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2~3년후 정상 누릴 두산의 판짜기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2017.12.0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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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왼쪽)와 보우덴. /사진=OSEN


2017 KBO 리그에서 준우승을 한 두산 베어스가 정상 도전을 위해 대대적인 선수단 새판짜기를 시작했습니다.

두산은 지난 11월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구단 보류선수 명단에서 은퇴해 코치로 바뀐 정재훈(37), 6년전 불법인터넷도박 혐의를 받은 진야곱(28)을 비롯해 니퍼트, 보우덴, 김성배(36), 고원준(27), 안규영(29), 조승수(27), 이용호(29), 홍영현(28), 이정호(25) 등 투수 11명과 포수 정인석(25), 내야수 정진철(26), 외야수 김진형(27), 백진우(29), 이찬기(24)등 총 17명을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코치진의 경우 일단 한용덕 수석코치가 한화의 감독으로 떠나면서 강인권, 전형도 코치를 데려갔습니다. 이 자리에 두산은 코지 고토(48)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와 김태균(46) 전 롯데 코치를 비롯해 올해 은퇴를 선언한 조인성(42), 롯데 출신 KBSn스포츠 해설위원 조성환(41), 은퇴한 정재훈(37)을 코치로 영입했습니다.

코치로 바뀐 선수와 물의를 빚은 선수, 육성군에 있던 선수 등 6명을 제외하고 정식으로 무려 11명을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한 두산은 12명을 내보낸 넥센에 이어 명단제외 선수가 두 번째로 많습니다.

니퍼트나 에반스 같은 외국인 선수를 제외 시킨 것도 놀랍습니다.


최고의 외국인 투수라는 평가를 받던 니퍼트는 지난 해 KBO리그 6년 차로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시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누렸습니다. 보우덴 역시 18승7패 평균자책점 3.80의 빼어난 성적으로 선발 ‘판타스틱4’의 한 축으로 자리하면서 올시즌을 맞았고, 지난해 타율 0.308, 24홈런, 81타점을 기록한 에반스도 또한 올시즌 팀에 남았습니다.

그러나 니퍼트는 금년 시즌 14승(8패)을 수확했지만 한국에서 보낸 7시즌 중 2번째로 좋지 않은 평균자책점(4.06)을 남겼습니다. 가을야구에서도 1승2패 평균자책점 8.27로 에이스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보우덴은 시즌 초반부터 어깨 부상으로 2개월 이상 팀을 떠나 있었고 복귀한 후에도 3승 5패 평균자책점 4.64로 부진했습니다.

에반스는 타율 0.296 27홈런 90타점으로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비율 스탯(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과 세부 지표 등의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경쟁자인 오재일이 크게 성장한 것도 결별하기로 한 동기입니다.

KBO 규정상 외국인 선수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할 경우 직전 해 연봉의 75%까지 보장해야합니다. 니퍼트의 올 시즌 연봉은 210만 달러. 다음 시즌 니퍼트와 재계약을 원한다면 157만5000달러(17억1076만 원)를 보장해야 하는데 두산은 니퍼트에게 이만큼의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없음을 알린 것입니다.

두산의 경우 외국인 선수만 아니라 국내파 주축 선수도 다른 구단으로 옮겼습니다.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최고의 외야수 민병헌(30)은 지난 11월 28일 4년 총액 80억 원으로 롯데로 이적했습니다.

민병헌의 보상 선수로 두산은 12월 5일 외야수 백민기(27)를 지명했했습니다. 백민기는 학동초-강남중-성남고-중앙대 출신입니다. 2013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5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2015시즌 중반 군에 입대하고 전역했습니다. 두산 관계자는 "185cm-85kg 신체조건의 백민기는 기동력이 좋고 센스가 뛰어나다. 이번 지명은 구단의 미래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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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사진=뉴스1


문제는 김현수의 두산 복귀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김현수는 7월 말 볼티모어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습니다. 2016년 KBO리그에서 타율 0.302 6홈런 22타점 OPS 0.801을 기록했지만 2017년에는 두 팀을 거치며 타율 0.231 1홈런 14타점 OPS 0.599로 부진했습니다. 그런 김현수가 미국에서 돌아올 경우 두산이 'KBO리그 FA 시세'를 맞춰주기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김현수의 경우 4년 총액 100억 이상을 호가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나 여러 사정 상 두산 구단이 김현수의 눈높이에 부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외국인 선수 빈 자리에 두산은 지난 1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스위치 타자 지미 파레디스(29)와 총액 80만 달러(한화 약 8억 7천만원)에 계약했습니다.파레디스는 1루와 3루, 그리고 외야수비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입니다. 부드러운 타격 스윙에 파워도 수준급이라는 평가입니다.

파레디스는 2011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습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습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332경기 타율 0.251(951타수 239안타), 20홈런, 100타점입니다. 올해 지바 롯데에서 뛰는 등 일본 프로야구 경험도 갖고 있어 KBO 리그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규모로 인적 구성을 새로 해야 하는 두산의 대대적인 물갈이는 손시헌, 이종욱, 최준석 등과 결별했던 2013시즌 직후과 비슷합니다. 당시 두산은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맞붙어 3승4패로 아쉽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그 당시 베테랑 선수들을 상당수 내놓고 신진 선수로 체제를 바꾼 두산은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올해는 준우승을 했습니다.

앞으로 두산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변화를 택한다면 당장 내년은 아니더라도 2~3년 후에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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