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장군! 롯데가 고급진 야구를?... 멍군! 허슬두 만개 두산

부산=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4.1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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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덕(위)과 정수빈(아래).



롯데와 두산의 '고급진 야구'가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1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이었다.


이날 먼저 롯데의 고급야구가 팬들을 즐겁게 했다. 롯데가 0-2로 뒤진 가운데, 5회초 두산의 공격. 1사 1루 상황서 정진호가 우중간 안타를 쳐냈다. 다음 타자는 박건우. 다양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1사 1,3루 상황이었다. 양 팀 벤치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박건우는 김원중을 상대로 3차례 파울을 쳐내며 볼카운트 2-2를 만들었다. 그리고 제 6구째. 김원중의 투구가 포수 미트 바깥쪽으로 향했다. 볼이 선언됐다. 바로 이 순간. 두산 1루 주자 정진호가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이때 기다렸다는 듯이 롯데의 고급진 야구가 나왔다. 안방마님 나종덕이 2루로 송구를 하는 척 스텝을 내딛다가, 곧바로 몸을 왼쪽으로 빠르게 비틀며 3루 쪽으로 공을 '확' 뿌린 것이다.


3루 주자는 '허슬두'를 대표하는 정수빈이었다. 경험 많은 정수빈도 나종덕의 기민한 페이크 동작에 속고 말았다. 3루로 뒤늦게 귀루했으나 나종덕의 공이 도착한 시간이 정수빈의 손보다 훨씬 빨랐다. 아웃이 선언됐고 1사 1,3루 기회가 2사 2루로 바뀌었다. 사직벌에는 롯데 팬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이날 경기를 맡은 허구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 장면에 대해 "롯데도 이런 야구를 할 줄 안다는 걸 보여주네요"라면서 "(나종덕이) 스텝을 밟고 나갈 때 2루 쪽을 보고 나갔다. (정수빈이) 페이크 동작에 걸렸다. 롯데가 오랜만에 고급스러운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롯데의 환상 플레이에 두산 역시 환상적인 허슬 플레이로 응수했다. 그 주인공은 앞서 주루사를 당했던 정수빈이었다. 곧바로 이어진 5회말. 롯데는 1사 후 만루 기회를 잡았다. 김문호가 삼진으로 물러난 가운데, 타석에 전준우가 들어섰다.

이어 전준우는 이용찬의 초구를 공략했다. 타구는 외야 좌중간을 향해 쭉쭉 뻗어나가고 있었다. 이때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타구를 향해 전력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질 즈음, 정수빈이 눈을 질끈 감은 채 다이빙을 시도했다.

결과는 아웃. 공은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칫 공이 뒤로 빠졌을 경우, 동점은 물론 역전까지 허용할 수도 있었다. 위기의 순간에서 나온 정수빈의 슈퍼 캐치. 두산의 상징인 허슬두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결국 두산이 5-1로 승리하면서 2연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5회 나온 정수빈의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첫 승에 성공한 이용찬도 "위기 때마다 야수들이 너무 좋은 수비를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정수빈은 "우선 연승을 하게 돼 기쁘다. 3루에서 주루사로 한 번 실수를 했기에 만회하고 싶었다. 어떤 공이든 잡으려고 준비하고 있었기에 좋은 수비가 나왔던 것 같다. 매 순간 집중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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