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크! 네가 날 막아?" 쇼터, 14살 형과 티격태격하는 이유

울산=이원희 기자 / 입력 : 2019.04.0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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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모비스의 아이라 클라크(왼쪽)와 섀넌 쇼터(가운데). / 사진=KBL 제공
"클라크와 매일 티격태격한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외국인선수 섀넌 쇼터(30)와 팀 동료 아이라 클라크(44)는 14살차다. 하지만 둘은 매일 거침없는 말을 해대며 싸운다고 한다. 단 코트 안에서 뿐이다. 쇼터와 클라크의 1대1 대결 때문이다.


쇼터는 30대에 접어들었지만 팀의 주전 멤버들 가운데 어린 축에 속한다. 클라크와 함께 문태종(44)이 가장 나이가 많고 양동근(38), 함지훈(35)도 30대 중후반이다. 쇼터는 "중국과 레바논 리그에서 뛰었을 때 38~39세의 고령의 선수들이 있었지만 현대모비스처럼 베테랑이 많은 팀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아직 어린 나이(?)인만큼 쇼터는 선배들을 보고 배울 것이 많은 모양이다. 쇼터는 5일 전주 KCC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친 뒤 최고참 클라크의 이름을 콕 찍어 "덕분에 경기 운영 능력 등 여러 가지를 많이 배우고 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쇼터는 "클라크와 1대1 훈련을 한다. 그냥 친한 친구들끼리 하는 농구 대결 같은 것"이라며 "이번 플레이오프에 앞서 KCC의 브랜든 브라운(34)을 막는 수비 훈련을 하고 싶었은데, 클라크가 1대1 훈련에서 많은 부분을 도와줬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쇼터와 클라크의 1대1 훈련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구단 관계자는 "둘은 오래 전부터 거의 매일 대결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둘은 상대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클라크가 '이 키 작은 녀석아, 나를 뚫어봐!'라고 했더니 쇼터도 '네가 나를 어떻게 막느냐'고 맞받아친다고. 쇼터는 "남들이 볼 때는 싸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허허 웃었다.

훈련 효과는 대단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쇼터는 KCC의 가드를 비롯해 브라운까지 막아내고 있다. 쇼터는 5일 KCC전에서 22점을 몰아치는 한편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 공격을 봉쇄했다. 유재학(56) 현대모비스 감독은 "쇼터가 대단한 역할을 해냈다"고 말했고, 적장 KCC의 스테이시 오그먼(51) 감독도 "쇼터가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쇼터는 "유재학 감독님이 플레이오프에서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모든 수비를 맡길 수 있다고 상대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라고 강조했다"며 "코트에 브라운이 나오든, 가드가 나오든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3차전에서도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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