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김광현과 '일기토'... '대체선발' 최채흥의 충격 반전 [★분석]

인천=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6.0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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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좌완 영건' 최채흥.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영건' 최채흥(24)이 SK 와이번스 김광현(31)과 눈부신 투수전을 연출했다. 김광현의 호투는 이상할 것이 없다. 최채흥의 피칭은 '반전' 그 자체였다. 갑작스럽게 선발로 나서게 됐지만, 폭발적인 피칭을 펼치며 김광현에 맞섰다. 그야말로 게임 용어인 '일기토'처럼 리그의 대표적인 에이스와 '일대일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최채흥은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정규시즌 SK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뽐냈다. 승리투수가 될 수도 있었지만, 불펜이 불을 지른 것이 아쉬웠다.


결과가 아쉽기는 했으나, 최채흥의 투구는 압권이었다. 올 시즌 시작을 선발로 했던 최채흥은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7.88에 그쳤고, 결국 불펜으로 전환됐다. 불펜에서도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82로 오롯이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런 최채흥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덱 맥과이어(30)가 타구에 맞으면서 자리를 비우게 됐고, 김한수 감독은 이 자리에 최채흥을 넣었다. 최채흥은 36일 만에 선발로 출격했다.

상대는 SK.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게다가 선발이 김광현이었다. 이날 전까지 7승 1패, 평균자책점 2.67을 만들며 SK를 이끌고 있는 '에이스'였다. 무게감이라면 김광현 쪽으로 기우는 것이 사실이었다.


김광현은 김광현답게 호투했다.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묵직한 속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커브 조합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150km를 넘나드는 구속도 좋았고, 제구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정확했다.

하지만 최채흥도 못지 않았다. 속구 구속은 130km 후반에서 140km 초반이었으나, 제구가 절묘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춤을 췄다. 변화구가 잘 통하면서 속구 또한 힘을 얻는 모습.

볼 배합도 좋았다. 속구-체인지업 조합, 속구-슬라이더 조합에 속구-슬라이더-체인지업을 모두 섞는 모습도 있었다. 나아가 속구만 계속 던져 범타를 만들거나, 체인지업만 구사하며 삼진을 솎아내기도 했다. 가진 구종을 확실하게 활용했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4회말 무사 1,2루에 처했으나, 뜬공-삼진-뜬공으로 막았다. 6회말에는 2사 1,2루에서 로맥을 좌익수 뜬공으로 막았다. 잘맞은 타구였지만, 좌익수 김헌곤의 호수비가 나왔다. 6이닝 무실점 완성.

승리 요건도 갖췄다. 7회초 강민호가 좌월 투런포를 치면서 2-0을 만들었다. 7회말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패 없음이 되기는 했지만, 김광현에게 시즌 2패째를 안길 '뻔'했던 최채흥이었다.

경기 전 김한수 감독은 "오늘 상대 선발이 김광현이니까 많은 득점은 어렵다고 본다. 최근 우리 타선이 다소 안 좋기도 하다. 대신 투수진이 괜찮으니까 투수들이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김광현이 못 던진 것은 아니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호투. 이에 맞선 최채흥의 투구도 눈부셨다. '대체 선발' 최채흥이 만든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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