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박건형 "쇼비즈니스의 핵심? 진심 아닐까요?"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9.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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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의 박건형 / 사진제공=지킴엔터테인먼트


"쇼 비즈니스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사기꾼 혹은 거짓말쟁이라 불리는 쇼비즈니스의 창시자 이야기가 뮤지컬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휴 잭맨이 주연을 맡은 영화 '위대한 쇼맨'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P.T.바넘을 주인공으로 삼은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이다. 뛰어난 화술과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대중을 사로잡았지만, 쇼를 위해서라면 과장과 거짓말을 서슴지 않았던 사람. 인간을 구경거리로 전락시킨 장본인이면서 동시에 노예제 폐지에 앞장섰던 정치인. 바넘 역을 맡아 오랜만에 쇼 뮤지컬로 돌아온 배우 박건형(41)은 특유의 능청과 천연덕스러움을 섞어 관객을 쥐락펴락 하는 중. 궁기에 궁리를 거듭하며 한국 초연의 첫 주인공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열정적인 무대만큼은 바넘을 꼭 빼다 박은 듯한 그가 밝힌 '쇼 비즈니스'의 핵심은 다름아닌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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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의 배우 박건형


-유쾌한 쇼 뮤지컬에서 오랜만에 만난다.

▶가볍게 즐길 쇼 뮤지컬이라 오랜만에 해보고 싶었다. 저도 모르게 그간 진지한 역할을 해온 것 같다. '내가 어떻게 이런 길에 접어들게 됐을까' 할 만큼. 노선이 기운 느낌이랄까. 변화를 꿈꾸던 중 제안을 받았고 하게됐다. 한 달을 고민하다 결정했다.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바넘이란 인물에 대한 미화 논란도 있다.

▶자료를 찾아봤는데 악인이라며 너무 싫어하는 사람도 있더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건 치우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작품에 묘사된 선에서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다. 크게 마음쓰지 않았다. 이건 다큐가 아닌 공연이고, 그는 사람들을 재밌게 하고 싶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거짓이 들어갔던 것일 테니.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자유의 여신상을 없애는 마술을 한다 했다고 그를 나쁘다 하지는 않지 않나.

-영화 '위대한 쇼맨'이 먼저 개봉했다.

▶처음엔 영화와 같은 작품인 줄 알았다. 그런데 차이가 있더라 저희는 영화보다 먼저 만들어진 뮤지컬의 라이센스를 가져온 작품이다. 영화는 영화, 뮤지컬은 뮤지컬로 차별성을 주고 싶다. 아무래도 영화보다 무대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관객이 어떤 걸 즐거워하고 재밌어하고 또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수정하고 보완해 가며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뮤지컬의 장점 아닌가.

-뮤지컬 초연의 주인공으로서 부담과 사명감도 있을 법하다. 1,2막의 정서를 끌고가는 장치가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니까. 초연이 아니더라도 늘 부담을 느끼지만 초연이란 게 덧입혀지면 무게가 커진다. '잘 되면 내 덕, 안 되면 만드는 사람 탓'을 할 수는 없지 않나. 영광을 누리려면 부담을 견뎌야 한다. 원작보다 발전된 상태로 오픈됐다고 본다. 예전 브로드웨이의 '올드패션'이 느껴지는 고전적이고 고풍스러운 뮤지컬이다. 이제 막 선보인 만큼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무작정 관대한 시선으로 봐달라는 건 아니고, 더 좋은 공연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가 있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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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의 배우 박건형


-넉살과 유머를 겸비한 가벼운 캐릭터다.

▶능청스러운 모습을 예능에서 보여드리다 보니 '나 진지한 면도 있는데 왜 이런 면만 보실까' 했고, 그러다 진지하게 무게감을 가져가 볼까 하니 이제는 '그 모스빙 좋았는데' 한다. 적절한 게 필요하다. 연애도 안 하면 연애 세포가 죽는다고 하지 않나. 능청이나 코미디도 계속 사용을 해봐야 된다. 저는 그래서 최초 시도를 집사람에게 해본다. 집사람이 웃으면 연습실에서 시도해 본다. 여배우들이 웃음을 못 참아서 흔들린 적도 있다.(웃음)

-동료, 후배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나. 함께 바넘 역을 맡은 유준상과 비슷하게 보일 때도 있다.

▶방식이 다르다. 저는 좀 더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동료, 후배와의 대화를 좀 더 중요하게, 어렵게 생각한다. 지켜봐야지, 순간적은 모습으로 말을 할 수는 없지 않나.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 말하는 건 의미가 없다. 왜 힘든지 알고 솔루션을 주고 싶다. 작품은 어디까지나 팀플레이고 상대에게 혼자만의 고민을 남겨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남우현, 서은광 등에게 제가 달리 도움 줄 게 있겠나. '무대에서 이 정도만 봐도 임팩트 있어' 이런. 그러며 저도 배운다.

-바넘은 늘 쇼비즈니스를 이야기한다. 쇼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진심인 것 같다. 쇼와 비즈니스가 결합하면 마치 진지함과 먼 것 같지 않나. 바넘은 계속 '쇼비즈니스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돼'라고 하지만 사실 중요한 건 진심이 동반돼야 한다는 거다. 진심과 철학이 있어야 얻어맞더라도 아프지 않다. 악평과 악플을 받을 수 있지만 저는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닐뿐더러 최선을 다했기에 쓴소리가 아프지만 나를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 두려운 것이다.

-남은 공연 계획이 있다면??

▶공연이 회를 거듭할수록 능수능란해진다. 처음엔 버거웠던 것들이 여유롭게 될 것이다. 빈틈을 꽉꽉 채우고 볼거리도 추가하고 싶은 마음이다. 분명 더 채워질 것이다. 쇼 뮤지컬은 관객과의 호흡이 있다. 가차 없이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더 재미있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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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의 배우 박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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