 4회부터 커브를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레퍼토리 변경과 완급조절 두 가지 효과를 누렸다. 안치홍에게는 커브를 던져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이범호에게는 삼진을 빼앗았다.

1점을 얻은 순간 니퍼트는 패턴을 바꿨다. 굉장히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5회말 맞은 3점 홈런은 옥에 티지만 앞서 병살 플레이로 이미 끊어야 했을 상황이었다. 평소의 두산 수비진이었다면 제아무리 발 빠른 이명기라도 병살 처리가 가능한 강한 타구였다. 니퍼트는 딱 1점뿐이라도 승리까지 갈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반대로 헥터는 좋은 공을 십분 활용하지 못했다. 두산 타자들은 빠른 공 밖에 노릴 게 없었다. 힘 대 힘으로 붙어보자는 정면돌파 뿐이었다. 그럼에도 헥터는 5회초, 김재환, 오재일에게 빠른 공으로 승부했다가 얻어맞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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