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밤 50주년' 산들·신성훈PD "더 가까이 다가설게요" [★FULL인터뷰]

상암=최현주 기자 / 입력 : 2019.03.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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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제공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별밤)가 50주년을 맞았다. 별밤은 오랜 시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MBC 라디오, 대한민국 라디오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별밤은 지난 1969년 3월 17일 처음 시작해 이수만, 이문세, 이적, 옥주현, 박경림, 백지영, 강타 등 수많은 스타 진행자들이 거쳐갔다. 1985년부터 11년간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한 이문세는 대표 별밤지기다. 당시에 청소년이었던 세대들에게는 여전히 '이문세=별밤지기'로 통할 정도다.


현재 '별밤'을 진행하고 있는 건 26대 별밤지기 B1A4 산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8개월째 오후 10시 5분부터 12시까지 청취자들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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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제공


-별밤이 50주년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부담감도 클 것 같다.


▶(신성훈 PD)별밤이 저보다 나이가 많다. '라디오'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프로그램을 맡으려고 하니, 겁이 많이 났다. 50주년이라는게 흔한 건 아니니까 너무 큰 부담이었다. 고택을 떠안는 마음이었다. 아무래도 50주년이다보니 내부에서 지켜보는 눈도 많다. 내부에서의 시선도 부담이 되지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기획하려고 한다.

-50주년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들었다.

▶(신성훈 PD)'별이 빛나는 밤에 50주년 기념 특별기획 별밤로드 1320'을 진행한다. 17일부터 8일간 국내 방송 역사상 최초로 전국을 순회하는 연속 야외 생방송이다. 이동식 스튜디오 알라딘과 함께 서울 상암동에서 출발, 대전을 지나 전주, 광주, 부산, 대구, 춘천을 돌아 24일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된 계기가 있나.

▶(신성훈 PD)일반적으로 별밤 50주년이라고 하면 다들 별밤 뽐내기, 잼콘서트 등을 부활시킬 거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50주년인데 남들이 다 예상하는 특집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긴 기간동안 직접 찾아가보자'였다. 청취자분들이 많이 들어주셔서 저희가 50년을 버틴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고맙다는 말 대신 직접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싶었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청취자 분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하면서 직접 만나 볼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하반기 프로젝트도 생각중이다.

-하반기에는 어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나.

▶(신성훈 PD)남극 세종기지 특별 방송을 생각 중이다. 최초는 또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다보니 남극 세종기지에 가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상반기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웃음) 그래도 여전히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다. 남극 세종기지는 통신 시설이 잘 돼 있어서 비행기 값을 제외하고 생각하면 비용은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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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제공


-'별밤지기'로서 산들은 어떤가.

▶(신성훈 PD)정환(산들의 본명)이는 손이 덜 간다. 보통 연예인들은 그 날 컨디션에 따라 예민해진다. 프로그램 생방송을 진행하는 PD도 예민하고, 작가들도 예민한데 말하는 당사자인 DJ가 제일 예민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정환이는 다른 DJ들과 달리 제작진들을 편하게 해준다. 또 이 친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결이 똑같다. 그러다보니 제작진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준다. 이는 동년배 친구들과 다른 결이라고 생각한다.50주년이라는 타이틀도 부담스러울텐데 그런 것들에 대해 내색을 하지 않는 것이 고맙다"고 전했다.

-단점은 없는지.

▶(신성훈 PD)노래를 부르다 보니 판소리하는 사람의 쉰 목소리와 비슷하다. 가끔 ‘별~이 빛~나는 밤에’라고 말한다. 밤 10시에 하는 감성프로그램인데 ‘별~이’라며 음정이 어긋나면 안 된다. 처음에는 팀명(B1A4) 발음도 잘 못 하더라. 가끔 산들을 판들이라고도 하고. 그럼에도 뻔뻔스럽게 잘 이어가 칭찬해주고 싶다. (웃음)

▶(산들)부산 사람들은 발음을 다 흐린다. 정확한 발음을 안 한다. 나도 너무 답답하다. 열심히 노력 중이다.

-이문세는 아직까지도 많은 청취자들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별밤지기'다.

▶(산들)별밤하면 '이문세' 선배님이 먼저 생각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하니 부담이 컸다. 하지만 선배님과 결이 다른 나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는 솔직한 게 스스로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모르는데 안다고 했다가 망신을 당할 바에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편이다. 또 잘 들어주고 공감능력이 좋아서 사연을 들으면 잘 빠져든다. 뻔뻔함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청취자 분들에게 '저 잘했죠?' 같은 말도 서슴없이 하는데 듣는 분들이 재밌어하시는 게 아닌가 싶다.

-라디오를 처음 진행했을 때와 지금의 마음이 다른가.

▶(산들)DJ를 하기 전에는 이 시간대에 사람들과 많은 말을 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그게 적응이 안돼서 어지럽기도 하고 힘들었다. 이제 시간이 지나서 적응 하고 나니 이것보다 재밌는 게 없다. 요즘 일상 중에 라디오 진행이 제일 재밌다. 사실 처음에는 '잘했으면 좋겠다'는 욕심만 넘쳤지 별 생각이 없었다. 그 때 PD님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저를 자주 쳐다봤다. 시간이 지나면서 PD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그 안에서 많이 배웠다. 첫째로 변함없이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 싶었다. 고민을 하다 보니 이야기를 많이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 결심했다. 지금은 이대로가 좋다는 생각을 한다.

-'이대로가 좋다'는 건 어떤 마음인지 궁금하다.

▶(산들)요즘에는 힘 좀 빼자, 한발 물러나자는 얘기를 들어요. 지금 이대로 좋으니까 이대로 했으면 좋겠다고요. 저는 그런 걸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오후 10시 5분부터 12시까지 매일 그 자리에 있잖아요. 내가 그 온도를 유지하면서 쭉 있으면 청취자들에게 힐링이 되고 포근해질 수 있겠다고 느껴요. 별밤지기로서 다독여주고, 토닥여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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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제공


-별밤을 진행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산들)DJ 청취자의 사연에 울었던 기억이 난다. '누구에게나 추억은 있다'라는 코너에서 치매 걸린 어머니 얘기를 읽고 울었다. 게시판이나 문자를 보니 같이 듣고 있던 별밤가족이 다 같이 울었다. 그게 너무 뭉클했고 그때의 기억이 진하게 남아 있다. 계속해서 별밤가족과 공감하고 싶다.

-'별밤'이 50년을 달려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신성훈PD)MBC 라디오가 '별밤'을 잃고 싶지 않고 지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노력들이 지금의 50주년을 만들었던 것 같고 별밤지기가 26대까지 갔는데 그런 명맥을 이어보고 싶고 그런 전통을 만들어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1967년 시작했으니 MBC 함께 했다고 할 수 있다. '별밤'은 mbc라디오의 간판이다. 예전에는 '별밤'이 우리의 삶 속에 있었지다. 그런데 지금은 유튜브, SNS 등 많은 것들이 있지 않나. 그럴 때마다 '별밤'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의 별밤을 만든 것 같다. 저희 별밤은 고택이지만 실내는 최신식이다. 그게 별밤 50주년의 원동력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해달라.

▶(신성훈PD)저희는 청취자 여러분을 일반 청취자 여러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별밤' 가족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지금까지 착한 '별밤'이고 좋은 '별밤'이었다면 다시 한번 가까이 다가서는 '별밤'이 되겠다.

-산들 씨는 앞으로 어떤 DJ가 되고 싶나.

▶(산들)어떤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틀어놓고 들을 수 있는 그런 얘기를 하는 공감을 하는 DJ가 되고 싶다. 너무 뻔한가? 그러면 무언가를 할 때 자꾸 신경쓰이는, 목에 가시 같은 신경쓰이는 디제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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