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KPGA 대회에서 팬들에게 야구공에 사인해주고 있는 이승엽(왼쪽 2번째)./사진=심혜진 기자 |
KPGA는 지난 9일부터 인천 서구에 위치한 인천 드림파크 컨트리클럽(파72·7102야드)에서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 대회를 열고 있다.
이 대회는 진행 방식이 독특하다. 1, 2라운드는 프로 선수들이 출전해 경기를 치러 상위 60명의 선수를 정한다. 그리고 11, 12일 3, 4라운드에서는 셀러브리티와 함께 2인 1조로 경기를 진행한다. 우승 팀도 정하는데, 포볼 방식(각자의 공으로 경기 후 더 좋은 스코어를 기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장성규./사진=KPGA |
물론 경기 도중 기권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사유가 팬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호주동포인 이준석과 한 팀을 이뤄 경기를 치른 장성규는 단 1홀을 남겨두고 기권을 선언했다. 이유는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함이었다.
이번 대회는 이벤트 대회가 아니다. KPGA 투어 정규대회다. 셀럽들도 참가해 팬들의 관심이 높고, 기부금을 조성해 사회 공헌 활동도 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대회에서 지난해 KPGA 시상식을 진행했던 장성규 아나운서가 오점을 남긴 것이다. 장성규의 소속사는 "대회 섭외 측에서 대회진행이 지연될 경우 중간에 이동해도 괜찮다는 의견을 줬다"고 주장했으나 KPGA 측은 "정말 무례한 행동"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엽./사진=KPGA |
여독이 있을 법도 했지만 김대현과 팀 플레이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10언더파로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이승엽은 "가족여행을 갔다 오늘 아침에 귀국해 바로 대회장으로 왔지만 피로감보다는 프로 선수들과 정규 대회에서 함께 경기했다는 것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괜히 나 때문에 김대현이 스코어를 더 줄이지 못한 것은 아닌가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예의를 보였다.
경기 후 지인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팬 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이날 골프 팬들은 물론 야구 팬들도 이승엽을 따라다녔다. 이승엽은 야구공을 들고 온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후 대회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