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50km도 안 피한' 정근우의 1루 전력질주, 끝내 탈난 허벅지

대전=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5.0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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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 /사진=뉴스1



올해로 우리 나이 서른 여덟. 그런 그의 1루를 향한 혼신의 전력 질주가 한화 팬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연패에서 탈출, 13승 16패를 마크하며 5할 승률까지 3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리그 순위는 6위다.

한화의 베테랑 정근우(37)는 지난 달 19일 부진으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한때 국가대표 2루수로 활약했던 정근우는 최근 주 포지션까지 변경하며 1군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랬던 그가 2군으로 향했다.

그리고 절치부심, 2군서 맹활약을 펼친 그는 30일 경기를 앞두고 1군으로 콜업됐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정근우는 원래 포지션(중견수)으로 선발 출장한다. 2군에서 매우 잘 해줬다"며 내심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근우는 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3타수 1안타 1득점, 몸에 맞는 볼 1개로 활약했다. 1회에는 두산 선발 후랭코프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쳐냈다. 이어 3루까지 간 뒤 이성열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3회 내야 땅볼로 물러난 정근우는 5회 무사 2루 기회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후랭코프의 시속 150km 속구가 정근우의 왼쪽 어깻죽지를 강타했다. 피할 수도 있는 듯 보였으나, 정근우는 공에 정통으로 맞은 뒤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후랭코프를 한 차례 응시한 뒤 1루를 향해 걸어나갔다.

이어 한화가 2-0으로 앞선 7회말. 정근우는 무사 1루 기회서 유격수 땅볼을 쳤다. 이때 정근우의 진가가 드러났다. 타구를 보자마자 이를 악문 채 1루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혼신의 힘을 다한 전력 질주였다.

사실 정근우는 최근 몇 년간 내야 땅볼을 칠 때면 고개를 순간적으로 떨구며 전력 질주를 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무릎이 고질적으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정근우의 모습은 예전 악바리의 명성 그대로였다. 팔을 힘차게 휘저으며 발을 최대한 빠르게 굴렸다. '근성의' 정근우였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정근우는 1루를 밟는 순간, 자신의 우측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햄스트링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 결국 그는 8회초 수비 때 김회성으로 교체됐다.

한화 관계자는 정근우의 상태에 대해 "우측 뒤쪽 허벅지 쪽에 통증을 느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아이싱을 했으며, 좀 더 상태를 지켜본 뒤 1일 오전 중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이날 베테랑 정근우가 보여준 전력 질주가 한화 동료들에게 어떤 힘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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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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