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팔이는 계속된다! 2018년 리마스터 게임 모음

이덕규 객원기자 / 입력 : 2018.10.0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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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이나 예전에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은 게이머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계의 발전이 눈부시다 보니 몇 년만 지나도 다시 해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콘솔 게임기의 경우에는 세대가 바뀌어서, PC 게임의 경우에는 새로운 하드웨어에서는 잘 안 돌아가거나, 최신 게임으로 눈이 높아진 상태에서 저 해상도의 게임을 하자니 예전만큼 즐기기 어려운 경우도 있죠.


그래서 나오는 게임들이 바로 리마스터(또는 HD 버전)와 리메이크 버전들입니다. 리마스터 게임은 최근 꾸준히 발매되고 있는데요, 그만큼 게임산업의 역사도 오래되었고 기술의 발전도 빠르기 때문에 필요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리마스터와 리메이크를 정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마스터(Remastered): 오래된 게임들의 그래픽을 요즘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해상도를 요즘 시대에 맞게 HD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해상도가 올라가면 튀어 보이게 마련인 텍스처도 고해상도로 바꿔야 합니다. 더 하위 기종으로 나왔던 게임을 상위 기종에서 플레이 가능하도록 하는 버전업도 필요합니다. HD 버전이라고 이름 붙여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래 게임에서 불편했던 부분의 편의성이나 밸런스 등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의 게임 플레이를 크게 바꿀 정도로 건드리지는 않습니다.

리메이크(Remake): 리메이크의 경우에는 스토리나 설정 등에 손을 대진 않지만 게임을 최신 시대에 맞게 해상도는 물론 그래픽도 바꾸거나, 게임에서 불편했던 부분 등도 수정하는 등, 리마스터보다는 좀 더 손을 댄다고 보면 맞겠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완전히 다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부트(Reboot): 이건 헷갈릴 일이 없지만, 참고삼아 넣어봅니다. 기존의 게임 스토리 등을 완전히 없었던 일이나 평행세계의 일로 돌리고, 스토리의 원점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게임계에서 있었던 최근의 성공적인 리부트는 <툼레이더>나 <둠(2016)>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리부트를 제외하고 리마스터와 리메이크, HD 버전 등은 제작사가 이름 붙이기 나름인 것으로 보입니다. 리메이크임에도 그래픽을 크게 갈아엎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리마스터인데도 많이 수정하는 게임도 있는 등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상의 이야기는 대체적인 이야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8년에도 많은 리마스터 게임이 발매 중이거나 발매 예정입니다. 이 중에는 과거에 인기 있었던 게임을 서비스 차원에서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후속작을 내기 위한 준비 단계로 리마스터되거나, 바로 전 세대 콘솔로 나왔거나 PC로 나오지 않았던 게임이라 HD화 하면서 발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2018년 초부터 지금까지 발매된 리마스터와 리메이크 게임들 중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순서는 발매일 기준입니다.

“RTS의 여명기에 등장한 게임을 다시 한 번!”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디피니티브 에디션



기종: PC(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Xbox One

발매일: 2018년 2월 20일

언어: 한국어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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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보다 앞서 1997년 발매된 앙상블 스튜디오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는 워크래프트 2와 커맨드 & 컨커의 전략 시뮬레이션 바람을 타고 발매된 작품으로 보이지만 선사시대부터 고대 로마 정도의 시간대를 커버하고 있는, <문명>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듯한 게임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초기 RTS 작품인지라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들이 많았던 것이 아쉬운 점이었는데요, 이런 부분을 일신하고 해상도는 물론 많은 부분을 업그레이드한 완전판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디피니티브 에디션>입니다.

3D 프리 렌더링으로 캐릭터를 만든 2D 게임이라서 HD로 만들려면 완전하게 새롭게 그리는 것이 필요했는데요, 이 부분이 아주 깔끔하게 개선되었습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리마스터를 보는 것 같네요. 또, 1편의 발매 당시에는 일본 야마토 시나리오가 임나일본부설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 부분도 수정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짜 완전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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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처만 고해상도화 해서 내놓는 리마스터 게임들이 많지만 AOE는 유닛 그래픽을 완전히 다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그대로의 게임 밸런스나, 좋지 않은 인공지능 등은 그대로이며, 스팀 등의 플랫폼에 적용되지 않고 오로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만 구매할 수 있고 윈도 10 이상만 지원하는 것도 단점입니다.

“리마스터 같은 리메이크”

완다와 거상 (리메이크)



기종: PS4

발매일: 2018년 2월 6일

언어: 한국어 지원(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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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PS2의 론칭 타이틀로 발매된 <이코(ICO)>의 후속작인 <완다와 거상(2005)>. 사랑하는 소녀를 살리기 위해 거대한 석상과 싸우게 되는 완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당시 뛰어난 그래픽과 독특한 게임성으로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방대한 오픈월드를 말을 타고 달리면서 그곳에 있는 석상들을 찾아서 격파하는 것이 게임의 주 목적이자 모든 것이었는데요, 다른 액션 게임처럼 때려잡는 것이 아니라, 거상을 타고 올라가서 약점에 칼을 꽂아버리면 되는 것이었지만 그곳까지 가는 것까지가 여러 퍼즐과 액션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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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너무 앞선 게임이었는지, 지금에서야 그래픽이 완성되었네요


<완다와 거상>은 걸작 게임이지만, 굳이 흠을 잡자면 문제는 PS2 당시에는 하드웨어의 성능 문제로 인해서 그래픽을 추구한 만큼 프레임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높은 품질의 그래픽 VS 프레임에서 전자의 손을 들어줬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걸작이기도 하고 인기도 많아 PS3 시절에도 리마스터되었으며, 올해 2월에는 리메이크라는 이름으로 다시 PS4로 발매되었지만, 워낙 더하고 뺄 내용이 없는 완벽한 게임이었는지라 게임의 내용 자체가 크게 변한 것이 없습니다. 다만 더 고해상도에서 과거의 사양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부드러운 프레임 레이트를 구현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겠습니다.

“고전 명작 액션 게임을 PC로!”

데빌 메이 크라이 HD 컬렉션



기종: PC, Xbox one

발매일: 2018년 3월 13일

언어: 한국어 미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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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는 스타일리시 액션, 액션의 서브 장르인 ‘익스트림 컴뱃’을 창시한 게임입니다. 2001년 PS2를 통해 1편이 발매된 이후 수많은 액션 게임에게 영향을 미쳤는데요, <갓 오브 워>, <닌자 가이덴>, <니어 오토마타> 등의 화려하고 콤보를 중시하는 액션 게임이라면 모두 데빌 메이 크라이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되겠죠. 아, 물론 <베요네타>도 있지만 이 게임은 데빌 메이 크라이의 제작자인 카미야 히데키가 캡콤 퇴사 후 제작한 게임이라 정신적 후속작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어쨌든 대단한 명작 게임인지라 리마스터도 여러 번 되었고 HD 화도 여러 번 거쳤지만 지난 3월에는 드디어 PC로 데빌메이크라이 1, 2, 3을 즐길 수 있는 <데빌 메이 크라이 HD 컬렉션>이 스팀을 통해 발매되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발매된 <데빌 메이 크라이 HD 컬렉션> PC버전은 지난 2012년 PS3과 Xbox 360용으로 발매된 <데빌 메이 크라이 HD 콜렉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그래픽 변화도 없으며 그냥 고해상도,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만 그래도 당시의 명작 게임(2편은 평가가 안 좋으니 빼더라도)을 29,000원에 즐길 수 있는 건 그다지 나쁜 선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 4>와 리부트 작인 는 이미 PC로 발매되어있으며, 2019년 3월에 발매될 <데빌 메이 크라이 5>도 PC로 같이 발매될 예정이니 이제 모든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를 PC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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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권총 들고 싸우는 건 영화 <이퀄리브리엄>보다 앞섰죠!


“파괴! 질주! 그것은 본능”

번아웃 파라다이스 리마스터드



기종: PC(오리진스토어), PS4, Xbox One

발매일: 2018년 3월 16일(PS4,Xbox One), 8월 21일(PC)

언어: 한국어 미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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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못하는 사람 보고 '번아웃으로 면허 땄냐'라는 농담도 했었는데 말이죠


EA와 크라이테리온의 <번아웃> 시리즈는 레이싱 게임의 외도를 걷는 게임이었습니다. 다른 레이싱은 타 차량과의 충돌을 피해야 하지만, 이 게임은 피할 필요가 없죠. 부수느냐 부서지느냐가 번아웃의 묘미니까요. 신나는 OST와 함께 질주하는 쾌감은 즐겨본 사람만이 아는 재미입니다. 하지만 번아웃 시리즈의 명맥은 E 모사가 늘 그러하듯 어느샌가 끊어지게 되었으니… 이제는 모바일 게임으로나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제대로 된 최후 작품이 된 것은 2008년에 PS3와 Xbox 360, 그리고 이후 PC로 이식된 <번아웃 파라다이스>였습니다. 이 작품은 시리즈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오픈월드 레이싱이 되었습니다. 자유롭게 도시를 레이싱하다가 레이싱 스팟이나 크래쉬 스팟 등을 찾아서 하는 샌드박스적인 게임 진행이죠. GTA를 차만 타고 한다고 보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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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세월을 넘어 발매된 <번아웃 파라다이스: 리마스터드>는 4K 해상도라서 눈에 띄게 좋아진 그래픽은 물론 8개의 DLC까지 모두 포함되어있어서 그야말로 완전판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단, 이미 번아웃 파라다이스를 즐겨본 게이머 분들까지 다시 구매해야 할 매력까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최고의 리마스터 기대작이 한순간에 무너지다”

다크 소울 리마스터드


기종: PC(스팀), PS4, Xbox One, 스위치

발매일: 2018년 5월 24일

언어: 한국어 지원(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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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다이’하면 생각나는 게임, 멋모르는 스트리머에게 시청자들이 가장 시켜보고 싶어 하는 게임, 바로 <다크 소울>이죠. 2011년 처음 발매되어 독자적인 서브 장르로 ‘소울라이크’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게임인 <다크 소울>이 리마스터로 지난 5월에 발매되었습니다.

<다크 소울>은 굉장히 어려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300만 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면서 마니악하고 컬트적인 게임 전문 개발사였던 프롬 소프트를 전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로 발돋움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PC용 다크소울은 PS3, Xbox 360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오는 바람에 모드를 실행하지 않고는 PC에 걸맞은 해상도와 프레임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즐기기에는 유저 모드가 필수적이었죠.

지난 5월 <다크소울 리마스터드>는 이런 모드가 없이도 PC에서 제대로 고해상도를 즐기게 만드는 듯했으나 결과적으로는 PC 한정으로 안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버그는 그대로고, 이미 모드로 해결된 것을 공식적으로 넣어주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그래픽이 극적으로 향상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나빠진 점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한편 버그는 그대로 존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다크 소울 멀티플레이를 즐기던 유저들도 떠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결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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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에 60프레임은 이미 모드로 구현되었는데 새 요소도 없고... 망했어요


“파괴의 미학의 오리지널은 여기 있다”

레드팩션 게릴라 리-마스-터드



기종: PC, PS4, Xbox One

발매일: 2018년 7월 4일

언어: 한국어 미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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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발매된 볼리션의 <레드 팩션: 게릴라>는 <레드 팩션> 시리즈의 2번째 작품으로, 화성을 배경으로 한 오픈월드 TPS 게임입니다. 화성 개척자인 주인공이 지구 측의 압제에 게릴라 활동을 하는 것이 주 내용이란 것은 사족이고,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든 부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모든 건축물은 물론 지형지물조차도 파괴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야 이런 것들이 더 이상 신기하지 않지만, 물리 엔진이란 것이 한창 주목받던 이 시기에 <레드 팩션: 게릴라>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파괴’의 미학을 보여주는 게임이었습니다. <레드 팩션> 1편도 지형을 파괴하는 것을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내세웠던 게임인 만큼 2편 역시 당시 최고의 파괴의 미학을 보여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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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스-터드(Re-Mars-tered)는 게임 배경이 화성(Mars)이라서 붙인 장난기 어린 제목이지만, 말 그대로 리마스터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당시 그래픽도 지금 아주 못 봐줄 정도(?)는 아니라서, 전작을 못 해본 플레이어들에게는 추천할만하지만 예전에 즐겼던 분이 다시 즐겨볼 가치까지는… 글쎄요?

“일본 야쿠자의 세계를 한국어로 엿보자!”

용과 같이 3 리마스터


기종: PS4

발매일: 2018년 8월 9일

언어: 한국어 지원(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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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쿠자의 세계를 알 수 있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 <용과 같이> 시리즈의 3편은 2009년, PS3으로 나온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리마스터 버전이 PS4로 한글화되어 지난 8월 9일 발매되었습니다.

일본 최고의 유흥 번화가인 카부키쵸를 모델로 제작한 ‘카무로쵸’라는 가상의 배경을 무대로 하는 용과 같이 시리즈는 세가 최고의 인기 게임 시리즈로 자리 잡았지만 한글화가 된 적이 없어서 한국 게이머들에게는 거리가 먼 게임이었죠. 그러던 것이 시리즈 1편을 리메이크한 <용과 같이: 극>에서 최초로 한글화가 되면서 점점 우리나라의 유저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시리즈인 3 리마스터도 당연히 한글화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유저들 한정으로 접근성이 높아졌습니다. 오는 겨울을 예정인 4는 물론, 2019년 초에 발매될 5의 리마스터도 한글화될 예정입니다.

아쉬운 점은, 시리즈 최종작인 <용과 같이 6>의 경우는 지난 2016년 한글화는 물론 국내 정식 발매도 취소되었죠. 극우 콘텐츠 때문에 문제 되어 취소했다고 하나, 실제로 일본판 플레이해본 유저들은 그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시리즈 1~5까지는 한글로 즐길 수 있는데 6편만 못 즐긴다니 아이러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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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류의 마지막 이야기는 이제 한글로 못 보는 걸까요?


3편의 리마스터 이야기로 돌아가서, 1편과 2편의 시스템을 갈아엎어서 제작한 <용과 같이: 극>이 바로 지난해에 나왔기에 3편의 리마스터에 거는 기대도 높았지만, 시대를 거치면서 진화한 <용과 같이>의 액션 시스템의 변화가 크게 없어서 기대보다는 실망을 많이 하는 평가가 많습니다.

“왠지 미래가 걱정되는 추억 팔이”

쉔무 I&II 리마스터


기종: PC(스팀), PS4, Xbox One

발매일: 2018년 8월 22일

언어: 한국어 지원(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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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후반, 세가의 가장 큰 버팀목이라면 스즈키 유가 이끄는 AM2 스튜디오였습니다. 체험형 오토바이 레이싱 게임 <행-온>이나 <스페이스 해리어> 등부터 시작한 AM2 스튜디오는 3D 시대로 넘어가면서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와 <데이토나 USA> 등의 오락실 게임들을 크게 히트시키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당시 오락실에서 AM2가 제작한 게임을 보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죠.

그러던 AM2가 제작한 세가 ‘드림 캐스트’용 게임이 바로 1999년 발매된 <쉔무>였습니다. 쉔무는 당시로는 보기 어려웠던 오픈월드 형식의 액션 어드벤처로, 액션 부분은 마치 버추어 파이터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게임 환경은 세밀하게 묘사되어 1999년의 다른 ‘일본’ 게임에선 보기 힘들었던 낮밤의 변화, 등장 NPC들이 마치 그 세상 안에 실제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등의 요소가 이미 이때 구현되었습니다.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쳐 게임 안에 별 필요 없는 오브젝트까지 세세하게 디자인했던 것이 눈에 띄었죠.

2001년에는 2편을 내고, 게임 마지막에 이야기의 마무리를 짓는 3편의 발매를 예고했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인공 하즈키 료의 마지막 이야기는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세가가 드림 캐스트의 흥행 부진으로 인해 콘솔 게임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드림 캐스트가 이미 시장 철수를 하기로 한 마당에서 발매된 쉔무 2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없었기 때문인지 2편의 흥행도 바닥을 치게 됩니다. 아마도 1편이 생각보다 소문만 무성했지 볼 것 없는 잔치였다는 일부 평가도 2편의 흥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후 쉔무 시리즈를 살리기 위해 한국의 개발사에 <쉔무 온라인> 제작을 맡기는 등의 일도 있었지만 결국 취소되었으며, 스즈키 유 또한 2008년 세가를 떠나면서 쉔무의 후속작은 요원해져만 갔습니다. 이제 세가에게는 <쉔무>가 바탕이 되어 더욱 발전된 게임 <용과 같이> 시리즈가 있으니 더욱더 쉔무가 낄 자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2015년 E3에서 스즈키 유는 <쉔무 3>의 개발을 발표하는데요, 세가의 손을 떠나 쉔무의 마무리를 직접 짓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런 개발자의 마음에 부응하듯 쉔무 3의 크라우드 펀딩은 무려 100분만에 100만 달러를 모아 크라우드 펀딩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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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인 것은 쉔무 3의 공개된 스크린 샷이… 리마스터랑 크게 다를 바 없을 수준이라는 거죠(…)


서론이 길었네요. 이런 발매에 발맞춰서 쉔무 1&2의 합본이 PC까지 포함해 PS4와 Xbox One으로 발매되었습니다. 1편은 드림 캐스트, 2편은 Xbox용의 이식으로 고해상도화에 더불어 원작에서는 지원하지 않았던 한국어까지 지원합니다. 물론 시대가 흐른 만큼, 그리고 과대평가를 받았다는 평도 있는 게임인 것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높은 작품성의 명작 게임이 PC, 거기에 VR까지 지원?”

존 오브 디 엔더스 더 세컨드 러너: M∀RS


기종: PC(스팀), PS4

발매일: 2018년 9월 5일

언어: 한국어 미지원

3차원 공간을 종횡무진 누비는 코나미의 메카닉 액션 게임, <존 오브 디 엔더스>는 2001년, PS2의 초창기 시절에 <메탈기어 솔리드 2>의 체험판이 동봉된 것으로 더 유명해진 게임이었습니다. 체험판에 본편이 끼워팔기 된, 당시에는 흔했던 상술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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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게임 자체는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나름 신선한 시도가 엿보이는 게임이었고, 2년 뒤 확실하게 업그레이드되었으며, 시리즈의 완성작이기도 한 <존 오브 디 엔더스: 더 세컨드 러너(일본판 제목: 아누비스: 존 오브 디 엔더스, 일명 ZOE2>가 발매되면서 끼워팔기가 아닌 당당한 게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겉보기에는 독특한 세계관에 흔하지 않은 개성적인 메카닉 디자인, 그리고 애니메이션 풍의 중간 영상도 관심을 끌었던 는 호쾌한 액션과 깔끔한 스토리로 PS2의 숨겨진 명작 게임 반열에 들게 되었습니다. 그 덕에 이후에도 후속작을 원하는 팬들이 많았지만, 이 게임이 마니아들 사이에만 인기 있는, 작품성에선 성공했어도 흥행에는 실패한 작품이라 후속작이 나오긴 어려웠죠.

그래도 다시 고해상도에서 즐겨보고 싶은 욕망에 2012년, 전작과 함께 PS3과 Xbox 360으로 리마스터되어 발매되었고, 올해 9월 5일에는 드디어 PC판으로 <존 오브 디 엔더스 더 세컨드 러너: 마스(M∀RS)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습니다.

∀R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이유는 VR도 지원하기 때문인데요, 원래는 3인칭 게임이었던 ZOE2를 VR로 1인칭 시점으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스팀에서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원작을 해보았더라도 VR로 또 한 번 즐길만한 게임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주인공 기체인 제프티의 액션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1인칭으로 할 때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지네요.

다만, PS2 용은 한글화되었었는데 이번 리메이크는 안된 점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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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모드에서 보는 박력은 한 차원 다르겠죠?


추억 팔이에 그칠 것인가? 팔려면 제대로 팔아줬으면!

과거 명작 게임들은 세월이 지나도 명작이기에 팬들은 지금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시 즐기곤 합니다. 최근 각종 과거 게임기의 미니 버전이 여러 종류 발매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즐기고 있다가도 ‘아, 지금이라면 이 부분 조금만 수정해도 좋을 텐데!’ 라거나, ‘똑같아도 좋으니 요즘 뛰어난 기술력으로 다시 한 번 즐기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올드 게이머라면 누구나 하는 생각이겠죠.

그러나, 리마스터나 리메이크에 새로운 요소나 버그 수정, 새 콘텐츠를 넣지 않고 그냥 고해상도화만 해서 내놓는 것은 신규 유저 유치보다는 그냥 추억 팔이를 하겠다는 의도가 보여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렇잖아도 개발사들이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며 게임을 시리즈화하며, 과거 게임을 즐겨보지 못한 게이머들은 소외되는 경우도 있는데 신작은 안 내놓고 리마스터만 내놓는 것도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적절한 리마스터는, 시리즈 신작을 내놓기 전에 과거를 복기하자는 느낌으로 발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발매될 리마스터 게임들은 꼭 그 시리즈의 신작 소식과 함께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캡콤! 귀무자도 신작 내줘요! (귀무자 리마스터 2019년 초 발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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