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오재원의 정중한 인터뷰 사양, 빛났던 캡틴의 '희생정신'

부산=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7.15 05:18
  • 글자크기조절
image
두산 주장 오재원.
두산 베어스의 캡틴이자 정신적 지주인 오재원(34)이 돌아왔다. 좋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오재원은 경기 후 인터뷰를 정중하게 사양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8-2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에 성공, 57승 37패를 마크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원이 선발로 나간다. 페르난데스는 경기 후반 대타로 대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주장이 오랜만에 선발로 나가는데 잘해줘야 할 텐데…"라면서 "자꾸 나가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지금 나갈 상황이 안 되니까…. (최)주환이, (오)재일이가 워낙 잘 쳐주고 있으니"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의 말 마디마디와 표정에서 '캡틴'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오재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2루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대표로도 많은 기쁨을 국민들에게 안겼다. 프리미어12 대회 한일전이 대표적이다. 그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파이팅은 팀에 늘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는 두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성적과는 별개로 오재원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한 데로 뭉치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수비에서 그의 능력이 두드러진다.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내야의 긴장감이 다르다고 한다. 내야는 물론, 외야와 내야를 조율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런 오재원이 올 시즌 65경기서 타율 0.159, 3홈런 17타점 20득점으로 아쉬울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은 4월 15일부터 17일 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을 빼고는, 그를 2군으로 내려보내지 않았다. 김 감독은 "대수비와 대주자로 활용하기 위함"이라며 그와 계속 1군에서 함께하는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는 팀에서 꼭 필요한 '라커룸 리더'였다.

이날 오재원이 선발 출장한 건 지난달 25일 포항 삼성전 이후 19일 만이었다. 오재원은 9번 타자 겸 2루수로 배치돼 2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2회 첫 타석에서 1루 땅볼에 그쳤지만 5회 무사 1루에서는 희생번트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줬다. 6회에는 2사 1,2루에서 침착하게 볼 4개를 골라내며 다음 타자에게 기회를 연결했다. 앞서 희생번트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욕심을 내지 않고 최대한 자신을 희생하려는 모습이 돋보였다.

그리고 팀이 4-2로 앞선 8회초. 1사 1,3루 기회서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오재원은 롯데 불펜 진명호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점수는 6-2가 됐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는 쐐기타였다. 더불어 지난달 27일 삼성전 이후 10경기 만에 오재원이 안타의 맛을 본 순간이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반 나온 김재환과 오재원의 타점이 결정적이었다"면서 캡틴을 칭찬했다. 다만 오재원은 두산 관계자를 통해 '한 경기 잘했을 뿐'이라는 뜻을 전하면서 정중하게 인터뷰 요청을 사양했다.

image
두산 오재원.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