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장 오재원. |
두산 베어스는 지난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8-2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에 성공, 57승 37패를 마크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원이 선발로 나간다. 페르난데스는 경기 후반 대타로 대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주장이 오랜만에 선발로 나가는데 잘해줘야 할 텐데…"라면서 "자꾸 나가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지금 나갈 상황이 안 되니까…. (최)주환이, (오)재일이가 워낙 잘 쳐주고 있으니"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의 말 마디마디와 표정에서 '캡틴'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오재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2루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대표로도 많은 기쁨을 국민들에게 안겼다. 프리미어12 대회 한일전이 대표적이다. 그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파이팅은 팀에 늘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는 두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성적과는 별개로 오재원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한 데로 뭉치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수비에서 그의 능력이 두드러진다.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내야의 긴장감이 다르다고 한다. 내야는 물론, 외야와 내야를 조율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런 오재원이 올 시즌 65경기서 타율 0.159, 3홈런 17타점 20득점으로 아쉬울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은 4월 15일부터 17일 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을 빼고는, 그를 2군으로 내려보내지 않았다. 김 감독은 "대수비와 대주자로 활용하기 위함"이라며 그와 계속 1군에서 함께하는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는 팀에서 꼭 필요한 '라커룸 리더'였다.
이날 오재원이 선발 출장한 건 지난달 25일 포항 삼성전 이후 19일 만이었다. 오재원은 9번 타자 겸 2루수로 배치돼 2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2회 첫 타석에서 1루 땅볼에 그쳤지만 5회 무사 1루에서는 희생번트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줬다. 6회에는 2사 1,2루에서 침착하게 볼 4개를 골라내며 다음 타자에게 기회를 연결했다. 앞서 희생번트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욕심을 내지 않고 최대한 자신을 희생하려는 모습이 돋보였다.
그리고 팀이 4-2로 앞선 8회초. 1사 1,3루 기회서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오재원은 롯데 불펜 진명호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점수는 6-2가 됐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는 쐐기타였다. 더불어 지난달 27일 삼성전 이후 10경기 만에 오재원이 안타의 맛을 본 순간이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반 나온 김재환과 오재원의 타점이 결정적이었다"면서 캡틴을 칭찬했다. 다만 오재원은 두산 관계자를 통해 '한 경기 잘했을 뿐'이라는 뜻을 전하면서 정중하게 인터뷰 요청을 사양했다.
두산 오재원. |