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결산②] '3위 마감' 한국, 결국 기초종목 투자에 달렸다

육상과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낸 정혜림과 김서영. /사진=뉴스1

한국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쓴맛을 봤다. 무려 24년 만에 종합 3위로 내려앉았다. 또 한 번 확인한 것이 있다. 종합대회에서 '기초 종목'의 중요성이다. 메달이 절대적으로 많이 걸려있는 수영과 육상에서 선전이 없는 한 한국의 반등은 요원할 수 있다. 투자에 달렸다. 매번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도 나오게 됐다.

한국은 2일(이하 한국시간) 트라이애슬론 혼성 경기를 끝으로 이번 대회 모든 경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금메달 49개·은메달 58개·동메달 70개·합계 177개로 종합 3위에 자리했다.


다소 충격적인 결과였다. 아시안게임 '1강' 중국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금132·은92·동65). 만리장성은 이번에도 견고하고 두터웠다. 하지만 일본에 밀렸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75개·은메달 56개·동메달 74개·합계 205개를 기록하며 종합 2위에 자리했다.

당초 한국의 목표는 금메달 65개 획득에 종합 2위 수성이다. 1998년 방콕대회부터 2014년 인천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 종합 2위를 차지했다. 6연속 종합 2위를 노렸다. 하지만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반대로 일본이 크게 뛰어올랐다.

한국이 잘하던 종목들에서 아쉬움을 남긴 것이 우선 컸다. 태권도, 펜싱, 유도, 양궁 등 '효자 종목'들이 일제히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그리고 기초종목인 수영과 육상에서 이번에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수영 경영에는 총 4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 이 가운데 한국은 딱 1개를 가져왔다. 김서영(24·경북도청)이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400m 개인혼영에서 은메달을 땄던 김서영은 200m에서 기어이 금맥을 캤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은 나란히 19개씩 금메달을 가져갔다. 특히 일본의 페이스가 좋다. 2010년 광저우에서 9개, 2014년 인천에서 12개를 땄던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19개의 금메달을 품었다. 오히려 중국이 2010년 광저우 24개-2014년 인천 22개에 이어 19개로 줄어든 모습이다. 일본이 그만큼 힘을 냈다는 의미다.

육상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육상에서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이 여자 허들 1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이것이 끝이었다. 2014년 인천의 '노골드' 한은 풀었다. 이것만으로도 의미는 있었다. 하지만 무려 48개의 금메달인 걸린 육상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에 그쳤다. 한국 육상의 현주소다.

반면 중국은 금메달만 12개를 가져갔다. 48개 가운데 1/4를 챙겼다. 일본도 6개를 품었다. 일본의 경우 전체 메달수도 18개로 적지 않았다(금6·은2·동10). 한국은 금메달 1개·은메달 1개·동메달 3개로 합계 5개였다. 같은 아시아에서도 중국-일본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 모양새다.

결국 한국이 수영과 육상에서 일정 이상 금메달을 따냈다면, 일본과 격차는 크게 줄어들 수 있었다. 하지만 당장 중국-일본과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기본적인 저변이 다르다. 일단 인구에서 차이가 크다. 인구 차이는 선수 저변의 차이로 이어진다. 게다가 중국과 일본은 수영과 육상에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 특히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대비해 집중적인 선수 육성에 나선 상태다. 선수가 많은데, 투자까지 잘 된다. 성적이 잘 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은 아니다. 수영과 육상에서 선수 풀도, 제반 인프라도 갈 길이 멀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일 해단식 자리에서 "이번 대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투자와 지원을 계속해 메달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것이 빈말이 되지 않으려면 당장 지금부터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